【팩트TV】광주를 방문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대 총선 결과 호남 지역구에서 참패할 경우 대선불출마와 함께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밝혔다. 호남에서 국민의당이 예상외의 선전을 거두자 배수진을 친 것으로 해석된다.

 

故 김대중 대통령의 삼남인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과 함께 광주 충장로우체국 앞에선 문 전 대표는 ‘광주시민들께 드리는 글’을 통해 “호남의 정신을 담지 못하는 야당 후보는 이미 그 자격을 상실한 것과 마찬가지”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전 대표는 “새누리당에 맞서 정권교체를 해낼 정당은 더불어민주당 밖에 없다”며 “애정을 거두신다면 미련없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고 대선에도 도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참여정부 호남홀대론’에 대해 “제 인생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치욕이고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한 모독”이라며 “저와 당과 호남의 분열을 바라는 사람들의 거짓말에 휘둘리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영남에서 지지받지 못한 노무현 대통령을 호남에서 영남 대통령이라고 비난한다면 서글픈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참여정부가 압도적인 지지로 출범시켜준 호남의 지지에 못 미친 부분도 있지만, 역대 어느 정부보다 호남을 더 배려한 점에 대해서는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호남과 호남 밖의 민주화세력이 다시 굳건하게 손을 잡을 때 세 번째 민주정부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서 “이번 총선에서 더민주는 경남 경북 부산 울산 대구 강원에서 더 늘어난 승리를 보여드리겠다”며 “호남이 손을 거두지 않는다면 정권교체를 반드시 해낼 수 있다고 광주시민께 자신있게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더민주를 탈당한 뒤 국민의당으로 출마한 후보들을 겨냥해 “호남을 볼모로 자신의 기득권에만 안주했던 구시대적 정치인, 호남민심을 왜곡해 호남을 변방에 가두려는 분열적 정치인”이라고 비판한 뒤 “더민주 후보들을 통해 그런 정치인들을 심판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제가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더민주는 과거의 혼란을 딛고 새롭고 유능한 인재들로 넘쳐난다. 정권을 탈환하고 대권을 꿈꿀만한 훌륭한 씨앗들이 뿌려졌다”면서 “저에 대한 섭섭함 때문에 호남의 정신을 전국적으로 확장해 나갈 인재들을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문 전 대표는 야권분열과 늦어진 호남 방문에 대해 “당의 분열을 막지 못하고 후보단일화로 이루지 못했다. 반드시 이겨야 할 국면에 분열로 인한 패배를 걱정하게 만들었다”며 “직접 야단을 맞고 질타를 듣기 위해 안된다는 당을 설득해 이제야 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저와 당의 부족한 점을 메우느라 정신없었던 사이 호남 분들에게 좀 더 가깝게 다가가지 못했다”면서 “늦어서 죄송하다. 그간의 부족함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며 “분이 풀릴 때 까지 얼굴 맞대고 호되고 꾸짖어 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총선 이후 당권에 일체 관여하지 않을 것이며 더 이상 국회의원도 아닌 만큼 시민 속으로 들어가 정권교체의 역량을 키워나가겠다”면서 “더 자유로운 신분으로 놀러올 테니 그때는 정치인 문재인이 아니라 고운 정 미운 정 다 든 못난 아들처럼 따뜻하게 맞이해 주시리라 믿는다”며 광주 시민들을 향해 “사랑합니다”라고 말했다.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은 “노무현과 문재인이 김대중 대통령을 배신했다고 하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한 뒤 “김 전 대통령은 돌아가시기 전 노 전 대통령과 자신을 모시던 분들을 한 자리에 모아 사사로운 감정을 뛰어넘어 정권교체 하라는 당부를 하고 가셨다”고 말했다.

 

이어 “끝까지 최선을 다해 아버지를 보호해주시고 키워주셔서 대통령까지 만들어주신 호남시민의 은혜에 보답하고 김대중 대통령의 명예를 지켜내겠다”며 “이희호 여사의 소원이자 호남시민들의 염원인 정권교체를 꼭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충장우체국 앞에 모인 500여 명의 광주 시민들은 문 전 대표와 김 위원장의 발언에 ‘문재인’  ‘김대중’을 연호하며 마치 대선 유세 분위기를 방불케 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김 위원장과 함께 광주 5·18국립묘지를 참배한 문 전 대표는 기자들에게 “야권이 하나로 뭉쳐 단일화를 해도 모자란 판에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렸다”며 “광주를 실망시킨 짐은 제가 다 질 테니 광주지역 더민주 후보들에게 그 짐을 지워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팩트TV후원 1877-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