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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안철수, 광야에서 죽어도 좋다
죽는 것이 소원이라면 왜
등록날짜 [ 2016년03월07일 11시43분 ]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이기명칼럼】 배가 침몰하기 시작한다. 배가 기울기 시작하면 대책이 난망이다. 어떻게 현명하게 탈출하느냐가 죽고 사는 관건이다. 세월호의 비극은 새삼 떠올리기도 무섭다. 안철수 대표에게는 안 됐지만 여론조사는 ‘국민의당’과 안철수의 지지율이 계속 하락이다.
 
<미디어리서치>는 ‘다음 총선에서 지지할 정당과 후보를 물었다. 서울에선 새누리당 30.8%, 더민주 25.6%, 국민의당 3.7%이고 인천·경기에선 새누리당 31.4%, 더민주 24.7%, 국민의당 3.4%였다. ‘국민의당’의 기울기가 점 점 심해진다. 침몰직전이다.

(사진출처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SNS)
 
■‘국민의당’에서 죽겠다
 
안철수가 기자회견에서 공개 선언했다.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는 그야말로 절체절명의 시간에 안철수의 비장한 선언이다. 정치는 생물이라지만 생명이 경각에 달린 순간 당의 주인이랄 수 있는 안철수의 선언을 보면 최후를 각오하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 같은 선언으로 ‘국민의당’이라는 선박의 기울기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국민의 시각이다. 정말 왜 이러는가. 왜 절벽을 향해 달려가는가.
 
안철수가 더민주당을 탈당한 이유는 오직 하나 ‘자신이 대통령 후보가 되는 것 이외에는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다’라는 것이 안철수를 보는 평가라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국민의당’에서 죽겠다는 그의 결심에 의원들은 모두 동의하는가. 솔직히 ‘국민의당’ 대부분 의원들은 ‘더민주’에서는 컷오프 대상자가 되며 또한 공천탈락이 분명하기에 미리 안철수의 등에 업혀 구명도사를 해 보자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안철수를 따라 자폭할 수 있을까?
 
안철수는 이들과 더불어 무엇을 도모해 보겠다는 것인가. 언제든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안철수를 버릴 사람들이다. 그것을 모른다면 현실을 보는 눈에 문제가 있다.
 
통합도 연대도 거부하고 광야에서 죽을 것이고 ‘국민의당’에서 죽겠다는 선언. 침몰선에 대한 구조와 협조를 모두 뿌리친 것이다. 다음은 무엇인가. 결론은 이미 난 것이나 다름없다. 왜 그리 경망스러운가.
 
인간의 약점 중에 가장 큰 것은 자신에 대해서 무한히 관대하다는 것이다. 객관적으로 잘못된 평가가 내려도 자신은 어떻게든지 합리화 시킨다. 사람이 내 멋에 산다는 것이야 누가 뭐라고 할 것인가. 그러나 그것이 개인이 아닌 지도자의 경우라면 다르다.
 
안철수 의원이 지금 절벽 끝에 서 있다. 자업자득이라고 하지만 한편 가엾기도 하다.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이 안철수를 볼 때 마다 떠오른다. 자신의 분수만 제대로 지켰다면 요즘처럼 고통도 겪지 않고 존경받으면서 국가와 국민에게 봉사할 기회를 맞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저러다 좋은 인재 하나를 버리는 것이다.
 
안철수는 기사회생이란 말을 믿는 것 같다. 그러나 너무 늦었다. 여기서 한 때 그를 돕기도 했던 윤여준의 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국민의당과 안철수 의원은 존재감을 상실하고 있으며 언론을 장식하는 것은 더민주와 김종인 위원장뿐이다. 지지율 하락이 추세가 되면 안 되는데 빠른 속도로 하강하고 있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추세가 됐고 이것은 치명적이다.”
 
안철수의 주위를 돌아보자. 과연 그를 위해 온 몸을 던져 운명을 함께 할 사람이 있는가. 박지원인가. 이상돈인가. 김한길인가. 천정배인가. 정치가 원래 이해득실이 처신의 기준이라지만 안철수 주위는 너무나 삭막하다. 지도부의 생각도 저마다 제 각각이다. 누구를 믿고 정치를 할 것인가. 더구나 국민의 지지도 잃어가고 있다. 남의 탓을 할 게 아니다. 바로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신뢰의 상실이다. 정치인이 신뢰를 상실하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 안철수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신뢰회복이다. 자신을 비롯해서 국민에게 신뢰를 받는 인물이 몇이나 되는지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총선과 국가의 운명
 
국가부체가 1,200조다. 노무현 정부 시절 10조가 넘었을 때 나라가 빚 때문에 망한다고 비난한 것이 한나라당이다. 이명박 정부는 100조, 박근혜 정권 3년에 국가부채는 160조를 넘었다. 어린애가 태어날 때 우는 이유가 평생 갚아야 할 빚 때문이라는 슬픈 농담이 있다. 이것이 경제를 살리겠다는 박근혜 정권의 맨 낯이다. 뻔뻔하지 않은가.
 
하루에 피죽 한 끼를 먹고 살아도 마음이 편해야 한다는 말을 알 것이다. 테러방지법(일명 국민감시법)이 통과됐다. 생각하기도 끔찍하지만 우리는 박정희 독재시절 입을 봉하고 살았다. 사면팔방이 감시하는 눈이다. 테러방지법이 발효되면 맘대로 집사람 안아주지도 못할 판이다. 이게 사람 사는 세상인가. 이런 악법은 하루라도 빨리 사라져야 한다. 방법은 무엇인가. 총선에서 다수당이 되어 법을 폐기하는 것이다.
 
안철수는 기필코 개헌선을 저지하겠다고 했다. 무슨 수로 저지하는가. 두 팔 벌리고 ‘안돼’하면 되는가. 야당이 다수당이 되어야 한다. 국민의당이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1%라도 있는가. 없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안철수는 통합도 연대도 없다고 했다. 말로만 떠들다가 그냥 사라지겠다는 것인가. 분열된 야당으로 총선에서 참패를 한다는 것은 어린애들도 알 수 있는 전망이다.
 
만약 ‘국민의당’이 ‘더민주당’ 보다 더 지지를 받는다면 ‘더민주당’은 ‘국민의당’에 통합하는 게 옳다. 정권교체는 그 무엇보다도 절박한 과제다. 통합하고 국민이 보기에 안철수가 총선에 최선을 다 한다면 그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것이다. 안철수는 문재인 대선후보에 대한 불성실한 지원이 신뢰 상실의 출발이 되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총선은 안철수에게 더 없는 기회가 될 것이다. 통합과 연대에 앞장 서야 한다.
 
■안철수는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인가
 
도대체 안철수는 무엇을 믿고 저러는가. 수도권 연대에 여지를 남겨놓은 김한길·천정배에게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했다. 이제 국민의당은 안철수 1인 독재 정당인가. 무엇이 안철수를 저렇게 만들었는가. 설마 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일그러진 생각은 아니리라 믿는다.
 
결단하기 까지가 힘들지 한 번 결단을 하면 속이 후련한 것이다. 안철수는 자신을 따르던 동지들이 마음에 걸릴 것이다. 그러나 대의와 명분 앞에서 결단한 안철수의 결심을 헤아려 줄 것이다. 이제 총선은 40여일 남짓이다. 결심을 할 시간도 목전에 닥쳤다.
 
안철수는 먼저 김종인 대표를 만나라. 탁 털어놓고 대화하라. 그러면 통합이 이번 총선에서 승리를 보장하고 유사 독재정권의 종식을 고하는 절호의 유일한 기회임에 두 사람이 공감할 것이다. 총선승리의 공은 절반을 안철수가 갖게 된다. 안철수가 재생하는 것이다. 잃었던 신뢰도 회복할 수 있다.
 
문재인에게 있어서 대통령이란 인생의 전부가 아니다. 장담할 수 있다. 안철수는 넓고 깊게 보라. 지금 이 나라가 얼마나 위기인지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국민의 삶이 어떻게 파괴되고 있는지 보일 것이다. 침몰하는 ‘국민의당’이란 선박에서 빨리 탈출해야 한다. 기회는 가버리면 다시 오지 않는다.
 
자신의 목숨만 살아남은 세월호 선장의 교훈이 남의 일만은 절대로 아니다. 안철수의 뒤에는 그를 바라보는 국민의 눈이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분명한 것은 ‘국민의당’은 침몰한다는 것이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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