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일 추석 연휴를 앞두고, 부사관 이하 군 장병 등에 1박의 특별휴가(다른 휴가에 하루를 붙여쓸 수 있는)와 특별간식을 '하사(下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하사(下賜)'라는 표현은 “대통령을 높이기 위해 국군장병들을 낮추는 시대착오적 표현“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사’는 봉건왕조시대에 왕이 신하에게 혹은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금품을 내리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대선 전날, 급히 ‘베낀’ 군복무 21개월→18개월 단축 공약은 어디로?
한편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막바지에 임기 내 군 복무기간을 현행 21개월에서 18개월로 단축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은 바 있다. 이는 앞서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가 내걸은 공약을 그대로 따라서 한 것이다.
그것도 대선 전날인 2012년 12월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마지막 대규모 유세에서 기습적으로 밝힌 내용으로, 상당히 중요한 공약이었다. 당시 새누리당에선 문 후보의 군복무 단축 공약에 대해 "북한이 좋아하는 공약"이라고 원색비난한 바 있는데, 결국 자신들도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니 젊은이들의 표를 의식한 듯 급하게 따라한 것이다.
그러나 막상 자신들이 정권을 쥐자, 국방부가 ‘군 병력자원 부족’ 등 부정적인 의견을 내세우자, 이 같은 공약이행은 추진도 하지 않고 아예 철회해버렸다. 결국 젊은이들의 표를 의식, ‘군복무 3개월 단축’ 공약을 흉내내놓고 언제 그랬냐는 듯 다른 공약들처럼 철회한 뒤, 1박의 휴가를 ‘하사’했다고 엄청난 혜택을 베풀고 있는 양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참여정부는 ‘국방계획 2020’을 통해 2008년부터 2014년까지 군복무 기간을 점진적으로 24개월에서 18개월로 단축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MB 정권은 지난 2011년 그들만의 방안을 통해서 군복무 기간을 21개월로 단축한 뒤, 이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1500원 ‘특식’으로 생색? 그것도 ‘소음 피해 배상금’에서…
또한 1박의 특별휴가와 같이 ‘하사’하겠다고 밝힌 추석 특식 관련 예산은 12억원이 편성됐는데, 56만 장병임을 감안하면 1인당 2140원꼴이다. 또한 12억원 중 3억3천만원은 격려카드 ‘인쇄비용’으로 드러나, 결국 특식관련 예산은 8억 7천만원이다. 1명당 불과 1554원의 특식이 제공되는 셈인데, 이는 편의점에서 살 수 있는 과자 한 봉지 정도의 가격에 불과하며, 장병들이 PX에서 자주 먹는 ‘냉동식품’ 하나 값에도 턱없이 모자르다.
게다가 관련 예산 12억원도 애초 '군 소음 피해 배상금'으로 책정돼 있는 군 예산을 전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국민이 낸 혈세를 가지고, 자신들이 엄청난 특혜를 베푸는 양 ‘생색’을 부리고 있는 셈이다.
MB정권 이후 빼먹히는 장병들의 등골…겨우 5천원 가지고 생필품 사라니?
반대로 흡연 병사들은 MB 정권 떄인 지난 2009년 폐지된 면세 담배 지급제도와, 올해부터 시행된 담배값 2천원 인상이 맞물려 얼마 되지도 않는 월급의 상당수를 지출해야하는 처지다. 또한 부대마다 설치된 공중전화 요금(나라사랑 카드를 통해 지불)은 휴대전화보다 30% 가량 비싸다.
게다가 올해부터 국방부는 장병들에게 지급해오던 세수·세탁비누, 치약, 칫솔, 세제, 휴지, 면도날, 구두약 등 8종의 개인 일용품에 대해 보급을 중단했다. 개인의 취향을 고려해서 보급을 중단했다는 것이다. 대신 매달 5010원이 추가로 장병들에게 지급되지만, 생필품을 사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는 내년 예산도 장병 1인당 5166원으로 편성, 지난해보다 겨우 156원 ‘찔끔’ 늘렸다.
백군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18일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이같은 8종의 개인 일용품을 직접 구매해본 결과를 발표했다. 백 의원은 “PX에서 병사들이 많이 사는 물건을 직접 구매해보니 총 2만 4660원으로, 군의 개인 일용품 월 지급액보다 1만 9494원이나 더 들었다.”고 밝혔다. 거의 5배 가까운 금액이 든 셈이다.
백 의원이 구입한 물품은 세숫비누(1000원), 세탁비누(990원), 치약(1960원), 칫솔(1700원), 세제(7700원), 두루마리 휴지 6개(3030원), 면도날 4개(7600원), 구두약(680원) 등이다. 이같은 결과를 통해 백 의원은 “국방부가 장병들에게 ‘애국 페이’를 강요하고 있다.”면서 예산 확대 편성을 주장했다.
군 PX 민영화 추진에, 휴가 열차 할인제도까지 폐지…‘벼룩의 간을 빼먹지’
또한 군 장병들이 KTX 및 일반열차를 이용할 때 요금의 10%를 일괄 할인해 주던 '군 장병 할인제도‘도 올해 들어 폐지된 것으로 드러났다.
정미경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11일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경영개선과 부채 감축을 이유로 군 장병 할인 혜택을 폐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는 “철도공사가 군 장병 할인제도를 재시행하는 방안을 제외하고는 대체방안이 없다”며 코레일에 백기를 들었다. 병사들의 복지를 책임져야 할 국방부가 결국 수수방관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지난 21일 이찬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제출받은 자료에는, 코레일이 지난 5년(2010~2014년)의 기간 동안 노약자·국가유공자·장애인 운임 할인 총액은 9907억 2900만원이었는데, 이 중 군 장병에게 할인해준 운임 총액은 총 229억 7600만원이었다. 군 장병 할인 총액은 전체 할인액의 2.3%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코레일이 할인액이 큰 다른 분야의 할인폭을 조정할 수 있는데도 일방적으로 군인 할인 혜택을 없앴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렇게 군 장병이 휴가철에 이용하는 혜택마저 빼앗고, 사기 진작을 논하는 것이 생색내기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또한 지난 4월, 군 당국은 PX 민영화 사업을 재추진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민영화로 PX 판매물품의 가격이 오른다는 비난이 쏟아지자 국방부는 지난 2013년 10월 민영화사업 중단을 선언했지만, 1년 6개월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미 지난 2010년 7월, 해군은 GS리테일과 지난 6월까지 PX위탁운영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어 GS리테일 측은 지난 6월 위탁업체로 재선정되며 2020년 6월 30일까지 210개 해군PX매장을 맡게 됐다. GS리테일 측이 초기투자 금액과 해군에 지급해야 할 금액을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PX 판매물품 가격을 대폭 올릴 수밖에 없어 그 부담이 장병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될 수밖에 없다.
결국 대대적으로 ‘생색’용 반짝 이벤트를 대대적으로 선전하지 말고, 군복무 기간 동안 밤낮으로 고생하는 장병들의 복지에나 제대로 신경쓰라는 지적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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