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세월호 참사 500일을 추모하는 집회가 29일 오후 3천여명의 시민이 참가한 가운데 서울역광장에서 열렸다.
세월호 피해자 가족과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한 4·16연대가 주최한 이날 집회에서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작년 이맘때엔 앞으로 1년만 더 있으면 그래도 억울함의 정체가 무엇인지 밝혀질수 있겠다는 생각에 함께 만나 위안이 되는 눈물을 흘릴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며 “그러나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공정한 조사절차를 보장해달라는 가족들의 요구를 이토록 철저하고 무자비하게 방해하는 정부의 모습에 억울하고 서러워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에게 돈 주겠다고 그러는데 왜 버티느냐고 하지만 잘 보내주고 싶어 진상을 밝혀달라고 싸우는 것”이라며 “우리 예은이를 잘 보내주고 싶어서 그래서 타협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천주교 정평위 환경위원회 이상윤 신부는 “2014년 4월 16일 우리의 희망이 차디찬 바닷물에 삼켜졌지만, 그 희망을 지켜야 할 사람들은 500일이 지난 지금에도 희망을 지우려고만 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진실을 왜곡하고 감추려고만 했고 힘을 동원하고 거짓과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제 그만 용서하라고 하지만 진정한 용서는 진실 앞에서만 가능하다”면서 “진실이 왜곡되고 가리워진 지금 우리는 용서할 수 없으며 정의로운 법으로 처벌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용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외대 박혜신 학생은 “마지막 한 명을 찾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던 정부는 어디에 있느냐”며 “남은 것은 4·16연대에 대한 공격과 특조위 무력화, 일부 책임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등 진상규명 운동을 짓밟기 위해 오히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질타했다.
또한 “제일 황당한 것은 박근혜정부와 참사의 진상규명을 반대하는 자들이 참사 직후 제2, 제3의 참사를 막아보겠다며 벌이고 있는 일”이라면서 “쉬운 해고와 비정규직 양산이라는 노동자 처우악화와 기업에 대한 규제완화 등 사람보다 이윤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광주 시민상조회 김선씨는 “지난해 4월 16일 이후 광주에서는 동네마다 촛불이 켜졌고 시민들이 모여 시민상조모임이 만들어졌다”면서 “유가족들이 재판을 방청하기 위해 광주를 방문할 때면 인간띠 잇기와 현수막으로 거리를 메웠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광주에서도 작은 움직임이 기적을 만든다는 마음으로 함께 움직이겠다”며 “유가족과 함께 상주의 마음으로 3년간 함께하겠다. 참사 500일을 맞아 새로운 마음으로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몸짓패 ‘선언’의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를 주제로 한 몸짓 공연을 펼쳤으며, 소프라노 권재숙, 볍씨학교 학생들의 노래 공연도 이어졌다.
한편, 4·16연대는 지난 26일 호소문을 통해 “참사 1주년 이후 진실을 향한 연대를 무너뜨리고 우리의 기억 속에서 세월호를 지우려는 비인간적인 무리들의 조직적인 방해행위가 집요하게 이어지고 있다”며 “29일 서울역광장으로 모여 거리를 노랗게 물들이고 ‘세월호를 인양하라’ ‘진실규명 책임자 처벌’의 구호를 널리 퍼트려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가족들이 맹골수로 세찬 여울목에 아직 돌아오지 못한 9명이 있는 한 참된 치유와 보상은 이루어질 수 없다고 말하며 상처 입은 채 합동영결식조차 치르지 못하고 거리에 있다”면서 “4월 16일의 약속, 잊지 않고 행동하여 끝까지 밝혀내겠다던 약속을 지켜달라”고 말했다.
오후 4시 45분께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진실을 인양하라" 세월호를 인양하라"는 구호를 외친 뒤 서울역광장을 떠나 세월호 참사 추모음악회가 열리는 광화문광장까지 행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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