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정부와 새누리당은 6일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 사건에 대해 우발적 김기종 우리마당 대표의 개인 소행이 아닌 '종북세력'이 일으킨 공안 사건으로 규정하며, 하루만에 대규모 공안수사팀을 구성하고 야당에게 책임전가를 하고 나섰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고위 당정청 회의후 브리핑을 통해 "주한미대사 피습사건에 대해 심도있는 의견을 주고받았다."며 "이번 사건은 종북세력의 사건으로 규정을 하고, 그 배후나 진상규명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공감했다."고 밝혔다.
또한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기종 씨는 노무현 정부 당시 북한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고 한다."며 "어떻게 가게 됐는지, 가서 무슨 일을 했는지 그 행적도 오리무중"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기종 씨에 피습당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사진출처-연합뉴스TV 영상 캡쳐)
그는 또한 "김 씨는 국회를 제집 드나들듯 하면서 국회의원들과 공동기자회견을 하거나 정책 토론회에 참여해온 사실도 밝혀졌다."며 "야당은 어제의 테러가 개인 돌출행동이라 언급했지만 김씨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반미종북 시위에 참가해왔고, 테러를 정당화하는 듯한 유인물까지 만든 장본인“이라며 야당을 공격했다.
서울중앙지검도 특별수사팀을 구성하며 대응에 나섰다. 특별수사팀에는 대공·테러 전담인 공안1부 검사와 수사관 전원이 참여하고 공공형사수사부와 강력부·첨단범죄수사부 등에서도 인력을 지원받아 구성됐다. 팀장은 공안수사 전반을 지휘하는 이상호 서울중앙지검 2차장이 맡았다.
특별수사팀은 수사지휘반과 수사지원반으로 꾸려졌고 2개 반에 각각 20명 안팎의 검사와 수사관이 참여한다. 수사지휘반은 경찰에서 사건을 넘겨받는 대로 수사반으로 전환한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 수사에 100명 넘는 대규모 인력이 투입됐다.
검찰은 김 씨가 지난 1999년부터 2007년까지 총 7차례 방북했고, 지난 2011년 12월에는 대한문 앞에서 김정일 분향소 설치를 시도한 적이 있다는 점을 들며 그의 배후를 수사하겠다는 방침으로 보인다.
그러나 통일부 측은 김 씨의 방북이 별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또한 김 씨의 방북은 모두 단체의 일원으로 한 것이어서 방북 보고서를 따로 작성하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당시에는 방북승인 기준에 따라서 정확하게 그리고 엄밀하게 심사를 했을 것으로 당연히 판단하고 있다."며 "(방북 당시) 목적을 벗어난 행위 부분에 대해서는 뭐가 있었는지에 대해 공개적인 자리에서 말씀드릴만한 사항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고 전했다.
검찰은 ‘테러’ vs 외신은 ‘공격-폭력’
검찰은 이 사건이 '테러'라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검찰은 김씨가 정치·외교적 생각을 바탕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피해자가 주요 외교관인 미국 대사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테러 행위로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주요 외신에선 이번 사건을 테러(terror)가 아닌 공격(attack)이나 폭력(violence)으로 표현했다.
또한 표창원 표창원범죄과학연구소장은 6일 오전 ‘한수진의 SBS 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 “김기종 씨가 원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형태, 자기가 테러를 통해서 달성하고자 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역효과가 나는 그런 범행”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외형은 테러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한 사람의 조금 모자란 범죄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리퍼트 주한미국대사 피습 후, 경찰에 연행된 김기종 우리마당 대표(사진출처-YTN 뉴스영상 캡쳐)
한편 김 씨는 참여정부 후반부인 2006년부터 이명박 정권 초반부인 2009년까지 통일부에서 임명한 통일교육위원 자격으로 학생과 시민을 상대로 통일과 관련한 강의를 한 것으로 알려져 야당에 책임을 전가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또한 김 씨는 민화협(민족화해협력 범국민협의회)으로부터 정식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는 우리마당 대표가 아닌 서울시립문화단체 연석회의 대표 신분으로 초청장을 받았다. 우리마당은 민화협 회원 단체가 아니지만, 지난 1998년 서울시립문화단체 연석회의라는 단체가 민화협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이에 따라 경호 대책이나 제대로 된 신분 확인절차를 거치지 않았던 행사 주최 측인 민화협의 책임도 강하게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친박계’인 홍사덕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은 지난 5일 오후 사의를 표명했고, 서울시민문화단체연석회의를 민화협에서 제명했다.
게다가 김 씨는 과거 서울시 주최 행사에서도 폭력을 행사하는 등 난동을 부려 서울시가 요주의 인물로 관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해 2월 신촌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지정을 앞두고 창천교회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박원순 시장에게 해당 정책을 반대하며 고성을 질러 행사를 방해했고, 제지하는 관계자들을 밀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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