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박정희 유신 정권에서 단행된 ‘긴급조치 9호’로 옥살이를 했던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가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배상해달라”며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수억원대의 소송에서 패소했다.
서울서부지법 제14민사부(이종언 부장판사)는 22일 한 전 대표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2억7천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한화갑 전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서, 전남 무안·신안에서 14대부터 17대까지 내리 4선의 국회의원을 지내며 ‘리틀 DJ’로 불린 동교동계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사진출처-노컷뉴스 영상 캡쳐)
한 전 대표는 1978년 긴급조치 해제, 국민 기본권 보장, 구속 중인 정치범 즉각 석방 등을 요구하는 ‘김대중 신민당 총재 출감성명서’를 배포했다가 긴급조치 9호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돼 이듬해 징역 1년6월형을 선고받았다.
유신 정권이 선포한 긴급조치 9호는 집회·시위나 신문·방송 등으로 헌법을 부정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위반자는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긴급조치 9호가 해제되자 1979년 12월 대법원은 "현 시점에서는 유무죄를 따질 수 없다"며 한 전 대표에게 소송 절차를 종결하는 면소 판결을 내렸다.
이후로 30여년이 지난 2013년 3∼4월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이 ‘긴급조치 9호가 입법 목적이 정당성 등을 갖추지 못했고 기본권을 지나치게 제한해 헌법에 위반된다’며 위헌·무효라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자 한 전 대표는 그해 “과거 대법원의 면소 판결이 아니었다면 무죄를 선고받았을 것”이라며 형사보상 청구와 “불법 감금으로 인한 나와 가족의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배상해 달라”며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이를 통해 그는 지난해 5,600여만원의 형사보상금을 받았다.
하지만 법원은 형사보상금과 별개로 국가의 배상 책임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에게 형벌을 가한 법령이 헌재와 법원의 결정으로 위헌·무효가 됐다는 사실만으로는 복역으로 인한 손해를 국가기관의 위법행위로 인한 손해라 볼 수 없어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한 전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같은 동교동계이자 김대중 정부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냈던 한광옥 현 국민대통합위원장, 김경재 전 민주당 의원과 함께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고 나서 동교동계를 충격에 빠뜨린 바 있다.
반면 김영삼 전 대통령을 따르던 상도동계에선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이자 김영삼 정부시절 ‘소통령’이라 불렸던 김현철 씨를 비롯해, 김덕룡 전 한나라당 의원, 문정수 전 부산시장, 최기선 전 인천시장, 심완구 전 울산시장이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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