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2일 치러진 새누리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경선에서 비박계인 유승민-원유철 후보가 완승을 거뒀다. 새누리당 당권(대표-원내대표-정책위의장-사무총장)이 완전히 비박계로 넘어감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의 당 장악력이 급속도로 떨어질 전망이다.
이날 오전 새누리당 의원 149명이 참석한 투표에서 비박계 유승민-원유철 후보가 친박계 이주영-홍문종 후보를 제치고 승리했다. 개표 결과 유승민-원유철 후보는 84표를 얻어 65표 득표에 그친 이주영-홍문종 후보를 19표차로 가볍게 눌렀다.
박 대통령이나 친박계 입장에서 보면 앞서 지난해 당 대표 선거에서 친박좌장 서청원 의원이 비박 김무성 의원에게 패한 데 이어 또다시 참패를 당했다. 국무회의를 하루 연장시켜 친박 각료(최경환·황우여·김희정) 까지 투입하고도 패배했다.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유승민(오른쪽) 의원과 신임 정책위의장으로 선출된 원유철 의원(사진출처-YTN 뉴스영상 캡쳐)
이 의원이 친화력 면에선 뛰어남에도 유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된 데에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내년 총선에서 금뱃지를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의원들도 최근 지지율이 폭락하는 박 대통령과 선을 그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대구 출신인 유 의원은 한때는 ‘원조친박’이었다. 야당 시절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 대통령과는 대표와 비서실장 사이로 첫 인연을 맺었고, 2007년 대선후보 경선에선 정책메시지 단장을 맡아 박 대통령 캠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한 바 있다.
그러나 박근혜 비대위원장 체제로 치러진 19대 총선 당시 현재 새누리당으로의 당명 개정에 강하게 반대한 것을 비롯해, 복지와 분배 강화를 요구하는 개혁의 목소리를 내며 박 대통령을 비롯한 친박계와 날을 세웠다.
또한 지난달 김무성 대표의 수첩 사진이 공개되며 불거진,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과 음종환 전 청와대 행정관의 ‘진실게임’으로 번진 <정윤회 문건 유출 'KY(김무성·유승민)' 배후설> 파문에 휘말려, 청와대 일부 비서진과 불편한 관계를 드러낸 바 있다. 한때 자신의 휘하에 있었던 청와대 비서진을 향해 "얼라들"이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유 의원이 신임 원내대표가 됨에 따라 경제 정책면에서 충돌이 에상된다. 그는 선거운동 과정에 박 대통령이 강변하는 '증세없는 복지' 노선을 비판하면서 법인세도 손댈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는 “현재 저부담 저복지에서, 장기적으로 중부담 중복지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최경환 경제팀과의 대충돌을 예고할 전망이다.
'개헌'을 놓고도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친이계 등 현 비주류가 이번에 당권을 장악하면서 야권과 개헌 논의를 이어간다면, 청와대는 이를 막기 역부족일 전망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에도 친박계 입지는 급속 위축되는 등 공천 갈등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무성 대표는 이미 오픈프라이머리 실시를 통해 청와대의 입김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또한 청와대의 ‘인사 참사’에 대해서도 당의 비판이 계속될 전망인 만큼, 박 대통령과 친박계의 입지가 급속히 좁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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