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부산시가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BIFF) 집행위원장에게 사퇴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져 영화계가 반발하고 있다. 친박핵심인 서병수 부산시장이 자신의 반대에도 지난해 열린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이빙벨’(이상호 고발뉴스 기자-안해룡 감독)을 상영한 데 대한 보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나 베를린영화제 등 국제영화계도 서 시장을 규탄하는 성명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파문이 ‘국격추락’까지 불러올 전망이다. 서 시장은 지자체장으로는 이례적으로 집무실에 박근혜 대통령의 사진을 걸어놓고 있는 친박핵심인 만큼, 박 대통령에게도 비난의 화살이 갈 것으로 전망된다.
서병수 부산시장(사진출처-서병수 부산시장 영상 캡쳐)
이용관 위원장을 비롯한 부산국제영화제 관계자들은 “지난 23일 부산시 고위 간부들이 이용관 위원장을 만나 ‘서병수 시장의 뜻’이라며 사퇴를 권고했다”고 25일 밝혔다.
이용관 위원장은 1996년 부산국제영화제 출범 당시 수석프로그래머로 이 영화제와 인연을 맺은 뒤 부집행위원장, 공동집행위원장을 거쳐 2010년 집행위원장에 오르는 과정에서 부산국제영화제를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용관 위원장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사퇴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부산시는 이 위원장 사퇴 압박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자 24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이용관 현 집행위원장의 거취문제를 비롯한 인적 쇄신 등 조직 혁신 방안과 영화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갈 비전을 제시할 것을 집행위원회에 요구했다."고 밝혀 사실상 사퇴 요구를 공론화했다.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BIFF) 집행위원장(사진출처-OBS ‘독특한 연예뉴스’ 영상 캡쳐)
영화인단체 대표들은 지난 24일 서울에서 긴급 모임을 갖고 "올해도 20주년을 맞는 BIFF의 명성이 하루아침에 추락하는 것 아니냐"고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부산지역 7개 영화 관련 학과 교수로 이뤄진 부산영화학과교수협의회는 27일 모임을 하고 영화제의 독립성과 자율성 보장을 촉구하는 성명을 낼 예정이다. 부산영화평론가협회와 부산독립영화인협회도 이번 주에 모여 의사를 표현할 계획이다.
또한 해외의 반응도 심상치 않다. 세계 3대 영화제인 베를린영화제는 BIFF 집행위원장 사퇴 요구 파문 사태를 파악한 뒤 부산시를 규탄하는 성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BIFF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프랑스 칸영화제나 이탈리아 베니스영화제 등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인 배재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지난 2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정치적 외풍에서 자유롭고 독립적이었기 때문"이라며 "서 시장이 이를 뿌리째 뒤흔들며 부산 문화계의 시계를 되돌리려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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