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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연금, 단지 '밥그릇' 싸움일까?
[팩트9뉴스] 이슈인터뷰-공무원연금, 밥그릇 싸움인가 정당한 투쟁인가?
등록날짜 [ 2014년12월09일 22시18분 ]
팩트TV 신혁 기자
 




 
 【팩트TV-팩트9뉴스】 이슈인터뷰-공무원연금, 밥그릇 싸움인가 정당한 투쟁인가?
 
 
진행 : 정운현 보도국장 겸 앵커
 
 
정운현
공무원연금 개혁을 둘러싸고 공무원노조와 집권여당이 마찰을 빚고 있습니다.  노조 측은 정부가 대로 된 의견수렴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한강 변에서 10만 명이 참가한 대규모 집회를 연 데 이어 집행부 간부 100여 명이 집단삭발을 하는 등 강경투쟁에 나섰습니다.  
반면 정부여당은 공무원연금 적자를 메우기 위해 매년 수십조의 세금을 쏟아 붇고 있어 개혁이 시급하다는 입장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 새누리당도 공무원연금 개혁의 강한 의지를 갖고 있어 쉽게 거둬들일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런 가운데 여당은 공무원 정년연장과 취업알선 시스템 도입 등을 내놓는가 하면 여야 간의 2+2협의체, 그리고 국회 밖의 사회적 합의기구 구성안도 나오고 있어 어쩌면 해결책이 모색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이슈인터뷰 시간에는 공무원노조 김성광 사무처장을 모시고 공무원연금 개혁을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해 짚어볼까 합니다. 
 
정운현
정부여당의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대해 공무원 노조는 반대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가장 큰 반대 이유는 뭔가요? 
 
김성광 
공무원노조에서 볼 때는 연금제도를 포기하는 것, 즉 폐기라고 봅니다. 사실 퇴직금이 없지 않습니까? (민간기업 대비) 39% 수준인 퇴직수당을 폐기하겠다는 내용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공무원 입장에서 반대하는 가장 큰 부분은 선후배가 입직 년도에 따라 격차가 너무 벌어진다는 것입니다. 2016년 이후 입직한 후배들은 (납부율이) 국민연금 수준인 4.5%로 하고, 선배들은 기존 제도를 유지하도록 했기 때문에 공익 사회의 내부 질서를 크게 해칩니다. 공무원연금은 군인연금, 사학연금과 함께 특수직영연금으로, 정부가 박봉에도 힘들게 생활하는 공무원의 노후를 책임져 주겠다는 의미로 일찍부터 도입한 것입니다. 미래사회를 위해 누구나 공무원이 될 수 있고, 우리 자녀나 제 아이, 또 손자 손녀가 될 수도 있는데 선배는 좋은 제도를 누리고 후배에게 제대로 되지 않은 제도를 물려준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운현
정부여당의 개혁안은 공무원연금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하는 데 ‘공무원연금의 특수성’은 무얼 말하는건가요?
 
김성광
국민연금은 일반적으로 노후를 보장하는 성격이 강하지만, 공무원연금은 인사 관리적인 측면도 있습니다. 공무원이 재직 중에 부정과 부패를 저지르거나 형사처벌을 받을 경우 지급이 제한됩니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노후를 책임진다는 성격이기 때문에 무조건 수급이 보장되는 반면, 공무원연금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직업의 특수성이나 신분상 제약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부분에 가슴이 아픕니다.
 
정운현
국민연금보다 불리해 공적연금으로서 기능을 상실했다고 하는데, 액수나 다른 여건에서는 국민연금보다 낫다는 지적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성광
언론이나 정부여당에서 말하지 않는 비밀 한 가지가 있습니다. 뭐냐면 내가 낸 돈에 비해 나중에 돌려받는 비율을 ‘수익비’라고 하는데, 단순하게 공무원과 국민이 한 달에 10만 원씩 연금을 낼 경우 얼마씩을 돌려받게 될까요? 공무원은 18만 원의 연금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국민도 똑같이 18만 원을 받습니다. 즉 수익비가 같다는 것입니다. 단지 차이라면 국민연금은 (근로자 부담비율이) 4.5%인 반면, 공무원 연금은 7%로 많이 냅니다. 
또한, 국민연금은 평균 10년 후부터 받기 시작합니다. 최근에 국민연금을 받게 되신 분들은 대부분 10년이 넘어서 받기 시작하신 분들입니다. 하지만 공무원은 기본적으로 (납부기간이) 20년이 넘어야 연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기간과 내는 양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수익비는 같지만, 공무원이 연금을 많이 받는 것입니다. 그런데 새누리당이 이것을 특별하다며 수익비를 1로 낮추자는 안을 내놓은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공무원은) 연금 수익비가 낮아지다 보니 다시 국민연금을 계약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의 특성 비교 
 
정운현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국민은 공무원연금 개혁을 지지하는 편이다. 국민여론이 이런데 공무원 노조가 연금개혁 저지에 나서는 것은 국민여론을 거스르는 것이 아닐까요? ‘밥그릇 챙기기’라는 비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 여론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일까지 이틀간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과반수인 57.9%가 ‘전반적인 연금 재정 변화를 위해 공무원 연금 개혁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대는 21.5%뿐이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5.1%가 개혁을 지지했다.) 
 
김성광
솔직히 밥그릇 지키기 맞습니다. 밥그릇을 지켜야죠. 기초연금 수급자들에게 수급 금액이 모자란다고 예산을 갑자기 삭감하거나, 예를 들어 항공기 조종사처럼 억대 연봉을 받는 분들에게 연봉이 평균보다 높으니 연금을 깎자고 하면 수긍을 할까요? 기득권을 지키는 대신 차라리 그렇게 받지 못하는 분들을 인상하는 것이 맞는 것이지 단순하게 비교해서 깎자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취업기관이나 일반 회사의 경우 입사할 때 근로계약을 작성하고, 나중에 불이익한 사항이 만들어지면 동의를 받게 되어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현행법상 설령 노조가 없더라도 당사자나 종업원 50% 이상의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직사회가 가지고 있는 가장 이점이 연금과 안정성인데, 이러한 큰 특징 중 하나를 당사자 동의 없이 바꾸겠다고 하는데 저항하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한 것 아닐까요?
 
정운현
정당한 투쟁이고, 밥그릇 챙기기로만 비판할 수 없다는 말씀이시죠?
 
김성광
예. 그렇습니다.
 
정운현
올해도 공무원연금 적자를 메우기 위해 세금으로 15조 원을 재정 보전했고, 앞으로 10년간 53조 원의 재정보전이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세금을 걷어서 메워야 하는데 이것은 미래세대에게 빚을 물려주게 되는 것인데 언제까지 국민세금으로 적자를 메울 수는 없는 것 아닌가요?
 
김성광
정부보증금의 경우 물가인상률까지 계산해 앞으로 지급해야 할 돈을 부풀리면 당연히 엄청나게 들어가는 것처럼 보이게 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선진국은 연금제도를 운영하면서 ‘소득대체율’을 이야기하고 ‘GDP 대비 부담률’이라는 자료를 냅니다. 현재 우리나라 공무원 연금에 부담하는 정부 보조금의 비율은 (전체예산 대비) 1%도 안 됩니다. 0.5% 수준입니다. 앞으로 20년 후가 되더라도 GDP가 상승하는 그래프가 나오는데, 정부 예산 규모도 같이 상승합니다. 그래서 전체 정부예산 대비 (정부 보증금은) 늘어나도, 2%까지 올라갔다 다시 내려가게 됩니다.
 
정운현
다른 나라에서 공무원 연금의 정부 부담률을 우리나라 정부와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차이가 엄청나죠, 우리나라보다 대부분의 나라가 2~3배정도 더 많이 부담하고 있습니다. 그런 나라에서는 일반 국민들의 저항이나 비판이 없나요?
 
김성광
그런 나라들은 기본적으로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이 거의 비슷한 수준입니다. 공무원연금이라고 해서 특별히 더 받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와 상황이 다른 것이 국민연금 자체로 소득대체율이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공무원연금 정부 보전금 추이
 
정운현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의 미래를 위해 공무원 연금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야당도 공무원연금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습니다. 이런 정치권의 기류를 어떻게 극복하시겠습니까?
 
김성광
노조 입장에서는 공무원이 기득권만 유지하려는 것처럼 공격하시는 분들도 계셔서 가슴이 아프긴 합니다. 저희는 지난 11월 1일 총궐기 투쟁을 하면서 투쟁문에 예산낭비를 줄이고 이를 위해 감시하겠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사자방 100조, 예산낭비, 부정부패 이런 부분들이 큰 문제 아닙니까? 저희 공무원들이 이러한 부분을 잘 감시하고 막기만 해도 훨씬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부여당에서는 이러한 자신들의 잘못이나 경기침체에 아무것도 개선한 것이 없지 않습니까? 잘하고 있는 것도 없고. 아마 마지막으로 공무원들을 마녀사냥해서 만회해보려는 인기전술인 것 같습니다. 연금을 개혁하고 난 이후 사기진작 체계라도 내놓지 않으면 다시 당선될 수 없고, 집권도 할 수 없기 때문에 분명 다른 것으로 보응해 줄 것으로 봅니다. 이렇게 되면 국민에게는 무슨 이득이 남을까요? 공무원노조는 정치꾼들이 언론과 재벌을 동원해 하는 일을 (국민들이) 그냥 따라간다는 것에 너무 아쉽습니다.  
 
정운현
하필 이 시점에서 정부여당이 공무원연금 개혁을 들고 나온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당국은 미래세대를 위한 조치라고 하는데 혹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보시나요?
 
김성광
제가 볼 때는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공무원연금을 들고 나온 것으로 생각됩니다.
 
정운현
공무원 연금이 그렇게 계획이 만만한 대상인가요?
 
김성광
이 정부는 그렇다고 보는 거죠. 공무원들은 시키는 대로 하니까. 설마 반항할 줄은 몰랐을 겁니다. 또 이정도까지 강하게 잘 뭉쳐서 대응할 줄도 몰랐을 것입니다.
 
정운현
지금 전국공무원노조 조원이 총 몇 명이나 됩니까?
 
김성광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은 총 14만 명이고,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과 노조에 가입된 조합원까지 합하면 20만 명 정도 되는 것으로 봅니다.
  
정운현
지난번에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삭발하는 간부가 100명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조합원들이 그렇게 많군요. 결속은 잘 되고 있습니까? 대기업보다 상대적으로 공무원의 처우가 열악하다고 합니다. 반면, 대기업의 재직 기간은 평균 10년이 넘지 않기 때문에 정년이 보장된 공무원과 달리 ‘평생직장’이라고 할 수가 없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런 것을 따지면 공무원의 처우가 나쁘지가 않다는 시각도 많은데요? 
 
김성광
사실을 말씀드리면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이 대학을 졸업해 9급 공무원으로 돌어오게 됩니다. 하지만 임명되고 4년 이내에 25%가 퇴직을 합니다. 어렵게 들어왔는데 밖에서 봤던 것처럼 신의 직장도 아니고, 업무량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은데 초봉은 147만 원 정도거든요. 기본급 127만 원에 수당을 더해도 세금을 공제하고 나면 월급이 147만 원 밖에 안됩니다. 
 
정운현
147만 원도 보기 나름으로는 적지도 않고 많지도 수준이지만, 어렵게 시험 쳐서 들어간 자리치고는 그렇게 많다고 보기 어렵네요.
 
김성광
그렇죠. 대학을 졸업하고 1~2년 공부해서 들어오는데 친구들과 급여 차이가 너무 많이 나는 데다, 요즘 공무원들은 스트레스도 많고 업무도 많습니다. 특히 지자체의 경우 자치 단체장 선거를 하면서 현장 실무 공무원들은 예전에 흔히 말하던 갑질 같은 것은 전혀 못 하고 완전히 을이 됐습니다. 조금만 잘못하면 지적이나 감사를 받게 되고. 자신들은 공부해서 화이트칼라인 줄 알았는데 일을 시작하고 나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는 거죠.
 
정운현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상대적으로 일반 기업체보다 일반직 공무원은 77.6%, 공무원 전체는 84.5% 수준에 그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임금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해도 안정성이나 신분 보장이나 연금과 같은 것이 뒷받침된다면 장점이 될 텐데 그래도 공무원이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다는 말씀이시군요?
 
김성광
연금 받는 사람들의 평균 퇴직 나이가 51세입니다. 중간에 이직하거나 퇴직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정운현
그래도 다른 직장보다는 상대적으로 이직률은 낮겠죠?
 
김성광
그건 인정해야되겠죠.
 
▶100인 이상 사업장 사무직노동자의 임금대비 공무원 임금 수준
 
정운현
최근 새누리당과 정부가 공무원 연금개혁 보완책 중 하나로 공무원 정년연장(60세->65세)과 취업알선 시스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데 노조는 어떤 입장이시죠?
 
김성광
말 그대로 검토한다는 것이지 실제로 하겠다는 것과는 다릅니다. 상당히 우려스럽죠. 현직 공무원들도 정년이 늘어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후배 입장에서는 선배들이 퇴직해야 승진이라도 해볼 텐데 하는 부분도 있지만, 퇴직을 앞둔 선배 입장에서도 정년을 연장해 더 일하라고 하는 것은 원치 않습니다. 유럽 선진국의 경우 정년연장 때문에 많이 파업을 하고 있습니다. 직장생활 30~40년 하고 났는데 1년 더 일하라고 하면 정말 미치는 거죠. 
 
정운현
물론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고령화 사회 때문에 활동 연령이 길어지면서 일반 기업이든 어디든 나와서 다시 재취업하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지 않습니까?
 
김성광
높은 분들은 관피아라고 해서 낙하산도 타고 가시지만, 제 주변 선배들을 보면 퇴직을 앞두고 등산이나 봉사활동 같은 계획을 잔뜩 세우고 계십니다. 그런 분들에게 정년이 1년, 2년, 5년 더 하라는 것은…
 
정운현
그렇습니까? 김 차장님 개인의 의견이 아니고 공무원 사회 전반의 분위기입니까?
 
김성광
전반적인 분위기가 그렇습니다. 이것 자체도 쉽게 도입되지 않을 것입니다. 
 
정운현
공무원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피크제’ 도입과 같은 대책도 내놨는데 어떤 생각이신가요?
 
김성광
정말 공무원사회를 모르고 하는 말입니다. 임금피크제는 급여를 줄이겠다는 것인데 공무원은 계급조직입니다. 나이와 경력이 올라가면 책임과 직책도 올라가게 됩니다. 그런데 책임이 높은 사람의 급여를 줄이기 시작하면 10중 9는 분명 다른 곳에서 보충하려고 할 것입니다. 
 
정운현
보충이라면 어떤 부분에서?
 
김성광
급여로 안 되면 사기진작을 위해 사용해야 할 업무추진비 등을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정운현
불법을 저지를 수 있다는 말씀이시죠?
 
김성광
위험성이 있습니다. 특히 퇴직을 앞둔 사람의 경우 직급이 높아서 하위 공무원들이 감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분들이 급여가 충분치 않다고 생각할 경우 다른 유혹에 쉽게 넘어갈 수 있기 때문에 관료조직의 특성상 임금피크제 도입은 매우 신중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정운현
일반 기업체에서는 오히려 몇 년 더 일할 수 있으면 자기 임금의 10%나 20%를 깎더라도 환영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김성광
과장 하시던 분들 임금피크제가 도입됐다고 해서 권한을 박탈하고 밑에 가서 일하라고 하면 그분이 하실까요? 
 
정운현
임금피크제는 임금을 깎는 것이지 직위나 권한을 깎는 것이 아니죠.
 
김성광
직위가 낮아지는 것은 아니니까 예를 들어 과장하시던 분들이 갑자기 지난해보다 20%든 30%든 덜 받게 되면 그 부분을 보충하려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운현
대다수의 임금피크제라는 것은 가정이 형성되고 가정이 성숙하고 자녀들이 대학을 마치고 결혼하고 나면 상대적으로 쓰임새가 적어지니까 그때부터 급여가 적어도 생활에 크게 문제가 없으니까 그걸 겨냥해서 만든 것이 임금피크제의 하나의 모델이었다고 알고 있는데요, 보편적인 임금 피크제의 취지에 따르면 그렇게 가능한 것 아닙니까? 꼭 내가 어느 직위에 있는데 구청의 5급 정도 과장이명, 내가 나이가 55세 60세에서 자녀가 출가하고 부부가 살면 굳이 옛날의 월급을 100% 안 받아도 생활에 문제가 없지 않을까요?
 
김성광
그렇죠. 그렇게 선량하고 좋은 공무원들이 대다수라 생각합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계급제도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겁니다. 이런 위험이 분명히 있습니다. 이것을 말씀드리는 것이지 모두 그렇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운현
그런 의견도 귀담아 들을 내용이네요. 그렇게 되면 결국 제도가 범죄를 조장하는 꼴이 되니까요. 
 
김성광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운현
정년 연장에 대해서는 신중론, 반대론도 있다. 현재 청년취업률이 50%도 채 되지 않는 상황에서 청년실업률을 더 높일 것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우리사회 전체로 보면 일리 있는 지적이라고도 보는데요?
 
김성광
선진국과 비교해 볼 때 우리나라 공무원 수는 1/3 수준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공무원들이 법을 제대로 집행하지 못합니다. 현장에 있는 공무원들에게 ‘맡은 업무에 따라 법을 제대로 집행합니까?’라고 물어보면 99%는 제대로 집행하지 못한다고 이야기할 겁니다.
 
정운현
공무원들 논다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얘기인가요?
 
김성광
일반 회사도 노는 사람은 놀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열심히 일합니다. 공무원 조직을 포함해 어느 조직이나 열심히 고생하는 사람이 많고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공무원이 9시에 출근하고 6시에 퇴근하는 조직이라면 초과근무수당을 그렇게 많이 받아갈 이유가 없죠. 특히 요즘은 시스템을 다 교체해서 지문으로 등록합니다. 그래도 초과근무 시간 한도의 2배 가까이 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정운현
저도 잠시 한시적 기구에서 3년 가까이 공직에 있어봐서 일이 많다 적다를 말하기 뭐하지만, 초과근무에 대해서는 저도 부조리한 것을 많이 목격했습니다. 보도가 터져 나오기도 했고요. 
 
김성광
그래서 제도를 바꾼 것입니다. 대부분의 지자체는 이미 지문인식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운현
지문으로 인식해도 퇴근하고 회사 근처에서 술 먹고 와서 퇴근길에 또 누르고 간다고 가끔 보도되고 감사에서 걸리는 일이 있지 않았습니까?
 
 
김성광
그렇게 하는 사람은 45시간 겨우 채우죠. 정말 열심히 일하시는 분들은 그 이상 하는 경우도 대단히 많습니다. 
 
정운현
그래도 공무원이 일의 여유가 있다는 것이 세간의 인식 아닙니까?
 
김성광
저도 공무원 생활 하면서 놀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 중 한 명입니다. 과연 일반 회사는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지 정말 궁금해서 체험을 한번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정운현
말 나온 김에 질문한 것이지 제가 공직 사회를 비하하거나 그런 의도는 절대 아닙니다. 오늘부터 여야가 2+2협의체에서 공무원 연금 개혁 문제를 4자방 비리와 함께 논의합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이 문제를 짧은 시간 안에 논의하겠다고 했습니다. 공무원연금 문제가 4자방 비리에 묻혀서 충분한 논의 없이 갈 것 같은데, 앞으로 대응방안은?
 
김성광
(공무원연금을) 야당이 받겠다고 하면 야당 지도부가 정말 잘못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사자방은 비리 사건이지 않습니까? 당연히 조사하고 처벌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공무원연금은 당사자가 있는 문제고, 저희는 사회적 합의체를 구성하고 논의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제도를 바꾸는 것에 동참하겠다는데도 전혀 다른 상황을 가지고 야당이 여당과 거래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정운현
듣고보니 그러네요. 사자방 비리하고 공무원 연금 계획은 성격이 좀 다르죠?
 
김성광
완전히 다릅니다.
 
정운현
물론 국민적인 관심사고 정치권에서는 그에 대한 해결책을 내야 한다는 공통의 인식을 할 수 있지만, 업무의 성격은 전혀 다르군요. 지금 야당의 공무원 연금 계획에 대한 태도는 어떻습니까?
 
김성광
(야당은) 공무원노조와 비슷한 입장이신 것 같습니다. 노조도 같이 고민하고 합리적 수준의 계획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합니다. 하지만 지금 새누리당이 군사작전 벌이듯, 158명의 국회의원이 하루아침에 전원 (찬성)해서 내놨지만, 내용이 부실하거나 누락되고, 법안에 오타가 있고, 정부 부담비율은 아예 빠져있고, 이런 이상한 법을 만드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정운현
지금 정부여당이 청와대와 박근혜 정부와 여당이 이 시기에 그렇게 군사작전 하듯이 하는 게 뭔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김성광
정권이 출범하고 집권 2년 차면 가장 많은 개혁을 해야 할 시기인데 인사참사, 세월호참사 등 각종 참사를 일으키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국면전환용으로 이슈가 될 만한 것들을 한두 개씩 던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는 사라지죠. 계획이나 성과도 없이 포장만 그럴듯하게 해서 내놓다 보니, 새누리당이나 정부는 ‘카더라’만 잘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운현
정부여당이 공무원 퇴직금 현실화라는 당근책을 내놨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지자체에 또 다른 재정부담이 될 것 같은데요 노조는 어떤 입장인가요?
 
김성광
공무원노조 입장에서는 퇴직금 현실화와 연금 삭감을 바꾸는 문제는 재정효과가 사실상 나지 않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국비 부담이 줄고 지방 부담이 늘어난다는 거죠. 지자체 공무원의 경우 퇴직금을 지자체에서 줘야 하기 때문에 당근이라고 볼 수도 없습니다. 대부분의 조합원들이 지자체에 많이 소속이 되있고, 주민들과 같이 호흡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지자체가 압박받는 것은 저희들로서도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지금은 퇴직금이 없고 연금에 퇴직 수당이라고 해서 조금 붙는데 이것을 일시불로 받거나 연금으로 돌리는 방법을 선택합니다. 
 
정운현
국회 밖에 공무원노조가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기구’를 구성하고 국회 안에  ‘여-야-정 기구’를 가동하는 ‘투 트랙’ 안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논의방식에 대한 노조 입장은? 
 
김성광
사회적 합의기구에 여야정이 모두 다 들어오는데 왜 여야가 국회에서 따로 논의하겠다는 것인지. 이럴 거면 당사자 의견 청취는 왜 하는 거죠? 단지 ‘의견을 들었다 하지만 상관없이 마음대로 하겠다’는 입장이면 곤란하죠. 공무원노조는 사회적 합의기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만들어지면 거기에서 이야기하면 됩니다. 조만간 구성될 것으로 보고 있고, 구성하면 이야기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정운현
문제는 재정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공무원들이 그동안 사기업에 비해 낮은 임금에도 불구하고 연금 때문에 희생했다는 입장이 지금은 통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고용구조도 변했고요. 재정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김성광
공무원연금에 2조가 들어가니 이 문제를 해결하라고 하면 저희는 4조를 아낄 수도 있습니다. 절약 가능한 부분은 절약하고, 외부 용역이 처리해야 할 일을 직접 하거나 쓸데없이 나가는 예산을 막아서 절감하라고 하면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맡겨주지 않습니다. 저희가 의사표현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길만 열어줘도 충분히 절감할 수 있습니다.
 
정운현
오늘 오전 공무원노조 서울시지부가 서울시청 앞에서 노숙농성에 들어갔습니다. 강경투쟁 노선을 계속 유지 하겠다는 입장인가요?
 
김성광
지금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100만 공무원들의 희망입니다. 유일하게 투쟁하는 조직이고 현장에서 어떤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할 말 하고 해직 공무원들의 입장을 대변해서 열심히 싸워왔기 때문입니다. 누가 하던지 정상적이지 않고 해직 공무원을 괴롭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강하게 투쟁 할 것입니다. 내부적으로 투쟁의 강도들이 결정된 부분도 있고, 여기에 대해서는 국민과 함께 하도록 하겠습니다. 
 
정운현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공무원노조 김성광 사무처장과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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