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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찍과 당근의 구조 하에서 입바른 소리하면 미친 사람 돼버리죠”
이준구 교수 “MB-박근혜 정부선 모두가 입 다물고 있으니, 나라도 입 열게 된 것”
등록날짜 [ 2015년09월02일 12시25분 ]
팩트TV 고승은 기자
 
【팩트TV】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최근 들어 교수들의 '몸 사리기'가 부쩍 더 심해졌다."면서 MB 정권 이후로 교수들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MB의 4대강 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질타해온 이 교수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이같이 말한 뒤 “사실 교수들의 몸 사리기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MB정부 때부터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MB 정부는 교묘한 '채찍과 당근 전략'으로 교수들의 몸 사리기를 유도했다.”면서 “교수들이 입을 다물고 있어야 자기네들 마음대로 국정을 주무를 수 있기 때문이란 걸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요”라고 말했다.
 
이준구 서울대 명예교수(사진출처-오마이뉴스 영상 캡쳐)
 
그는 구체적으로 "한 교수는 MB정부 시절 멋모르고 시국선언에 서명했다가 당했던 온갖 불이익을 낱낱이 얘기해 주더라"면서 에피소드를 전한 뒤 "심지어는 연구비 신청한 것까지도 잘렸다고 그때를 회상했다. 자신이 왜 그런 불이익을 당해야 하느냐고 항의했을 때 돌아온 대답은 몇 년 동안은 참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의 경우도 "그 시절의 웃기는 에피소드 하나가 있는데, 내가 가기 싫은데도 억지로 한 달에 한 번씩 가야 했던 정부의 어떤 위원직을 임기 이전에 잘린 것"이라며 “임기 만료 전에 나를 고의로 잘랐다는 것은 사무국 직원의 사과 전화로 분명히 밝혀졌다.”고 소개했다.
 
이 교수는 "나는 어차피 가기 싫었던 회의에 나가지 않게 만들어준 데 감사한 마음이었지만, 내가 그런 사소한 직책을 맡는 것조차 용납 못하는 그 쩨쩨함에 기가 막히더라"고 힐난했다.
 
그는 “그 대신 정권에 아부하는 교수들에게는 자리도 주고 연구비도 마구잡이로 뿌렸다. 그 시절 지조를 버리고 아부의 길을 선택한 많은 지식인들이 이런저런 자리를 차지하고 떵떵거리는 걸 여러분들은 잘 기억하고 계실 것”이라면서 MB의 4대강 사업에 찬동한 교수 등을 겨냥했다.
 
그는 “이런 채찍과 당근의 구조하에서 입바른 소리를 하는 사람은 미친 사람이 되어버리는 것이지요”라고 MB정권 이후의 시대를 개탄했다. 그는 “그 이전의 정부도 그런 일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MB정부처럼 그 정도가 심하지는 않았다”면서 “MB정부 때 비판다운 비판을 한 교수가 거의 없다는 사실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불편한 칼럼 썼다고, 청와대가 바로 항의전화했다더라”
 
이 교수는 박근혜 정부로 화살을 돌려 “한 교수는 요즈음 들어 교수들의 지적 자유에 대한 구속이 매우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개탄하더군요. 평소 비판성향이 별로 강하지도 않은 사람인데 그런 말을 하는 걸 보면 상황이 어느 정도인지 능히 짐작할 수 있었다”라고 소개했다.
 
그는 “내가 듣기로 청와대의 관점에서 볼 때 불편한 칼럼을 쓴 교수는 바로 항의전화를 받는다고 한다. 그가 평소 청와대에 호의적인 글을 많이 썼다 하더라도 그건 상관이 없고, 비판적인 글을 하나라도 쓰면 바로 반응이 온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최근 대학에서 선출된 국립대 총장을 교육부가 인준을 해주지 않아 여러 대학에서 총장공백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사실도 현 정부 하에서 정부가 대학의 자율을 옥죄고 있는 좋은 사례로 들 수 있다."면서 "총장까지도 자기 입맛에 맞는 인사로 앉히려 하니 자연히 모두가 그쪽 눈치를 봐야 하지 않겠나? 이전의 어느 정부에서도 이처럼 노골적으로 대학을 통제하려 들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그는 “예전에 학교를 떠난 제자들이 오랫만에 나를 만나면 꼭 던지는 질문이 하나 있다.”고 말한 뒤 “1980년대에는 정부에 대한 비판을 그리 많이 하지 않던 내가 어떤 이유로 최근에는 비판을 많이 하느냐는 물음”이라고 소개했다.
 
이 교수는 “‘그때는 내가 뭐라 하지 않아도 모두가 독재정권을 비판하고 있었으니 내가 구태여 거기 끼어들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MB 정부, 박근혜 정부에서는 모두가 입을 다물고 있으니까 나라도 입을 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야’”라며 자신이 비판을 적극적으로 하는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이 점에서 보면 우리 사회는 10년 전으로 후퇴했다는 느낌이 든다"면서 "지식인의 활발한 사회비판이 민주질서의 근간임을 생각할 때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도 10년 이상 후퇴한 셈"이라고 탄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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