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홍익대의 한 교수가 기말고사 시험문제에 故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영어 표현을 지문으로 출제한 것이 알려져 ‘일베 교수’ 파문을 일으킨 가운데, 해당 교수가 올린 해명글이 뒤늦게 알려졌다.

 

20일 홍익대 총학생회에 따르면 류병운 법과대 교수는 지난 15일 '영미법 클래스넷' 공지사항에 '출제 문제에 대한 담당 교수의 변(辯)'이라는 제목의 해명글을 올렸다.

 

류 교수는 게시글을 통해 "미국계약법 비공개 기말시험에서 지문의 일부 '정치적 언어에 불쾌감을 느꼈다며 이의를 제기한 비 법학생 1명이 비공개 지시사항을 무시하고 그 '정치적' 언어들을 언론에 노출시켰다."고 밝혔다.

 

이어 류 교수는 "이 과목의 본질은 '정치'가 아닌 '계약법'으로, 교수는 그 법을 가설적 사례, 예시, 과장, 풍자를 포함해 다양한 효과적 교수법을 통해 잘 가르치는 것이라는 필자의 해명을 외면했다"고 강조했다.
 

 

류 교수는 "교수의 교실 내에서의 강의는 '학문의 자유'로 더 강하게 보호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한 교수가 교실에서 사용하는 모든 언어가 모든 학생의 선호와 다양한 '정치적' 스펙트럼에 부합할 수도 없다."고 주장한 뒤, "외부의 정치적 입김으로부터 학문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필자는 물러설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일베에서 호남인들을 비하할 때 쓰는 ‘홍어’를 시험지문으로 출제한 것에 대해선 "'홍어'를 보통명사로 이해하는 필자는 특정지역을 폄훼하는 말로 사용하는 사람들을 증오한다(필자의 처와 모시고 사는 장모님이 그 지역 출신이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가설적 사례에 사용된 부엉이바위, Roh, Dea-Jung 등의 고유성의 일부를 차용한 것을 문제 삼는 것은 마치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에서 독재자 돼지 나폴레옹을 마치 실존 나폴레옹으로 간주하는 것과 같다."고 강변했다.

 

끝으로 류 교수는 "이와 같은 가설적 고유성 차용에 대한 특정학생이 특정 실존인물에 대한 감정을 편치 않게 했다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교수가 학생들의 모든 정치적 선호를 고려하는 것이 불가능함을 헤아려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류 교수의 해명에 대해 홍익대 총학생회는 "류병운 교수가 일관되게 외치고 있는 자유 속에 정작 윤리는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류 교수 퇴진에 대한 입장 번복은 없다."고 밝혔다. 총학생회는 "최대한 이달까지 사태를 종결시키는데 전력을 다하되, 사태가 길어질 경우 류 교수 과목에 대한 수강신청 거부 운동까지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 교수는 앞서 지난 9일 미국계약법 시험에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해 “Roh는 17세이고 69의 지능지수를 보인다. 그는 6세에 rock of owl (부엉이 바위)에서 낙상한 이후 뇌 발달 장애를 겪고 있다.”고 노 대통령의 투신을 비하하는 내용을 출제했다.

 

또한 류 교수는 “그는 그의 형인 봉하 왕자(Bongha Prince)와 부모님이 로에게 물려준 집에서 살고 있다.”고 비아냥댔다. 나아가 “형 'Bongha prince'(봉하대군)는 동생에게 '물려받은 집을 내게 팔지 않으면 고아원에 보내겠다'고 협박해 매매계약을 받아낸다.”고 출제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H쇼핑 센터를 운영하는 Mong(몽-故 정몽헌 전 현대아산 회장)씨는 게으름뱅이(혹은 사회적 낙오자) 대중(Deadbeat Dae-Jung)에게 쇼핑센터의 일부를 임대해서, 대중은 그곳에 흑산도(Black mountain Isle)라는 작은 홍어(raja-kenojei. 라자 케노제이, ‘hong-o‘) 요리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다.”고 비하한 바 있다. 

 

반면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도 나오는데, 이들은 MB와 GH로 언급되고 구체적인 묘사 없이 단순한 seller(판매자) 또는 buyer(구매자)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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