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2009년 사재를 내서 만든 장학재단인 청계재단의 장학금 지급액이 4년 만에 반토막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청계재단의 부동산 임대 수입과 단기금융상품 투자는 대폭 늘어났지만, 기부금 수입은 거의 없어 재단이 설립목적인 장학사업에는 손 놓고 있다는 비판이 나올 전망이다.
11일 대학교육연구소가 국세청의 ‘공익법인 공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0년 6억1915만원 지급됐던 청계재단의 장학금은 4년여간 꾸준히 감소했다. 2011년 5억7865만원, 2012년 4억6060만원, 2013년 4억5395만원으로 줄은 데 이어, 2014년엔 3억2295만원까지 줄었다.
반대로 청계재단의 주 수입원인 부동산 임대료·관리비 수입은 2010년 12억 1677만원에서 2014년 14억 9153만원으로 2억 7400여만원 늘었다. 2012년부터는 작고한 MB의 처남 김재정 씨 측이 청계재단에 기부한 주식회사 <다스>의 주식 14,900주에 대한 배당금도 해마다 1억3천여만원 받고 있다. 수입은 늘었지만 장학금 규모가 줄고 있다.
장학금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청계재단은 자산을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해오기도 했다. 청계재단 대차대조표에 따르면, 2012년 단기금융상품에 1억원을 처음 투자한 뒤 재단은 대폭 단기금융상품 투자액을 늘렸다. (2013년 2억353만원, 2014년 7억834만원)
2010~2014년 5년 동안 청계재단의 장학금 지급 금액 및 단기금융상품 투자 금액(자료출처-대학교육연구소)
이에 대해 청계재단 측은 낮은 예금 금리를 대신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했다는 입장이다.
2012년 이후에는 기부금 유치 실적도 거의 없었다. 청계재단은 MB 사위가 사장으로 있는 한국타이어로부터 2010년과 2011년 각각 3억원씩을 기부 받았지만, MB 정권 마지막 해였던 2012년부터 기부가 중단됐다. 청계재단은 한국타이어의 기부 중단 이후 다른 기부금 수입은 전혀 없었다.
또한 장학금 지급 규모가 감소한 데는 MB가 떠안긴 빚의 영향도 큰 것으로 분석됐다. 청계재단은 설립과정에서 MB가 건물을 담보로 대출받은 30억원의 빚을 떠안았다.
이후 빚을 갚기 위해 우리은행에서 50억원을 꾸고 그 이자로 해마다 2억원을 내고 있다. 애초 2012년 9월까지 자산매각 등을 통해 대출을 상환하겠다고 했지만, 이를 갚지 못해 상환기한을 올해 11월까지 3년 넘게 미뤄둔 상태다. 재단설립을 통해 상당한 세금을 감면받고 있으면서도 결국 설립자의 채무상환에 주력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2013년 박홍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청계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운영현황에서도, 청계 재단은 장학금을 지급하는 데 쓰라며 증서를 제출한 기부금을, 재단 재산증자 목적의 기부수입으로 편성함으로써 ‘적립금’ 용도로 쓸 수 있도록 전용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기부금을 원래 목적인 장학금으로 지급하지 않고 재산증자용으로 적립한 셈이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기부금 수입을 편입할 때 목적사업기부로 편성하게 되면 해당 금액은 전액 장학금 지급 등의 재단 설립목적에 따른 사업비용을 사용해야 하지만, 재산증자기부로 사용하면 기부금을 재산으로 적립하고 이자수입 등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관리·감독 권한을 가진 서울시교육청은 장학재단이 본래 목적인 장학사업을 소홀히 하고 비정상적으로 운영된다고 판단할 경우 설립 취소 처분까지 내릴 수 있어,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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