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팩트9뉴스】이슈인터뷰-문재인 “상처입어도 독하게 당 일으키겠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후보 인터뷰
야권신당, 새정치연합 지지 회복하면 자연히 왜소해질 것
박 대통령, 국민보다 읍참마속 대상 '김기춘·문고리 3인방' 우선시
성급한 통진당 해산 '대법원·헌재'가 사법신뢰 무너뜨렸다
진행 : 정운현 보도국장 겸 앵커
정운현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당대회가 이제 종반전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갈수록 후보들 간에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도 없지 않습니다. 당 혁신보다는 구태를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이 그것입니다. 전당대회 출마 후보자 릴레이 인터뷰, 오늘은 그 일곱 번째 순서로 당 대표에 출마한 문재인 후보를 만나봅니다. 오늘 낮 서울 노원구에서 열린 후보자 합동연설회를 마친 문 후보를 행사장 옆에서 잠시 만나봤습니다.
정운현
새정치민주연합의 2·8 전당대회가 이제 열흘 조금 넘게 남았습니다. 당 대표 후보로 전국을 다녀 보신 소감이 어떠십니까?
문재인
제가 체감하는 것과는 별개로 언론에 발표되는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제가 일반 민심에서나 우리당 지지층에서나 확고한 우위를 보이고 있죠. 제가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도 같은데요. 제가 대세인 것 같기는 합니다만, 다만 아쉬운 것은 우리 당 전당대회가 좀 국민들께 어떤 변화의 희망을 좀 드려야 하는데 지금 그렇게 다가가지 못하고 있는 게 아주 아쉽습니다.
정운현
이번 전대에서 ‘대망론’, ‘이기는 야당’을 전면에 내세웠는데 이는 그간 새정치민주연합이 제1야당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는 자성에서 비롯됐다고 봅니다. 문 의원이 생각하는 ‘야당’의 역할이란 어떤 것인가요?
문재인
두 가지겠죠. 하나는 정부가 잘할 수 있게끔 제대로 비판하고, 견제하고 또 대안을 제시하는 것. 그것이 제대로 된 야당일 테고요. 또 하나는 다음에 집권을 대비하는 것, 수권 정당으로서 준비하고 또 국민들께 정권교체 희망을 드리는 것, 그것이 당이 해야 할 일 아니겠습니까.
정운현
문 의원의 당 대표 당선을 점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당내의 계파갈등 같은 고질적인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할 경우 실패한 리더들의 모습을 답습할 것이라는 시각 역시도 많은데요,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하실 생각입니까?
문재인
지금 말씀하신 대로 제가 상처받을지도 모릅니다. 또는 어떤 분들은 독배가 되기에 십상이다. 그런 염려들을 말씀하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상처받더라도, 또는 망가지는 한이 있더라도 우리 당부터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 총선 어렵고 또 다음 대선 승리, 정권교체 희망 없어진다는 그런 절박한 마음으로 나섰습니다.
우선 지금 말씀하신 계파논란, 그런 것 다 잠재우는 것이 우리 당으로서나 정치인 문재인으로서나 아주 절실한 그런 과제이고요. 보다 근본적으로는 공천 제도를 투명하게 만들어서 그동안 국민들이 보기에 우리 당 공천이 도대체 투명하지도 못하고 민주적이지도 못하고 공정하지도 못하고 대표나 계파가 주물럭거리는 것 같은 이런 모습에서 벗어나서 공당으로서 신뢰도를 우리가 회복할 수 있죠.
공천이라는 것이 계파가 생긴 하나의 이유라고 생각한다면 계파 논란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고 약속드립니다.
정운현
최근 청와대가 비서실 인사에서 ‘문고리 권력’ 3인방을 교체하지 않아 언론의 호된 질타를 받았습니다. 청와대 비서실장 출신으로서 이를 어떻게 보십니까?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 가운데 가장 큰 문제가 뭐라고 보십니까?
문재인
우선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최고의 권력인데, 그 권력을 좀 사사롭게 여기지 않나 싶습니다. 국민들로부터 위임된 그런 권력이지 사적인 권력이 아니거든요. 그러면 대통령의 권한도 시스템에 의해서 행사돼야 되는 거죠. 비서실장이나 비서관들도 시스템에서 정해진 그 권한만 가져야 하는 것이고요.
권한을 넘어서서 초과된 권한을 가진다면 그것이 말하자면 실세가 되고 그러면 거기서 국정 농단이 생겨나는 것이죠. 박근혜 대통령이 정말 국민들보다, 김기춘 비서실장, 그리고 문고리 3인방을 더 중요시하는 것 같아서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국민들이 원한다면 읍참마속이라도 해야 하는 것인데 오히려 그분들이 없으면 국정을 운영할 수 없다는 듯이 그렇게 감싸고 도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죠.
정운현
유신헌법의 실질적인 제정자인 김기춘 비서실장이 이번에도 살아남았죠. 40년을 이어오는 유신 세력의 잔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또 김 실장은 언제 쯤 교체될 것으로 예상하시는지요?
문재인
우선은 유신 세력의 잔재가 우리나라를 여전히 지배하는 것은 저는 이번 박근혜 정권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에 있어서 민주주의 후퇴, 또 그와 함께 경제 실패에 대해서 국민들의 비판 여론이 따갑지 않습니까? 반드시 다음에는 우리 역사를 더 진보시킬 수 있는 그런 정권이 들어설 것이라고 저는 확신하고요.
김기춘 비서실장이 구체적으로 언제 물러나게 될지는 정말 박근혜 정권은 예측 불가능한 정권이라서 감히 말씀을 드리지 못하겠는데, 그러나 이 시기에 그대로 끌고 갈 수는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지 않을까요? 저는 약간 변화의 기미가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박근혜 대통령의 유감 발언도 저는 그런 맥락으로 보는데요. 아마 이대로 계속 국민들 여론을 외면하고 끌고 가다가는 저는 아마 사상 최악의 심판 정권이 될 것이다. 아마 그런 느낌들을 박근혜 정부 내부에서도 갖고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정운현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국무총리에 내정된 것을 두고 문 후보가 한 방송에 출연해 호남인사가 총리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셨습니다. 이에 대해 충청권이 반발하고 나서면서 사과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습니다. ‘호남총리’ 발언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문재인
우선은 어쨌든 그 발언 때문에 우리 충청 분들이 만약에 조금 서운하셨다면 그건 제가 송구스러운 일이죠. 그러나 제가 말씀드린 것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 실패의 근본 원인이 국민들을 둘로 나누는,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는 국민과 그렇지 않은 국민으로 편을 나누는 두 국민 정치를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국민 통합에 실패한 것이 국정 실패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거든요.
그렇다면 이제는 반대하는 50% 국민들도 포용하는 그런 국민 통합형 인사를 해야 하는데 이완구 총리 후보 내정자는 아시다시피 대표적인 친박 인사고, 그리고 또 박근혜 대통령에게 각하 각하 하는 호칭으로 빈축을 사셨던 분 아닙니까? 그래서 말하자면 국민 통합을 염원하는 그런 인사로서는 미흡하다. 반대쪽 50%는 포용할 수 없는 인사라고 말씀드렸던 것이고요.
그분이 무슨 충청 출신이라서 제가 흠을 잡거나 하는 것이겠습니까? 아마 저는 우리 충청 도민들께서는 그 사실을 잘 아시리라 생각하고 그것을 교묘하게 지역감정으로 연결하는 새누리당이 참 나쁜 정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비단 호남이 아니더라도 호남일 수도 있고 충청일 수도 있고 우리가 국민들을 넓게 포용하는 통합 정치를 해야 하는 것이죠. 그러려면 꼭 필요한 것이 인사 탕평인데 역대 정부마다 실언해서 부족한 부분이 있을지언정 탕평을 해야 한다는 의식은 가지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노력했죠.
예를 들면 영남 대통령 같으면 한 번 정도는 호남 국민을 모신다던지 또는 다른 지역에서 모신다든지 이렇게 인사 탕평을 위해서 노력들을 했는데, 박근혜 정부에서는 탕평이라는 어떤 개념 자체, 그런 의식 자체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 점을 비판하고 지적했던 것인데 또 그것을 교묘하게 그렇게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쪽으로 그렇게 몰아가네요.
정운현
헌재의 통합진보당 해산으로 신공안 시대가 열렸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그러면서도 아직 우리 국민들이 다양한 가치를 포용할 만큼 여유가 없다는 시각도 엄존하는 게 사실인데 어떻게 보십니까?
문재인
그렇죠. 민주주의가 다른 정치 체제보다 우월한 점이 다양한 의견들을 포용하는 다원성에 있는 것이죠. 여러 가지 다양한 의견들이 공론의 장에서 심판되고 걸러지고 비판되고 그런 것이 바람직한 것이죠. 거기서 국민들이 공감하는 주장들은 생명을 갖게 되고 지지되고, 또 국민들이 공감하지 못하는 주장들은 도태되고 이런 것이 민주주의의 공론 시장인 것이거든요.
저는 정당도 우리 국민들 또는 유권자들의 선거에 의해서 심판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정당의 주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국가 권력이 직접 개입해서 정당을 강제적으로 해산시키고 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죠. 그런 면에서 그것이 아까 말한 다양성을 훼손해서 민주주의를 후퇴시킬 가능성에 대해서 우리가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운현
헌재의 통진당 해산 판결 이후 대법원의 이석기 내란음모 무죄 판결은 대한민국 최고의 사법기관이 법리적으로 다른 판단을 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데요. 법조인 출신으로서 두 곳의 상방된 판결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문재인
우선은 기본적으로 이석기 의원 사건이 수사가 되고 그다음에 사법적으로 형사 기소가 되지 않았습니까? 그렇다면 그 사건에 대한 진실들은 형사 재판을 통해서 사법적으로 확정되는 것이거든요. 저는 그러한 실체적 진실들이 확정되고 난 이후에 그에 따라서 해산을 국무부가 헌법재판소에 재소하는 것이 순서상 옳았다고 생각하고, 헌법재판소도 대법원의 확정판결까지 지켜본 후에 결정을 내렸어야 옳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지 못한 탓에 지금 대법원의 판단과 헌법재판소의 판단 간의 괴리가 있는 것 아니냐 이런 식의 비판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고요. 이런 것이 우리 사법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이거든요. 그런 점이 아쉬운 점들이 있고요.
어차피 이 질문에 제가 추가로 말씀을 드리자면 저는 통합진보당의 이석기 의원 사건이 사법적으로 어떤 법에 저촉이 되는 것과는 무관하게, 내란음모죄가 성립하고 성립하지 않고에 상관없이 우선은 그 사건에서 드러난 이석기 의원과 함께했던 분들의 현실 인식이라든지 행태들은 정말 공감할 수 없는 점들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통합진보당이 좀 그런 점들과 분명히 선을 긋고 국민들이 용납하지 못하는 부분들은 좀 반성하고 성찰하고 그렇게 해서 국민들의 신뢰를 다시 회복하는 길로 갔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던 것이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정운현
통진당 해산으로 서울 관악을, 성남 중원, 광주 서구에서 보궐선거가 치러질 예정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이곳에 후보를 낼 것으로 아는데 새 지도부는 어떤 원칙을 가지고 공천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문재인
투명한 공천이죠. 절차, 투명한 공천 과정이 저는 우선이라고 봅니다. 공천의 과정이 투명해지면 저는 좋은 공천도 따라간다고 생각하고요. 원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우리 당의 정체성에 부합하면서 반드시 이룰 수 있는 후보 그렇게 꼭 내보낼 것입니다.
정운현
이번 전대에서 라이벌인 박지원 후보로부터 각을 세우는 질문을 많이 받으셨는데요. 문 후보가 보기에 박 후보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이며, 또 배워야할 점은 무엇인가?
문재인
공격력이 대단하신 분인데 요즘은 그 펀치력을 저한테…우선은 오랜 정치 경력, 관록, 그리고 또 아주 정보력도 뛰어나시고 그 정보력에 기초한 대여 공격 펀치도 대단하시고요. 제가 가장 부럽게 여기는 점은 특히 연설할 때마다 구사하시는 유머감각들, 그런 것들은 제가 좀 배워야 할 점이죠.
그런 박지원 후보님의 관록, 경륜 이런 것들은 저희 당에 반드시 필요한 자산이고요. 마찬가지로 우리 이인영 후보의 열정도 우리에게는 꼭 필요하고요 그래서 우리가 지금은 이렇게 경쟁을 하고 있지만 경쟁 이전엔 동지고, 경쟁 이후에도 동지이기 때문에 끝나고 나면 제가 두 분을 잘 업고 모시고 함께 잘 하겠습니다.
정운현
지난 18대 대선 이전과 이후 문재인 의원께서 보기에 스스로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야기 해주시죠.
문재인
제가 뭐 사람이 바뀌기야 했겠습니까. 어쨌든 지금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은 저는 그렇게 독한 성품이 아닌데요. 그러나 우리 당의 어떤 변화 혁신만큼은 정말로 독하게 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정운현
일각에서는 이번 전대를 두고 문 후보가 당권을 쥐고, 안희정 충남지사를 차기 대권주자로 키우기 위한 ‘정치적 포트폴리오’의 출발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같은 견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문재인
하여튼 뭐 그런 공학적인 생각들이 우리 여의도 정치 아닌가 생각하고… 이 점은 분명하죠. 저는 우리가 우리 당의 혁신, 변화, 나아가서는 정당의 변화를 넘어서서 정치의 변화, 새로운 정치 이렇게 이야기들을 하고 있는데 이것은 어느 한 사람의 힘으로 해낼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일종의 장강의 어떤 도도한 물결이 한 물결을 이뤄 내듯이 낡은 정당 문화, 낡은 정치인들을 바꿔내야 하는 거죠. 또 그렇게 생각한다면 저뿐만 아니라 안희정 지사, 박원순 시장, 안철수 대표 또 대구의 김부겸, 부산의 김경춘, 또 많은 분들이 있죠. 천정배, 추미애, 함께 대표 출마했던 이인영 후보, 이런 많은 분들이 함께 새로운 정치의 물결을 일으켜 내는 그런 동지적 관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운현
신당 창당 움직임이 점차 가시화 되고 있는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해 연일 비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심지어 ‘타파의 대상’이라고 까지 했는데, 이에 대한 말씀을 해주신다면?
문재인
저는 신당 움직임이 뭔가 무게를 가진다면 그것은 우리 당이 무너져서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죠. 우리 당이 야당의 본류로서 다시 국민적 지지를 회복한다면 저는 야권이 우리 당을 중심으로 모을 것이라 생각하고요. 그렇게 생각하면 야권의 분열 이런 것은 결국엔 기우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신당 창당 움직임은 자연히 왜소하게 될 것으로 생각하고요.
정운현
오늘 바쁘신데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제가 시간을 초과했습니다. 양해해주시고요. 오늘 감사합니다
문재인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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