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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론’까지 등장한 당 대표 경선
[이기명칼럼] 칭찬은 못 들어도 조롱은 받지 말아야
등록날짜 [ 2015년01월23일 16시40분 ]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이기명칼럼】 칭찬은 못 들어도 조롱은 받지 말아야

경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는데 저놈은 질 것이라고 예언하는 친구가 있다. 실력이 없으면 반칙을 한다는 것이다. 질 것이 뻔하니까 이판사판 개판이다. 선거도 같다. 승산이 없으니 깽판을 치는 수밖에. 새정치연합 전당대회가 관심을 못 끌고 있는 원인은 무엇일까.
 
네거티브 전쟁을 꼽고 있다. 선봉은 설명을 안 해도 다들 알고 있다. 그는 지난 20일 전북 합동 연설회에서 7분 동안 내내 상대 후보를 공격했다. 정책은 없다.
 
(사진출처 - 새정치민주연합)


“OOO 의원이 당 대표가 돼 당을 혁신하겠다고 하지만, 혁신하기 전에 당은 초토화된다”고 몰아붙였고 연설을 할 때마다 “2년 반 동안 한 게 뭐 있냐” “당권·대권 모두 차지하려는 건 친노 계파독점”이라는 식으로 공격했다.
 
급기야 "대선 후보를 꿈꾸는 사람은 통진당 200만 표가 아른거린다. 시민단체의 단일화 압력에도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는 어떠한 경우에도 통진당과의 단일화는 없다. 저 박지원이 대표가 되어야 이 문제도 단호하게 처리할 수 있다"며 결국 색깔론을 등장시킨 것이다.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은 상관이 없다. 모략 중상 네거티브는 필수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국민은 어떤가. 다시 한 번 절망의 깊은 늪에 하염없이 빠진다. 이제 너무 지쳤다. 요즘 새민연의 당 대표 경선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바로 그렇다. 일부의 모습은 막가파다.
 
‘표가 된다면 개똥이라도 집어 먹는다’는 우스개가 있다. 길에서 한 표 달라고 고개 숙여 인사를 했는데 ‘여보 나에요’ 하는 목소리는 아내다. 완전히 눈이 뒤집힌 것이다. 미쳤다고 하면 모욕이라고 화를 낼 것인가.
 
밥 빌어먹는데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하겠지만, 분명히 차이가 있다. 훔쳐서 먹는 밥과 주는 밥은 다르다. 아무리 선거가 죽기 살기라고 할지라도 국민이 지켜보는데 지켜야 할 것이 있다. 물론 정치인들의 선거전이 신부님들의 강론처럼 경건할 수는 없다고 해도 보고 듣는 국민이 눈살을 찌푸리면 그것은 얻는 것 보다는 잃는 것이 많지 않겠는가.
 
 
■경선은 뒷골목 싸움이 아니다
 
 
운동경기에서 처음에는 멋 진 경기를 하겠다고 다짐을 했어도 판이 불리해 지면 이성을 잃는다. 이런 심리적 불안감과 패배의식을 관중은 꿰뚫어 본다. 이길 수도 없지만 이겨도 이긴 것이 아니다.
 
영남의 당대표를 뽑는 경선인가. 호남의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인가. 아니다. 제1야당의 대표를 뽑는 경선이다. 나라 꼴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은 여당을 제대로 견제하고 차기 총선에서 당을 제대로 이끌어 승리하고 그 여세를 몰아 대선에서도 승리 할 수 있는 역량과 능력 있는 당 대표를 뽑는 선거다. 품격을 갖추고 국민에게 존경을 받는 당 대표를 뽑는 것이다.
 
내가 당 대표가 되면 무엇을 어떻게 해서 당의 지지율을 끌어 올리고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 제1당이 되고 그 여세를 대선으로까지 몰고 가 정권 교체를 이룩하겠다는 비장한 결의와 각오는 없고, 상대방에게 흠집만 내려고 해서야 얻은 결과가 무엇이겠는가.
 
입만 열면 영호남 들먹이는 발언에 국민들은 이제 질려 버렸다. 그것이 선거 전략이라면 치졸하기 짝이 없고 국민 무시도 한참 지나쳤다. 아직도 이런 선거 전략이 국민에게 공감을 얻을 것이라는 구태라니, 자신이 지금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는지 인식부터 새롭게 해야 한다.
 
 
■국민이 바라는 야당 지도자
 
 
대한민국 국민은 ‘새민연’의 당원들만이 아니다. 당연히 새누리당 당원만도 아니다. 그들 모두는 대한민국 국민이다. 영남에 산다고 새누리당만을 지지해서도 안 되며, 호남에 산다고 새민연 만을 지지해서도 안 된다. 그건 망국적 지역 구도에 매몰되어 나라를 이 꼴로 만든 것을 지속시키는 것이다.
 
왜 이 지경이 되었는가. 이유는 한 가지. 정치인들의 추악한 이기주의 때문이었다. 원조는 박정희 독재다. 영구집권을 획책하는 국민투표를 하면서 영·호남을 갈랐다. 그것이 오늘까지 추악한 수명을 이어 온 것이다. 그런데 가장 큰 피해자인 새민연 정치인들이 정신을 못 차리다니 땅을 칠 노릇이 아닌가. 새민연 의원 보좌관 초청 토론회에서 어느 후보가 이런 말을 했다.
 
"문 후보가 우리 대선 후보가 됐기 때문에 중앙당에 한 번 못 가고 호남에 내려가 선거운동을 열심히 했다" "그래서 (호남에서) 90% 이상 지지를 받았는데, 문 후보는 자기 고향에서 지더라."
 
이런 말이 타당한가. 문재인이 호남에서 얻은 득표와 부산에서 얻은 표를 대등하게 비교할 수 있는가. 정당한 토론도 깨끗한 토론도 아니다. 왜 이렇게 분별을 잃는가. 심지어 이인영 후보까지 그만 자제하라고 충고를 하지 않던가.
 
설사 지역을 불러내는 것이 득표에 유리하다 해도 정치지도자가 이런 소리를 하면 안 된다. 자신은 탁월한 전략이라고 생각할지 모르나 국민들이 웃고, 분별 있는 당원들도 웃는다. 지도자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을 가지고 승부를 해야 한다.
 
 
■국민이 부끄럽지 않은가
 
 
지금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수직으로 추락하고 있다. 집권 3년 차에 5년 차 정권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월급쟁이 주머니에 폭탄 한 개씩을 던져 넣은 연말 정산은 급기야 분노의 한계점을 넘어섰다. 아무리 정치를 못해도 이토록 못할 수가 있단 말인가. 도대체 대통령에게 기본적인 통치능력이 있기나 한 것인가 국민이 묻고 있다.
 
 
새삼 들먹일 것도 없지만 가장 신뢰한다는 JTBC에 보도를 보자. <리얼미터>에 의뢰 조사한 결과는 지지율이 33.2%까지 폭락했다. 잘 못한다는 부정적 평가는 60%에 육박했다.
 
<한국갤럽>의 지난주 조사에서는 박 대통령 지지율이 35%까지 추락했으나 <리얼미터>에서 33.2%가 나온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말 그대로 수직추락이다. 지난 14일 40.6%였던 지지율이 15일에 39.4%로 40% 선이 무너지더니, 16일 38.8%, 19일 36.0%, 20일 35.0%, 21일 33.2%, 무서운 속도로 추락 중이다.
 
반면에 부정평가는 14일 52.0%, 15일 53.5%, 16일 53.8%, 19일 56.0%, 20일 58.4%로 역시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30대, 40대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는 각각 79.9%와 64.4%를 기록했다.
 
50대도 '부정 48.0% 긍정 46.5%'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질렀다.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국민들에게 더 없는 불행이다. 왜냐면 국민은 지금 박근혜 정권 아래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 정권이 잘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런데 희망이 안 보인다. 그러면 어째야 하는가. 희망이 있어야 한다. 새민연이 희망을 주는 세력인가. 더욱 답답해진다.
 
 
■국민의 눈이 보이지 않는가
 
 
새민연의 지도자들은 지금 자신들이 몸담고있는 정당의 지지율을 잘 알 것이다. 제대로 된 정신이라면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할 것이다. 저토록 형편없는 박근혜·새누리 정권보다 처지는 지지율로 집권의 꿈을 키운다는 것이 염치만 야무지지 않은가. 상대가 아무리 못해도 그보다 내가 못하면 지는 것이다. 
 
지금 새민연의 꼬락서니가 바로 그 꼴이다. 그런데도 당 대표 경선에서 보여주는 꼴은 전혀 정신 차린 흔적이 안 보인다.
 
지금 당장 박근혜 정권이 ‘니들이 해 보라’ 며 정권을 내 줘도 해 낼 것 같지가 않다. 국민들이 얼마나 불쌍한가. 성과도 별로 없는 강행군에 후보들은 몹시 피곤할 것이다. 그래도 잠은 자겠지. 잠들기 전에 잠시 생각해 보라. 자신이 한 일이 부끄럽지 않은가. 이건 정말 자신이 잘못했다고 반성을 해 보라.
 
개인의 성취도 중요하다. 그러나 정치지도자는 정도를 걸어서 성취해야 한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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