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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는 나, Y는 유승민’ 파문 확산되자…서둘러 진화 나선 김무성
행정관 “조응천, 차기 공천 얻으려고 ‘정윤회 문건’ 생산”
등록날짜 [ 2015년01월14일 12시58분 ]
팩트TV 고승은 기자
 
【팩트TV】 지난 12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수첩에 적혀 있는 "‘문건파동 배후는 K,Y. 내가 꼭 밝힌다. 두고봐라 곧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 지난해 12월 18일 청와대 행정관들과 이준석-손수조 회동 때 나온 얘기이고, K는 김무성 대표, Y는 유승민 의원을 가리키는 것이라는 보도가 나와 파문이 커지고 있다.
 
그러자 문제의 얘기를 전달받은 김무성 대표는 격노했으며 유 의원은 직접 문고리 3인방 중 한명인 안봉근 비서관에게 전화를 걸어 관련 행정관 문책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JTBC <뉴스룸>은 13일 문제의 모임에 참석했던 익명의 관계자 증언을 통해 이같이 보도했다. 
 
문제의 수첩에는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을 지낸 적 있는 이준석 씨와 인수위 청년특위 위원을 지낸 손수조(지난 총선 당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부산 사상구 지역구에서 대결)씨를 비롯해 음종환 청와대 행정관, 이동빈 청와대 행정관 등 모두 4명의 이름이 등장한다.
 
김무성 대표의 문제가 된 수첩에는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 손수조 새누리당 중앙미래세대 위원장, 음종환·이동빈 행정관이 등장한다.(사진출처-JTBC 뉴스영상 캡쳐)
 
이 내용 밑엔 '청와대 문건 파동'의 배후로 K와 Y 두 사람을 지목하고 "꼭 밝힌다. 두고 봐라. 곧 발표가 있을 것"이란 의미심장한 문구가 적혀 있다. 김 대표의 메모가 포착된 시점은 공교롭게도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끝난 지 불과 몇 시간이 흐른 때이다.
 
JTBC 취재 결과에 따르면, 메모에 등장한 인물 4명은 지난해 12월 18일 술자리에 참석한 인사들이고, 이 자리에서 문건 파동의 배후로 김 대표(이니셜 K)와 유 의원(이니셜 Y)을 지목한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가 된 김무성 대표의 수첩, 12일 ‘뉴스웨이’ 카메라에 포착됐다.(사진출처-JTBC 뉴스영상 캡쳐)
 
JTBC는 문제의 술자리 참석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한 행정관은 문건 작성 및 유출의 주범으로 지목된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과 박관천 경정의 배후로 김 대표와 유 의원을 지목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그 이유로 조 전 비서관이 같은 대구 출신이자 친한 사이인 유 의원에게, 김 대표로부터 차기 공천을 얻길 바라고 '정윤회 문건' 생산-유출을 한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게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 작성 및 유출의 주범으로 지목당한 조응천 전 청와대공직기강비서관(사진출처-JTBC 뉴스영상 캡쳐)
 
12월 중순 문제의 행정관 모임에 있었던 한 참석자가 결혼식장에서 김 대표를 만났고, 김 대표에게 "일부 행정관들이 문건 파동 배후에 김무성 대표, 유승민 의원이 있다는 얘기를 하더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상당히 불쾌함을 드러냈다고 한다. 수석비서관들도 아니고 직급상 그보다 훨씬 아래인 행정관들의 술자리 모임에서 자신이 이번 사태의 배후인 것처럼 얘기가 떠도는 것에 당연히 기분이 상했다는 것이다.
 
이 얘기는 유승민 의원도 알게 됐고, 유 의원은 안봉근 제2정무비서관에게 연락을 했다. 그가 안 비서관에게 전화한 이유는, 참석자 중에 이동빈 행정관이 안 비서관이 속한 제2부속실 산하 행정관이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이날 저녁 공식입장을 통해 문건파동의 배후로 지목된 정황자체는 대체로 인정한다면서도 “수첩의 내용은 얼마 전 누군가에게 얘기들은 것을 메모해둔 것이다, 그러나 내용이 황당하다고 생각해 적어놓기만 하고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 본회의장에서 수첩을 우연히 넘기다 찍힌 것”이라고 해명했다.
 
유 의원은 JTBC와의 통화에서 자신이 배후라는 얘기는 새빨간 거짓말이라면서도, 이 말이 돌았다는 것을 들은 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자신이 배후라는 건 거짓말이고 안봉근 비서관에게 행정관한테 그런 말하고 다니지 말라고 시켰다고 전했다.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사진출처-JTBC 뉴스영상 캡쳐)
 
음종환 행정관은 12월 18일 모임 자체는 인정했지만, 수첩에 언급된 배후 운운한 것과는 무관하다, 자신이 얘기한 배후는 구속된 박관천 전 경정의 배후를 놓고 얘기한 것이고, 그 배후는 조응천 전 비서관이지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라고 했다는 주장은 사실 자체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손수조 씨도 “잘 모르겠다, 자기는 부산에 있는데 서울에 잘 안 간다, 그렇게 모이는 것도 몰랐다”고 부인을 하면서도, 딱 떨어지게 사실이 아니라고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JTBC는 이 행정관은 3인방 중 한명인 안봉근 비서관 아래 있는 비서관이고, 음 행정관도 친박계 핵심 중 한 명인 이정현 의원의 보좌관 출신으로, 박근혜 후보 대선 캠프에서 공보기획팀장을 맡았으며, 역시 3인방 중 한 명인 정호성 비서관과 막역한 관계로 알려져 있는 만큼 단순한 행정관 수준이 아니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선 김 대표가 문제의 수첩 내용을 일부러 언론 카메라에 노출시켜 무언의 시위를 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한때는 ‘원조친박’이었으나 현재는 비박인 김무성-유승민과 청와대-친박 간 정면충돌로까지 해석되고 있다.
 
게다가 유 의원은 오는 5월 있을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만약 그가 당선된다면 대표와 원내대표 모두 비박계가 돼, 당의 권력이 한쪽으로 쏠리게 된다. 이를 앞두고 김 대표가 미리 청와대와 비박계에 선전포고를 한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발끈한 김무성 “내가 고의로 수첩 노출했다니?”
 
김무성 대표는 14일 오전 신년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의도적으로 수첩을 언론에 노출시킨 게 아니냐는 의혹 제기에 대해 "그런 누명을 씌우니까, 이것도 참 기가 막히다. 본회의장에서 다른 메모를 찾다가 찍힌 것"이라며 발끈했다.
 
김 대표는 자신이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 배후라는 청와대 행정관 주장에 대해선 "처음에 들었을 때 화가 확 나는 얘기 같아서 메모를 했다."면서도 "너무 황당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신경쓰지 않고 있었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실제로는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을 통해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등 청와대에 강력 반발하기도 했었다.
 
그는 그러면서도 "당과 청은 한 몸이다. 공동운명체로 집권여당은 박근혜 정부 성공을 위한 베이스캠프 역할을 다해야된다."면서 거듭 파문 진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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