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통일토크 콘서트(이하 토크 콘서트)’로 종북 논란을 빚었던 재미교포 신은미(54) 씨가 10일 한국에서 강제 출국 당했다. 법무부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는 이날 오후 3시13분께 종로구 안국동 이민특수조사대에서 신 씨에 대해 1시30분가량 조사한 뒤 강제퇴거 결정을 내렸다. 조사 직후 신 씨는 “사랑하는 사람한테 배신당한 심정이다. 저 혼자 짝사랑한 느낌”이라며 강제퇴거 명령을 받은 소감을 밝혔다.
신 씨는 이날 오후 7시 50분 인천국제공항정부합동청사 출입국관리소(이하 합동청사)를 통해 로스엔젤레스행 대한항공 비행기를 타고 한국을 떠났다. 신 씨는 한국에 있는 가족 모임을 찾았다가 지난해 11월 서울 조계사를 시작으로 황선 씨와 함께 ‘토크 콘서트’를 열어왔다. 이를 두고 <TV조선>과 <채널A> 등을 비롯한 보수언론에서 ‘종북 콘서트’로 규정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신 씨는 급기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검찰의 수사까지 받다가 오늘 오후 ‘강제 퇴거’ 명령에 따라 한국을 떠났다.
10일 저녁, 강제출국당한 재미교포 신은미 씨, 5년간 입국을 금지당했다.(사진-임경호 기자)
신 씨는 당초 한국을 떠나기에 앞서 오후 5시쯤 인천공항 출입국관리소에 도착해 1시간가량 지인들과 송별인사를 나눌 예정이었다. 신 씨는 남편과 수행원 1명을 동행한 채 청사 측 차량을 타고 청사에 도착했다. 취재진이 몰려들자 신 씨를 태운 차량은 한 차례 출구 쪽으로 방향을 틀어 도주를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톨게이트를 빠져나가지 못하고 지인들과 취재진에 잡히고 말았다.
신 씨는 오후 6시가 되어서야 합동청사로 들어섰다. 공항공사 경비대가 손으로 바리게이트를 친 가운데 합동청사 안으로 들어선 신 씨는 그동안의 소회를 전하는 간단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후 신 씨는 취재진이 물러난 가운데 20여 명의 지인들과 합동청사 1층에서 10분 정도 인사를 나눴다. 당초 청사 3층에서 1시간가량의 만남 시간을 약속 받았던 지인들은 당국의 처사에 대해 분통을 터뜨렸다.
신 씨는 남편과 함께 지인들의 손을 번갈아 잡으며 “감사하다”는 말로 인사를 전했다. 송별인사를 나누던 지인 가운데는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어 신 씨는 청사 측 차량에 탑승해 ‘강제 퇴거’ 명령에 따른 출국절차를 밟으러 떠났다. 남편은 남아있던 지인들과 인사를 마친 후 신 씨와는 달리 일반적인 절차로 탑승 수속을 밟았다.
현장에서 신 씨와 인사를 나누던 황선(토크 콘서트 공동 진행자)씨는 “30분에서 1시간 정도의 면담시간을 (건물에서) 보장하겠다고 했는데 차에 태워 다니다가 왔다”며 “강제 출국 당하는 그림을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면담시간을 약속했는데 왜 밖에서 차를 타고 빙빙 돌았냐? (그 때문에) 면담시간이 없어졌다”고 따지는 신 씨 지인들의 항의에 대해 청사 측 관계자는 답을 피했다.
이날 오후 신은미씨가 출국을 앞두자, 수많은 취재진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사진-임경호 기자)
한편 앞으로 5년간 입국을 금지당한 신 씨는 출국에 앞서 이날 오후 2시쯤 자신의 SNS를 통해 ‘출국성명’을 발표했다. 신 씨는 이 글에서 강제 출국 당하는 심경과 검찰수사, 그리고 ‘종북’ 논란 등에 대한 해명도 덧붙였다. 신 씨는 “강제출국을 당하는 저는 앞으로 5년간 입국이 금지된다고 합니다. 괜찮습니다. 비록 몸은 강제출국 당할지라도 모국을 향한 제 마음까지는 강제출국 시키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라며 조국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한편, 이날 신 씨 출국현장에는 지상파를 비롯해 종편 등 많은 매체에서 취재경쟁을 벌였다. 신 씨를 ‘종북’ 인사로 매도했던 <TV조선> 취재진은 신 씨의 지인들에 의해 취재를 방해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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