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지난 1일 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조업하다 침몰한 사조산업 ‘501오룡호’의 외국인 생존 선원과 시신이 26일 오전 10시 30분경 부산 사하구 감천항에 도착했다.

 

생존 선원은 필리핀 3명, 인도네시아 3명 등 6명이다. 시신은 인도네시아 14구, 필리핀 5구, 신원미상 2구 등 21구이다. 러시아 물고기 운반선 '오딘호'가 이들을 싣고 도착하자, 부두에 있던 한국 선원 가족들 15여명은 가슴을 치며 오열했다.

 

출입국·검역·세관의 통관 절차를 마친 6명의 외국인 생존 선원들이 굳은 표정으로 부두에 내렸다. 한국인 선원 가족 가운데 한 명은 "실종된 우리 애 아빠를 아느냐. 당시 상황이 어땠는지 말 좀 해달라"고 외국인 선원에게 묻기도 했다. 외국인 선원들은 입을 굳게 다문 채 미리 준비된 차량을 타고 부산 영도구의 영도병원으로 떠났다.
 

 

이날 감천항에 도착한 외국인 생존 선원들은 인도네시아인 3명, 필리핀인 3명이다. 이들은 영도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뒤 27~28일 이틀 동안 참고인 신분으로 부산해양경비안전서에서 침몰 당시 상황 등을 조사받을 예정이다.

 

이현철 부산해양경비안전서 수사전담반 팀장은 “퇴선 당시 상황과 퇴선이 늦어진 이유 등 한국인 선원 가족들이 궁금해하는 점을 수사할 예정”이라며 “오룡호의 침몰 원인을 규명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해양안전서는 외국인 선원 진술을 토대로 사고 원인 등을 조사한 뒤 30일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생존 외국인 선원과 함께 이송된 21구의 외국인 선원 시신은 부산 부산진구의 시민장례식장에 안치됐다. 부산해양안전서는 시신을 검시하고 신원 확인 절차를 거친 뒤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각국 대사관으로 인계할 예정이다.

 

부산해양안전서 관계자는 "해양안전서와 부산해양안전심판원 등 직원 3명이 지난 24일 러시아의 페트로파블롭스크캄차츠키로 출국했다. 이들은 오룡호에 타고 있다가 침몰 사고 뒤 구조된 러시아 감독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501오룡호 침몰 사고로 전체 승선 인원 60명 가운데 7명이 구조됐고, 한국인 6명 등 27명이 숨졌다. 아직 바다에 남아 있는 실종자는 26명이다. 지난 5일 외국인 선원 2명의 시신을 인양한 이후 20일 넘게 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앞서 '501오룡호' 선사인 사조산업은 지난 22일 "오는 31일 0시 러시아 해역 입어 기간이 끝나기 때문에 실종 선원을 수색하고 있는 선박들도 31일 모두 철수한다."고 밝혔다. 실종자 가족들은 오룡호의 인양을 원하고 있지만, 현지 기온이 매우 낮아 유빙이 발생한데다 바람도 강하게 불어 기상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당분간은 어려울 전망이다.
 

 

사조산업의 한 관계자는 "배 인양을 검토한다면, 그나마 기상 조건이 좋아지는 내년 5, 6월 경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장운 실종자 유가족 비상대책위원장은 "오룡호에 타고 있던 11명의 한국인 선원 가운데 5명이 아직 바다에 있다. 수색에 참여한 배들이 31일 철수한다고 들었다. 정부는 러시아 정부의 협조를 얻어 조금이라도 더 사고 해역을 수색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애원했다. 

 

한국인 선원 6명의 시신은 현재 사고 해역을 수색 중인 '96오양호'에 안치돼 있으며, 다음달 10일 경 부산으로 돌아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