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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앙의 전조인가, 제2롯데월드
[팩트9뉴스] 재앙의 전조인가, 제2롯데월드
등록날짜 [ 2014년12월19일 10시09분 ]
팩트TV 고승은 기자






 
【팩트TV-팩트9뉴스】기획취재-재앙의 전조인가, 제2롯데월드
 
 
진행 : 정운현 보도국장 겸 앵커
 
 
정운현
여러분, 혹시 ‘하인리히의 법칙’을 아십니까? 하나의 큰 재난이 발생하기 전에 29번의 작은 사고가 있고, 그에 앞서 300번의 사소한 징후가 나타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법칙은 ‘1대 29대 300’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요즘 제2롯데월드에서 잇따라 일어나는 사고를 두고, ‘하인리히의 법칙’이 다시 조명 받고 있습니다. 제2롯월드 건설 초기부터 계속해서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건물의 층수가 올라갈수록 시민들의 불안감도 나날이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 기획취재는 “안전에는 문제없다”고 호언장담한 제2롯데월드의 안전 문제에 대해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시간은 양아라 기자와 함께 합니다. 양 기자, 어서 오세요. 인터넷에서 ‘잠실’이라고 치면 연관검색어로 ‘씽크홀’이 뜰 정도로 지난해부터 제2롯데월드 건설을 두고 시민들의 ‘씽크홀’ 공포가 적지 않습니다. 서울시는 주변의 지하철공사 때문이라고 서둘러 해명했지만, 잠실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하죠? 
 
양아라 
그렇습니다. 비단 이뿐만이 아닙니다. 석촌 호수의 수위는 점차 낮아졌고, 롯데는 한강물을 끌어다 수위를 유지하느라 큰 비용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에는 롯데월드몰의 지반이 11mm가량 침하된 것이 확인됐습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앞으로 일어날 크고 작은 사건들에 비하면 ‘예고편’에 불과하다고 하겠습니다.  
       
정운현
지난 10일 제2롯데월드 8층 롯데시네마 14관에서 영화상영 도중에 소음과 진동이 발생했었죠? 이 때문에 영화 관람을 포기하고 항의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양아라 
그렇습니다. 그러나 롯네시네마는 영화를 끝까지 상영했습니다. 그러면서 롯데는 슈퍼사운드관의 음향 때문에 진동과 소음이 있었다고 해명했는데요, 그 진동과 소음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지난 11월에도 스크린이 흔들릴 정도로 진동이 있었습니다. 
 
정운현 
지난 16일 오후에는 제2롯데월드 쇼핑몰동 콘서트홀 8층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가 추락해 병원으로 옮기는 도중에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고층건물 공사 때 인명사고가 더러 나긴 합니다만, 제2롯데월드 건설과정에서도 인명사고가 적지 않았죠? 
 
양아라
지난해 6월 공사장 구조물이 붕괴되면서 근로자 1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이어 10월에는 11층 공사현장에서 쇠파이프가 50m 아래로 추락해 행인 한 명이 다치기도 했습니다. 또 올해 4월에는 엔터테이트먼트동 12층에서 배관작업을 하던 인부가 사망하였으며, 10월에는 롯데월드 1층을 구경하던 협력업체 직원이 실내 천장에서 떨어진 금속물에 머리를 맞고 쓰러지기도 했습니다.    
 
정운현
양 기자, 문제는 이런 인명피해 뿐만이 아니죠?     
   
양아라
그렇습니다. 지난 10월 26일 5~6층 식당가 통로 바닥에서 균열이 발견됐습니다. 롯데는 즉각 바닥의 균열을 시멘트로 덮었는데요, 서울시는 전문가와 합동으로 균열에 대해 정밀조사를 벌였습니다. 그 결과 구조체인 콘크리트 슬래브에는 균열이 발생하지 않아 구조물 안전에는 별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정운현
당시 식당가 바닥의 균열을 두고 롯데 측은 “서울의 옛날 분위기를 재현하기 위한 디자인 콘셉트”라고 해명했는데요, 해명이 아니라 궤변 같습니다. 그들 말대로라면 옛 서울의 건물 바닥에는 금이 가 있었다는 건가요? 건물 바닥과 천장에 균열이 생긴 다는 것은 뭔가 불행을 예고하는 ‘전조’ 아닐까요? 
 
양아라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지난 11월 12일에는 롯데월드몰 1층과 2층 대리석 바닥에 또 다시 균열이 발견됐습니다. 이에 앞서 에비뉴엘관 8층 중앙홀 천장보에서도 균열이 나타났습니다. 
 
정운현 
천장 균열에 대해 당시 롯데 측의 해명은 어이가 없더군요. ‘사람으로 치면 뼈에 해당하는 콘크리트가 아니라 피부격인 마감재에 균열이 생긴 것으로 건물 안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이렇게 해명했다면서요?   
 
양아라 
맞습니다. 그 해명 때문에 욕을 얻어먹었죠. 지난해 2월 건물 5층~8층까지 메가 기둥에서 총 11곳의 균열이 발견됐습니다. 하지만 이때도 롯데 측은 콘크리트 기둥 표면 일부에 균열이 발생한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정운현
서울시까지 나서서 안전엔 이상이 없다고 하니 믿을 수밖에 없습니다만, 계속해서 건물에 균열이 생긴다는 것은 왠지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양아라
그래서 롯데는 서둘러 구조물 안전진단업체를 선정했는데요, 이 과정에서도 안전점검에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롯데가 이 업체에 안전진단을 의뢰한지 3일 만에 안전에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서를 전달받고 곧바로 공사를 진행했기 때문입니다. 
 
정운현 
3일 만에 과연 제대로 된 안전진단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양아라
롯데가 안전진단 업체를 선정하는 것도 문제가 있었고요, 3일 만에 안전검사를 했다는 사실도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롯데월드몰 지하 1층 중앙 교차로 부근 천장에서 누수가 있었습니다. 기존 공영주차장과 제2롯데월드 주차장 출구의 연결 부위에서도 물이 새어 나왔습니다. 
        
정운현 
진동과 소음, 균열에 이어 이번에는 누수로 이어졌군요. 지난달에는 제2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수족관에서도 물이 샜죠? 
 
양아라
그렇습니다. 지난 11월 11일 아쿠아리움 수족관에 누수현상이 발견되었습니다. 수중터널 구간 인근의 벽에 7cm 가량의 균열이 생겼고, 물이 이곳에서 벽을 타고 흘러내렸습니다. 
 
정운현     
그런데 롯데가 이 사실을 ‘눈 가리고 아웅’ 하다가 들켜서 빈축을 샀죠?
 
양아라
네, 당시 롯데는 누수가 발생한 인근 구간에 ‘환경개선 작업 중’, ‘청소 중’ 이라는 글씨와 차단막을 쳐놓고 보수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그들로서는 당장은 위험하지 않다는 생각에서 그리 한 것인지, 관람객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리지 않고 보수 작업을 진행한 것입니다. 게다가 취재하는 기자의 카메라를 막은 것이 전부 방송되면서 말썽이 커졌습니다. 이 일로 아쿠아리움을 찾는 시민들의 안전보다는 롯데의 이미지를 보호 하는데 급급했다는 비난을 사기도 했습니다.  
   
정운현 
누수 건을 해명하던 아쿠아리움 시공업체의 말이 참 인상적이었죠. “세계의 다른 수족관들도 처음에는 미세한 누수가 발생하며 지속적인 보수를 통해 안정화 시킨다”. 이 분 얘기대로면 누수가 발생하는 것은 자연스런 것이라는 얘긴데요, 정말 안전에 문제는 없는 건가요?  
 
양아라 
꼭 그렇게 볼 수만도 없습니다. 국내 최대 규모인 제2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밑에는 고압이 흐르는 송파 변전소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대형 변전소 위에 아쿠아리움을 짓는다는 것은 흔치 않은 사례라고 합니다. 만약 수족관이 붕괴라도 된다면 엄청난 피해가 예상 됩니다. 
 
정운현
대규모의 정전 사태뿐만 아니라 감전에 의한 다수의 인명피해도 발생하겠군요. 붕괴의 위험성은 없는지 정밀한 안전점검이 필요해 보입니다.
 
양아라 
롯데측은 아쿠아리움이 7중 방수가 되어 있어서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만, 4000톤의 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내릴 경우 안전을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의 견해를 한번 들어보시죠.       

▶VCR. 오상근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정운현 
서울시는 어제 제2롯데월드 수족관과 영화관 영업을 정지시켰죠? 그리고 엊그제는 사망사고가 발생한 공사장의 공사도 중단시켰다면서요?
       
양아라
네, 그렇습니다. 이와 관련해 롯데는 보도자료를 통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는데요, 서울시의 영업정지 조치를 성실히 이행하고 안전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시와 롯데 측에 향후 안전점검 대책과 계획을 들어봤습니다.   

▶VCR. 서울시 건축기획과 김유식 팀장 인터뷰

▶VCR. 롯데그룹 홍보팀 박상섭 과장 인터뷰  
 
정운현
서울시는 지난 10월 제2롯데월드 저층부 임시사용 승인신청에 대해 조건부 승인 결정을 했었죠. 서울시가 내건 4가지 조건은 공사장과 주변 교통, 석촌호수, 건축물 안전대책 등이었습니다. 만약 이 조건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승인을 취소할 수 있다고 했었죠?      
 
양아라  
네, 그렇습니다. 아직 완공되지 않은 건물을 이용하는 자체가 안전한 일은 아닙니다. 2016년 완공 계획인 제2롯데월드는 롯데 측으로서는 영업 목적으로 세우는 건물이겠지만 이 건물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안전 문제도 중요하게 고려돼야 할 것입니다. 멀리서 봐도 한눈에 위치를 알려주는 고층건물을 흔히 ‘랜드마크’라 부릅니다. 제2롯데월드가 인근 주민들에게 ‘랜드마크’로 사랑을 받으려면 주민들의 안전과 편리성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또 배려해야 할 것입니다. 
   
정운현
우리 옛 속담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런 소용이 없는 짓을 일컬을 때 하는 말입니다. 실지로 소 잃고 외양간 고쳐봐야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소를 잃기 전에 미리 외양간을 고쳐둬야 합니다. 제2롯데월드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괜히 심술을 부리자는 게 아닙니다. 제2롯데월드 공사가 시작된 이후 주변에서 발생한 의문의 씽크홀을 비롯해 건물 내에서의 진동, 균열, 누수 등 이미 드러난 문제점만도 한 둘이 아닙니다. 부디 대형사고의 전조가 아니길 바랍니다. 이제라도 롯데측은 드러난 문제점을 꼼꼼히 점검하여 안전대책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서울시는 감독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해 제2의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제2의 성수대교 붕괴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야 할 것입니다. 양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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