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박관천 경정은 '정윤회 국정개입 문건' 작성 경위와 관련 "내가 이번에 나온 문건의 내용, 수사 과정에서 있었던 일, 문건 작성 경위 등에 대해서 일목요연하게 얘기하면 국민이 놀랄 것"이라고 폭로를 경고했다.
18일 <채널A> 보도에 따르면, 박 경정은 지난 16일 밤 입원해 있던 서울 도봉구 병원에서 검찰에 긴급 체포되기 한 시간 전에 <채널A>와의 통화에서 "어떤 경위로 작성이 됐고 왜 뭐가 문제인가. 언젠가는 내가 말할 날이 있을 거다."라면서 이같이 전했다.
그는 이어 "이 문건 가지고도 책 1권도 쓸 것”이라며 방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음을 암시했다.
지난 4일 검찰조사를 받고 나온 박관천 경정(사진출처-YTN 뉴스영상 캡쳐)
그는 또한 청와대 회유설을 주장한 한 모 경위에 대해 “민정에서 연락할 수도 있지. 연락 왔다는 것 가지고 저렇게 떠들고 난리면 나 같은 사람은 가슴이 터져 죽었게? 내 가슴, 입 속에 담겨 있는 것이 1억 배가 넘는데…”라고 분노를 드러내기도 했다.
박 경정은 "국민들이 진실을 알고 속이 후련해지는 기회가 있을 것이다. 언젠가는 내가 말할 날이 있을 거다."며 "아직 전반전도 아니다. 오픈 게임이다. 물바가지는 한번 새기가 힘들지 한번 새기 시작하면 그 바가지는 깨진다. 누군가 둑이 뚫렸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목소릴 높였다.
박 경정은 이어 "내 입은 ‘자꾸(지퍼)’다. 그렇기 때문에 조응천 비서관이 그런 민감한 일들을 다 시켰지. 남자가 그거 못 지키면 안 되는데. 요즘은 점점 이게 옳은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회의감이 든다.”며 "이렇게 (함구)하는 게 대통령에 대한 충성일지 모르겠지만, 10년 20년 후엔 아마 후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나아가 그는 "충성은 하는 사람뿐 아니라 받는 사람도 알아야 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회의감이 든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서영교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18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박관천 경정에게 얼마나 무서운 회유와 압박, 협박이 있을지 참으로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서 원내대변인은 "이 모든 일의 시작은 청와대, 암투의 정점도 청와대, 이것이 기록된 곳도 청와대, 이것이 나오게 된 곳도 청와대“라며 ”청와대가 암투의 시작과 끝"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검찰이 호위무사로 수습했다. 새누리당이 이중대로 모든 창구를 막고 있다.“며 청와대, 검찰, 새누리당을 싸잡아 질타했다.
한 경위에게도 심한 외압 있었나? 변호사 선임과정에서까지?
박 경정뿐만 아니라 한 모 경위와 관련해서도 회유와 압박, 협박이 있음을 암시하는 정황이 계속 언론을 통해 나오는 상황이다. 한 경위의 부인 박 모 씨는 지난 15일 <국민일보>와 17일 <MBN>과의 인터뷰에서 한 경위가 검찰 수사를 받을 때 수갑 찬 모습을 봤다고 거듭 증언한 바 있다.
또한 한 경위가 병원에 있다면서도, 그 병원이 어디인지 잘 모른다고 답한 바 있다. 앞서 17일 <조선일보>는 한 경위의 변호인이 "한 경위가 정신착란 증세를 보여 정신병원에 입원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 경위 부인마저도 자신의 남편이 어디 입원한지조차 모른다고 답한 것은, 한 경위 측이 압박에 시달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17일 JTBC ‘뉴스룸’은 한 경위가 취재진에게 자백하면 선처해 주겠다는 청와대 직원의 회유를 받았다고 털어놨다고 보도했다.(사진출처-JTBC 뉴스영상 캡쳐)
또한 변호인 선임과정에서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JTBC <뉴스룸>에 따르면 한 경위가 당초 故 최경락 경위와 공동변호인을 선임했다가, 다음날 이를 취소하고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자' 파동 때 청와대 측 변론을 맡았던 변호인 두 명을 선임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지난 3일 한 경위는 숨진 최 경위와 함께 서울의 한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가, 동시에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만큼 공동변호사를 선임했지만, 바로 다음날 "선임을 취소하겠다."고 해당 변호사에게 전했고, 얼마 뒤 한 경위는 황 모, 최 모 두 명의 변호사를 새로 선임했다.
황 변호사는 당시 채모 군의 정보조회를 부탁한 혐의를 받았던 조오영 전 청와대 행정관의 변호를 맡았었고, 최 모 변호사도 당시 수사선상에 올랐던 서초구청 임 모 과장을 상담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의 채동욱 검찰총장 찍어내기 의혹이 일었는데, 이는 채 전 검찰총장이 박근혜 정부의 아킬레스건이기도 한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을 성역없이 수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이들이 이번 사건에서도 청와대 측을 대변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만약 변호인 선임과정에서까지 회유, 협박 등이 있었다면, 더욱 ‘정윤회 국정개입 논란’과 관련한 파장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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