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조선일보>가 12일 '정윤회 국정개입 파문'과 관련, 사설을 통해 이례적으로 박근혜 정부를 맹질타하고 나섰다.
지난 7월 <대통령을 둘러싼 풍문>이란 칼럼을 작성해 ‘박 대통령 7시간 및 정윤회 의혹’을 처음 제기했고, 해당 칼럼을 인용해 기사를 쓴 가토 전 산케이신문 지국장의 검찰 기소까지 부른 원인제공을 한 당사자인 <조선일보> 최보식 선임기자는 이날자 칼럼 <졸장부 시대>를 통해 '정윤회 파동'에도 박 대통령 눈치보기에 급급해하는 김무성-이완구 등 새누리당 지도부와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장을 '졸장부'로 부르며 질타했다.
지난 7월 ‘박 대통령 7시간 및 정윤회 의혹’을 처음 제기했던 ‘조선일보‘ 최보식 선임기자는 12일 ’졸장부 시대‘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김무성, 이완구, 김문수 등 새누리당 지도부를 질타했다.
최 선임기자는 이들이 “박 대통령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진다.”며 김무성 대표에 대해선 말하라고 자리를 깔아줄 때는 “대통령과 우리 새누리당은 한 몸”이라며 침묵하고, 돌아서서는 “만약 잘못된 것이 있다면 당에서 청와대에 반드시 시정을 요구하겠다.”고 말한다면서 “이렇게 다른 말을 하는 것은 초등학생들조차 유치하게 여긴다."고 힐난했다.
이어 그는 박 대통령에게 “대통령 각하를 중심으로” “대통령 각하께 박수” 등 ‘각하’ 호칭을 남발한 이완구 원내대표에 대해선 "'각하'를 떠받드는 그가 총리가 된들 본인의 지위 빼고는 무엇이 달라질까 하고 사람들은 생각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박 대통령의 모교 서강대에 가서 “박 대통령이 자랑스럽지 않냐”고 말했다가 서강대생에게 혼쭐이 난 김문수 혁신위원장에 대해선 "원래 소신인지, 이제부터 생각을 바꾸기로 한 것인지 알 수 없다.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비굴해지는 가장에게는 연민의 정이라도 들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여당 지도자들이 무엇에 홀려 있거나 취해 있는 게 틀림없다."면서 "국민의 신임을 얻어 국민 속에서 일어서려는 게 아니라 유별난 구애(求愛)의 몸짓으로 대통령의 점지만 기다리고 있다. 아무리 '졸장부 시대'이지만 새누리당이 이들을 내세워 재집권하려고 들까 봐 식은땀이 날 정도다."라는 독설을 퍼부었다.
또한 <조선일보>는 이날자 사설 <대통령 가신·동생 세력 권력 충돌 갈수록 가관이다>를 통해 "지금 청와대 전·현직 간 다툼은 박지만 씨를 등에 업은 '대통령 동생 쪽 사람들'과 대통령의 정계 입문 초기부터 보좌해 온 '가신(家臣) 그룹' 두 패로 나눠져 이전투구를 벌이는 양상"이라며 "양측은 체면이고 뭐고 가리지 않고 공개적인 혈투(血鬪)를 불사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조선일보’는 12일자 ‘대통령 가신·동생 세력 권력 충돌 갈수록 가관이다’라는 제목의 별도 칼럼을 통해 박근혜 정권을 ‘무소신·무기력·무책임한 정권’이라고 질타했다.
사설은 "양측은 서로 자신은 피해자이고 상대가 국정 농단 세력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 눈에는 다 똑같은 사람들"이라면서 "문제는 여권에는 이런 권력 투쟁을 막거나 입바른 소리라도 할 수 있는 사람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청와대 비서실장과 수석들은 어떻게든 이 싸움에 휘말리지 않으려고 눈치만 볼 뿐이다.“라고 지적한 뒤 ”새누리당 역시 정윤회의 '정'자(字)나 박지만의 '박'자를 입에 올리는 것조차 피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청와대의 행태도 꼬집었다. 사설은 “청와대에서 국가 공문서가 수백장 흘러나왔다는 것은 지난 4월, 5월, 7월에 연거푸 확인됐다.”며 “그런데도 청와대 안팎의 누구도 사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교통정리하지 않았다”고 비판한 뒤, 이제 와서 “찌라시 수준이어서 무시했다.”고 변명하는 청와대를 비판했다.
끝으로 사설은 "이렇게 무소신·무기력·무책임한 정권이 앞으로도 3년 넘게 이 나라를 끌고 가야 한다는 사실이 걱정스럽다."며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라며 개탄하기도 했다.
최근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의 언론들까지 ‘정윤회 국정개입 파문’을 앞다투어 보도하는 것을 보면, 박근혜 정권에 대한 실망감과 함께 ‘빨리 사태를 수습하라’는 압박으로도 해석된다. 이는 차기 총·대선에서 새누리당이 승리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드러낸 것으로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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