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KBS 새노조(본부장 권오훈)는 30일 방송통신위원회가 KBS 신임이사장으로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전 핀란드·러시아 주재 대사)를 청와대에 추천한 것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며 이를 ‘낙하산 이사’로 규정하고 ‘절대 반대’입장을 드러냈다.
이들은 이날 <박근혜 정권의 KBS 장악 야욕 아직 못 버렸나?>라는 성명서를 통해 “이인호씨를 청와대가 개입해 기획한 낙하산 이사로 규정하고 절대 반대한다”면서 “전광석화처럼 진행되는 이사 선임절차 뒤에 청와대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다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임기를 1년여 남긴 시점에서 이길영 이사장의 석연찮은 전격사퇴, 절차와 검증을 무시한 발빠른 방통위의 선임일정, 청와대 입맛에 맞는 인물 내정까지 일련의 흐름은 KBS를 장악하겠다는 박근혜 정권의 기획 하에 퍼즐처럼 짜 맞춰지고 있다”고 지적한 뒤 “밖에서는 방통심의위원회를 통해 문창극 보도 중징계로 정권비판에 재갈을 물리고, 안으로는 KBS이사회에 청와대의 심복을 심어 서서히 KBS 목줄을 쥐겠다는 게 아니냐”고 비난했다.
이들은 이인호 신임 이사장 후보자를 “편향된 역사관을 소유한 인물”로 규정한 뒤 “TV조선 회장이라면 몰라도 공영방송 KBS의 최고의결기구의 이사로는 부적합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 후보자가 “박근혜 정권이 들어서면서 종편에 자주 출연해 식민지 근대화론에 기반한 뉴라이트 역사인식을 설파하며 박근혜 정부를 적극 옹호해왔다”면서 “세월호 참사 이후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뜨거워지던 5월 9일 TV조선에 출연해 대통령 옹호발언을 서슴지 않으며 ‘온 국민이 정신을 차리고 자기자리에서 잘해야 한다’는 식의 훈장님 말씀을 쏟아냈다”고 지적했다..
또한 특히 문창극 전 총리후보자가 ‘일제의 식민지배와 남북분단은 하나님 뜻’ 이라는 반민족적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이 후보자의 찬양일색 발언을 문제삼았다.
이 후보자가 “TV조선에 6월19일 출연해 문창극 총리후보자의 전체 강연은 ‘감동적’이었다며 반민족 운운하는 자는 제 정신이 아니다라는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면서 “각종 특종상을 휩쓴 KBS ‘문창극 보도’에 대해 중징계를 하겠다는 뉴라이트 박효종 방송통신심의위원장과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인식에 어이가 없을 뿐”이라고 힐난했다.
이들은 “청와대가 낙하산 이사 투하를 중단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현 사태를 박근혜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음모로 규정하고 정권에 맞서 싸울 것”이라면서 “청와대와 박근혜 대통령은 KBS이사회 장악을 통해 다가올 총선과 대선의 홍위병으로 쓰겠다는 야욕을 즉각 버리라”고 경고했다
KBS 내에 이러한 우려가 쏟아지는 것으로 볼 때, 박효종-이인호 양대 ‘뉴라이트’ 인사들을 내외로 배치해, 길환영 전 사장을 몰아낸 이후 변화의 조짐을 보이려하는 KBS를 예전처럼 ‘정부의 나팔수’로 길들이려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인호 “문창극 강연보고 감동받아..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사람”
한편 이 후보자는 지난 6월 19일, TV조선 <시사토크 판>에 출연해 문창극 전 후보자의 교회 강연 동영상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면서 “강연을 대하는 태도나 눈빛, 강연 준비 자세를 봤을 때 정말 나라를 사랑하고 민족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며 큰 논란을 일으켰다.
8월 30일 KBS 새노조 성명서 중(6월 19일 TV조선 <시사토크 판> 중)
이어 “강연 내용 중에는 비기독교 인이 보면 오해할 부분이 약간 있다”면서도 “강연 전체를 보고 반민족주의자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이상할 정도"라며 문 후보자를 적극 옹호했다.
나아가 “인사청문회 전에 마녀사냥 식으로 사람을 반민족주의자, 그리고 아베와 같은 사람이라고 몰아붙이는 경위 자체가 오싹하다”면서 “지적으로 도덕적으로 읽어보지도 않고 남의 얘기만 듣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 뒤 “증거 없이 몰아붙이는 건 마녀사냥"이라고 힐난했다.
이인호 “세월호 참사는 정부책임이 아닌 국민모두의 탓”
이 후보자는 지난 5월 9일 TV조선 <시사토크 판>에 출연, 세월호 참사에 대해 무능·무책임으로 일관한 박근혜 정부에 쏟아지는 질타에 대해 “대통령이 바뀐다고 문제가 다 해결된다면 왜 못하겠는가. 정쟁의 모습일 뿐”이라면서 “대통령을 중심으로 있는 힘을 다해 문제를 해결하는데 힘써야 한다”며 적극 정부를 두둔하는 발언을 했다.
이어 “책임전가를 대통령에게 하고 있는데, 상징적으로 대통령에게 할 수밖에 없지만 참사에 대한 사과를 더 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그것보다 국가의 위기 상황에서 무엇이 우선순위인지를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대통령과 정부만 바뀌어서는 안 된다. 온 국민이 정신을 차리고 자기 자리에서 잘 해야 한다”며 “이번 세월호 참사가 우리 사회를 자각시키는 경종이 되었다고 본다”라고 지적해, 박근혜 정부의 참사 관련 무능·무책임에 관한 문제를 국민 전체로 돌리는 듯한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인호 “<백년전쟁>은 역사왜곡..나라 발전시킨 분이 반민족세력이라니?”
이인호 후보자는 지난해 3월 15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민족문제연구소가 지난 2012년 제작한 다큐 <백년전쟁>에 대해 ‘역사왜곡‘하는 영상이라며 강하게 비난한 바 있다.
당시 이 후보자는 “나라를 건국하고 발전시킨 분들 자체를 반민족 세력이라 규정하고 대한민국 건립에 반대했던 사람들은 민족주의자로 부각시키는 영상이 나온다”면서 “내용을 보면 마치 이완용부터 대한민국이 연결되는 것 같이 그려놓는 등 분명한 의도를 가지고 사실과 다른 내용이 전체 영상에 담겼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 2013년 3월 15일자-(미디어오늘 8월 30일 기사 이미지 중)
이 이사장은 이 영상들이 “(인터넷이라는) 강력한 매체를 타고 의도적으로 왜곡된 내용이 버젓이 돌아다니고 있다”면서 “이건 완전히 국가에 대한 도전행위”라고 지적한 뒤 “역사를 교란시키기 위한 목적이 있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이인호 “이승만, 좌익의 반대를 무릅쓰고 나라를 지킨 분”
이 후보자는 지난해 10월 8일 TV조선 <시사토크 판>에 출연해 이승만 전 대통령이 "만약 대한민국을 세운 것이 잘된 것이고 참 고마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좌익의 반대를 무릎 쓰고 나라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을까는 생각을 한다면 (이 전 대통령의) 실수를 용납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여유가 생길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어 “이 나라를 만든 것이 잘못이라고 생각한다면 모든 것이 오류로 보일 것”이라면서 어떤 이들은 “대한민국을 세운 게 이승만 대통령의 죄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적극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나아가 과거 다큐 <백년전쟁>을 주도했던 사람들을 ‘좌경화세력’이라 주장한 뒤, 이들이 역사교과서 논쟁을 주도하고 있다면서, 이런 역사 교과서에서도 대한민국 파괴공작을 벌이는 세력들이 참여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또한 그가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 초기 논란을 일으켰던 ‘광복절을 건국일로 제정하자’는 운동을 펼친 ‘건국60주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을 역임한 적이 있었던 만큼, 앞으로도 논란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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