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지난 대선 정치댓글 공작으로 불법대선 개입을 해 큰 물의를 일으킨 바 있는 국군사이버사령부의 최고 수장이었던 연제욱, 옥도경 전 사령관 2명을 포함한 군 관계자 21명이 19일 군 형법상 정치 관여 혐의로 형사입건됐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이날 사이버사 심리전단 댓글의혹 수사발표를 통해 "연제욱·옥도경 전 사이버사령관을 포함한 정치 글을 작성한 심리전 요원 21명을 정치관여 특수방조(군 형법상 정치관여죄)혐의로 형사입건해 군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사본부는 "사이버사 심리전단 요원들이 단장의 부당한 지시와 위법성 인식 부족으로 인해 정상적인 작전범위를 벗어나 일부 특정 정당 및 정치인을 언급했고, 사령관들은 이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서 "두 사령관은 대남 사이버심리전 대응작전결과를 보고받는 과정에서 일부 정치적 표현이 포함됐지만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아 심리전단요원들에게 정치적 표현도 용인할 수 있는 것으로 인식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군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 소속 요원들이 지난 2012년 대선 기간 중에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들의 의견을 비판 또는 지지한 글이 모두 7천100여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중간수사 때의 2천1백여 건보다 5천여 건이 늘어난 것이다.
국정원이나 외부의 지시는 없었다? 또 개인적 일탈?
하지만 국정원이나 외부의 지시 및 조직적 대선개입은 없다고 자체적으로 결론내리면서, 중간수사 결과를 뒤집는 것도 모자라 또다시 꼬리 자르기 수사라는 질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군 당국이 정치적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간수사와 최종수사에서 8개월이라는 간격을 둔만큼 속도조절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지난해 12월 조사본부는 사이버사령부 정치 글 게시 의혹 관련 ‘중간 수사결과 발표'에서 '정치 글' 작성을 시인하며 몸통으로 이모 사이버심리전 단장을 지목하면서도 "전·현직 사령관은 사이버심리전 단장에게 정치관여 지시를 한 적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혀 연제욱, 옥도경 두 전 사령관은 혐의가 없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사이버사 심리전단의 정치 개입 행위를 이모 심리전단장의 개인적 일탈이었다고 치부하면서, 대선개입은커녕 국방부 장관의 지시와 국정원과의 연계도 전면 부정해 ‘꼬리 자르기’ 등 많은 질타를 받은 바 있다.
한편 지난달 21일 KBS의 보도에 따르면 “조사본부는 사이버사가 대북심리전단 아래 3개 조직을 두고 1대는 정보 수집, 2대는 정치 글 게시, 3대는 대응 논리 개발을 전담해 왔다”고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과 국군사이버사령부.. 불법 대선개입의 양축으로 질타받아
지난해 6월 국정원이 댓글공작을 통해 대선에 개입한 사실이 확인되어 강한 비난을 받아 전국에서 이를 규탄하는 촛불집회가 이어졌고, 또한 지난해 10월에는 국군사이버사령부가 국정원과 마찬가지로 조직적인 댓글공작을 한 사실이 확인되어 강한 질타를 받았다. 나아가 ‘댓글로 불법당선된 박근혜는 사퇴하라’는 여론도 강하게 일었다.
사이버사령부는 군 차원의 사이버 안전의 필요성을 목적으로, 이명박 정부 때인 지난 2010년 1월 창설된 바 있다. 처음에는 4~500명 정도였으나 2012년에 1천명으로 늘어난 바 있다.
한편 지난해 11월 20일, 김광진 새정치연합(당시 민주당) 의원은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댓글 알바팀'을 운영해 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 민심의 향방을 바꾸기 위해 설치했다가, 이후 내부 문제로 해체한 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취임한 이후 국정원 내부에 설치됐다는 전 국방부 사이버사령부 고위관계자 증언을 인용해 이같이 주장한 바 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이 관계자는 "이 모든 것(국방부 사이버사령부의 심리전단 운영)은 원세훈(전 국정원장) 때 계획된 것으로 이명박(대통령) 시절 (원 전 국정원장이) 청와대에서 쫓겨난 댓글 알바팀을 원 전 국정원장이 국정원으로 가져온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 의원은 국군 사이버사령부가 대북심리전의 일환으로 제작해 인터넷상에 게시한 이미지 자료들을 전격 공개한 바 있다.
김 의원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이들 이미지 자료를 김관진 당시 국방부장관에게 보여주며 "대북심리전이 뭔지 확인해봐라. 대한민국 군인들이 이런 그림을 사이트에 올려서 군의 위신을 높인다 하고 국방부장관을 칭송하는 게 대한민국 국민에게 필요한 일이냐"며 "사이버사령부에서 이 많은 자료들을 국민의 세금으로 군인들이 동영상과 UCC, 그림과 댓글과 트위터로 실어 나르고 있는 것"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당시 김 의원이 공개한 국군사이버사령부가 만든 이미지들은 영화포스터를 패러디하거나 웹툰 형식으로 제작된 이미지 자료를 보면 말 그대로 가관이라 할 수 있다.
‘간도특설대’ 출신 백선엽 전 장군의 친일행적을 지적한 바 있는 김광진 의원을 ‘북한의 조커’로 매도한 바 있고, 김광진·임수경 새정치연합 의원과 이석기·김재연 진보당 의원을 '매를 버는 얼굴들'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저녁이 있는 삶’을 강조했던 손학규 전 새정치연합 상임고문을 무상복지로 젊은이들을 낚는 포퓰리스트로 매도했다. 또한 한미 FTA를 반대하는 정치인들을 비하하기도 했다.
더불어 <한겨레신문>에 대해서도 '한괴뢰신문' '로동신문 남조선지부 한걸레'라고 매도하기도 했다.
한편 이명박 전 대통령을 ‘수퍼맨’으로 찬양하고 김관진 전 장관을 ‘영웅’으로 묘사하는 것을 비롯, 지난해 갖은 비리 의혹으로 낙마한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를 ‘손자병법의 달인’으로 묘사하는 등 낯 뜨거운 칭송 일색이었다.
또한 지난달 21일에는,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가 내세웠던 캐치프레이즈인 ‘사람이 먼저다’를 ‘북한이 먼저다’로 바꿔 트위터에 게시·배포한 사람이 사이버사령부 대북심리전단(530단) 소속 김 모 하사인 것으로 확인되어, 큰 물의를 일으켰다.
사진 출처- 김광진 새정치연합 의원 공개자료, KBS 뉴스 캡쳐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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