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원자력발전소 안전 매뉴얼'에 주민대피요령 보다 언론대응요령이 4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원전 파업 시엔 청와대에 바로 연락토록 해놓고, 방사능 누출 사고 땐 '국가안보실'을 통해 우회적으로 보고하게 돼있었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화성병)이 13일 '원전안전 분야 위기관리 표준매뉴얼'을 분석한 결과 주민대피요령은 2쪽 분량으로 부실한데 비해 언론대응요령은 9쪽 분량에 지침까지 세부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원전 안전 매뉴얼은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동으로 작성하는 안전 지침이다.
매뉴얼에는 언론대응요령으로 "감동적인 휴먼스토리를 발굴하라" "여성은 화려한 액세서리, 짙은 화장 등 거부감 있는 옷차림을 자제하라" 등 의도적인 연출을 하라는 얘기나, 성차별적인 대응 사항이 적혀 있다. 반면 주민대피요령은 "건물 내에서 생활" "외출 시 비를 맞지 않도록 주의" 등 기초적인 수준에 불과헀다. 또, 세월호 사건을 의식한 듯 당시 사례를 초기 브리핑 예시로 들기도 했다.
비상연락망도 우선순위가 잘못됐다. 매뉴얼은 원전이 파업으로 가동 중단되면 ‘청와대 비서실’을 통해 청와대에 직접 보고하도록 했다.
그러나 방사능 누출 사고가 나면 '국가안보실'에 연락하도록 했다. 그러나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현 주중대사)이 세월호 사건 당시 "국가안보실은 재난 관련 콘트롤타워가 아니다"라고 말한 만큼 원전 사고 보고체계가 정부의 기존 주장과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
권칠승 의원은 "국민 안전을 책임져야 할 정부가 현장대응‧주민보호보다 여전히 외부 평판을 더 중시하고 있다."며 "특히 정부 부처가 매뉴얼에 파업시에만 청와대 연락망을 등재한 것이, 원전사고 시 청와대에 보고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면 주민 안전을 그만큼 도외시한다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비판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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