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청와대는 지난 2일(현지시간) 박근혜 대통령 이란 방문을 계기로 ‘제2의 중동붐’을 조성하는 초석을 다졌다고 자화자찬했다. 30개 프로젝트에서 양해각서(MOU) 및 가계약 체결 등을 통해 371억달러를 수주할 수 있으며, 구두합의 사업까지 합치면 수주액은 약 52조원에 달한다고 안종범 경제수석은 강조했다.
그러자 대다수 언론들이 청와대의 발표를 받아쓰며 <이란서 52조원 ‘잭팟 수주’ 발판…靑 “역대 최대 경제성과”> <371억달러 이란시장 열린다… 철도·도로·물관리·의료 등 ‘잭팟’> <‘52조원 잭팟’ 터뜨린 朴대통령 이란 세일즈> <최대 경제사절단…제2 중동붐 교두보 확보> 등 앞다투어 앵무새처럼 대서특필했다.
그러나 대부분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MOU(양해각서) 체결이 대부분이라, 경제성과를 지나치게 부풀렸다는 질타를 받고 있다. 복권 하나 샀는데, 마치 1등 당첨된 것처럼 부풀리고 있는 셈.
김빙삼(김영삼 전 대통령 패러디) 트위터 내용 중
앞서 MB정권은 자원외교 등으로 96건의 MOU를 맺었다며, 마치 대단한 외교적 성과를 거둔것처럼 각종 언론을 통해 자화자찬했지만 이 중 본계약으로 이행된 것은 16건에 불과했다. 그리고 이같은 자원외교로 수십조원의 천문학적인 혈세를 낭비했다는 질타를 받고 있다. 결국 전 정권에서 하던 수법을 그대로 쓰고 있는 셈인데, 전례가 있는 만큼 이같은 뻥튀기 수법을 눈치 챈 여론도 적지 않다.
“30건중 ‘법적 구속력 있는’ 계약은 6건뿐” “이란이 언제든지 다른 나라와 똑같은 내용으로 MOU 체결할 수도”
지난 3일 <뉴스타파>는 <난데없는 '잭팟'…낯뜨거운 대통령 외교 부풀리기> 리포트에서 “청와대는 마치 박근혜 대통령의 정상외교로 우리나라가 역대 최대인 42조 원을 벌 것처럼 선전했다. 더구나 이 42조 원은 대부분 구속력이 없는 양해각서(MOU) 등에 기반했거나, 막연한 장밋빛 전망에 의해 추산된 수치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란 대통령실은 "이란과 한국이 19건의 협정을 체결" "한국기업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수 있게 됐으며" "기술이전도 받을 수 있게 됐다"고만 전했다고 강조했다. 또 이란 언론의 보도는 역으로 한국이 이란에 25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는 점만 강조했을 뿐, 청와대처럼 42조원을 수주할 것이라는 내용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또 <경향신문>도 2일자 <“에너지·철도 수주” 30건 중 ‘법적 구속력 있는 계약’ 6건뿐> 제목의 기사를 통해 아무런 구속력이 없는 MOU의 한계를 짚으면서 청와대가 371억 달러 수주가 가능하다고 장담한 30개 프로젝트 중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것은 6건 뿐이라고 꼬집었다.
JTBC <뉴스룸>도 지난 3일 <팩트체크/'경제 외교' MOU의 의미는?> 제목의 리포트에서 "외교부에서 정리한 건데 조약이 이제 가장 격식과 구속력이 있는 것이다, 그다음에 헌장, 협약, 의정서 그리고 제일 마지막이 양해각서 MOU"라며 "MOU를 해놓고 나중에 서로 좀 이해를 관계를 따지다 보니까 이건 계약까지는 아니겠는데 하고 해서 취소하는 경우도 많다"라면서 청와대의 '성과 부풀리기'를 꼬집었다.
또 청와대가 발표한 프로젝트 30건 중 "법적으로 약속이 된 것은 가계약 상태인 2건 그다음에 GA라고 해서 일괄 정부계약 1건, 그리고 업무협력합의각서 맺은 것, 해서 6건뿐"이라며 구체적인 분석도 제시했다. 나머지들은 양해각서인 MOU나 합의각서인 MOA임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MOU나 MOA나)비슷한 성격이어서 이것은 법적인 구속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란이 언제라도 다른 나라와 똑같은 내용으로 체결할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같은 부풀리기 발표를 꼬집는 일부 언론들에 대해, 새누리당은 반발하며 12일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적극 박 대통령을 감쌌다.
이장우 새누리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일부 정치인과 언론이 박 대통령의 이런 순방 성과를 부풀리기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성과 부풀리기의 근거로 든 3건의 MOU는 무산된 것이 아니라 추가 협상이 진행중인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여론을 호도하는 것은 국가의 신뢰를 떨어트리고 우리 기업의 활동을 위축시키는 위험천만한 행태”라면서 “경제의 막힌 숨통을 틔어 보겠다는 대통령과 기업들의 피땀 어린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태는 국익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다”고 항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