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480여 개 시민사회 단체로 구성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 네트워크가 7일 서울 도심에서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강행을 규탄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 규탄 4차 범국민대회’를 개최했다. 빗줄기가 쏟아지는 날씨에도 시민사회단체 회원과 전교조 조합원, 대학생 등 500명은 집회장소인 청계광장을 가득 메웠다.
항일독립운동단체 회장인 김원웅 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안중근 의사가 이토히로부미를 처단할 때 밝힌 15가지 이유 중에 하나는 조선이 역사를 가르치지 못하게 하고 조선의 교과서를 빼앗아다 불태운 죄”였다며 “만약 이 시대에 안중근 의사가 살아계셨다면 박근혜 정권에 폭탄을 던졌을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어 “친일을 미화하고 독재를 찬양하는 교과서로 자라나는 세대를 가르치려고 하는 것은 미래세대를 향한 범죄행위”라며 “박근혜정권은 야당과 싸워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역사의 진실과 싸우다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질타했다.
장순향 서울민주행동 상임대표 “우리가 지금 박근혜의 신유신 독재를 목도하고 있다”며 “자신의 정권연장을 위혀 역사도 국민도 심지어 민주주의까지 짓밟는 가장 나쁜 정권인 박근혜정권을 더 이상 두고 봐서는 안된다”고 목청을 높였다.
“시민사회, 국정화 맞서 한국사 제대로읽기 캠페인 펼칠 것”
시민사회를 대표해 발언자로 나선 권태선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간신히 구해놓은 한국사 국정교과서 집필진이 성희롱으로 물러나는 현실을 보면 그들이 만들려고 하는 역사교과서가 어떤 꼴이 될 것인지는 뻔하다”며 “결국 국정교과서는 사산되거나 만들어져도 기형적인 물건이 되고 말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 대표는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을 문제 삼기 위해서는 우리가 역사교과서를 제대로 만들어야 하는데 국정화 교과서로 어떻게 일본에 역사교과서를 똑바로 만들라고 할 수 있겠느냐”며 “박근혜정권 스스로 자신의 발판을 무너트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국민 여러분들께서 다시는 거짓의 역사가 우리를 지배하는 시대를 용인해서는 안 된다”며 “시민사회는 기존의 역사교과서를 통해 우리가 무엇을 자랑스럽게 여겨야 하고 부끄럽게 여겨야 하는지 제대로 공부하는 한국사 제대로 읽기 운동을 펼쳐나가겠다”고 주장했다.
세월호 참사 단원고 희생자 박성호 군의 엄마 정혜숙 씨는 “국민을 저버린 정부가 가르치는 사람도 배우는 사람도 싫다고 하는 국정교과서를 강요하고 있다”며 “지금 우리는 아이들마저 거리로 나와 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어처구니없는 참상을 지켜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파시즘 전체주의 국가에서나 볼 수 있는 지금의 만행을 그냥 지켜보고 지나간다면 세월호 참사로 유가족이 되어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가족들처럼 온 국민들이 삐뚤어진 역사 속에서 그들의 독재에 아픔을 겪게 될 것”이라며 “세월호에서 희생된 아이들을 잊을 수 없듯 국정교과서로 수많은 아이들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부끄러운 것은 잘못된 역사교육 아닌 박근혜정권
권명숙 서울청년네트워크 대표는 “얼마 전 교육부가 만든 웹툰을 보면 잘못된 역사교육으로 청년들이 한국을 부끄러워하고 떠나고 싶어한다고 했다”며 “그러나 현실은 국민의 의견을 무시하는 박근혜 정권 때문에 부끄러워하고 금수저가 아닌 삶, 노력해도 바뀌지 않은 삶 때문에 떠나고 싶어한다”고 반박했다.
권 대표는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이어 노동개혁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며 “박근혜 정권이 말하는 노동개혁이란 사장의 마음에 안 들면 마음대로 쉽게 해고하고 노동자들은 평생 비정규직으로 살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정화저지네트워크는 ‘국정역사교과서 불복종 시민운동’을 펼쳐나가자며 역사학자와 역사교수들의 집필거부, SNS에 국정화반대 인증샷 올리기와 현수막 및 스티커 붙이기, 1인시위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또한 ‘집회시위 제대로’라는 앱을 개발했다고 밝힌 뒤 불안해 하지 말고 집회에 참가해서 당당하게 권리를 주장하자고 말했다.
7시께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국정화를 철회하라' '역사쿠데타를 멈춰라' '친일독재 교과서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며 청계천-종각-을지로 2가를 지나 시청으로 이어지는 약 1.3km 구간의 행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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