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24일 결혼 준비단계부터 육아 문제까지 국가의 지원 방안이 담긴 '신혼부부지원 특별법' 제정에 들어갔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저출산 고령화와 맞물려 있는 ‘5포(연애·결혼·출산·취업·주택 포기) 세대’의 문제를 국가 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이와 같은 특별법 제정을 위한 <결혼 못 권하는 사회>라는 제목의 토론회가 26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신혼부부지원 특별법 제정을 위해 ‘결혼 못 권하는 사회’라는 주제의 토론회가 열렸다.(사진-길바닥저널리스트)
새정치민주연합의 정책위 수석부의장을 맡고 있는 홍종학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청년들이 결혼하지 못하는 이유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라면서 “이제 더 이상 청년들에게 왜 결혼하지 않느냐, 이렇게 추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님을 말씀드린다.”라며 토론회 제목을 <결혼 못 권하는 사회>로 정한 이유를 밝혔다.
홍 의원은 이 문제에 대해 “국가가 목소릴 높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80명이 모여서 ‘집 한채 포럼’을 출범시켰다고 설명했다.
발제자로 나선 <결혼불능세대> 저자인 윤범기 <MBN> 기자는 ‘주거형태가 월세, 고용형태가 비정규직’ 두 가지가 결합되면 결혼불능세대로 갈 수밖에 없다고 운을 뗐다.
그는 청년들의 어려움으로 ▲치솟는 전세값 ▲절반 이상의 비정규직 ▲막대한 결혼식 비용(예식장, 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등)이 드는 것을 지적한 뒤, 집을 구매할 때 부모에게 손을 벌리거나 은행에 돈을 대출받게 되면 굉장히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윤 기자는 ‘월세로 (결혼생활)시작하겠다. 다이아 반지하지 않겠다. 결혼식은 구청에서, 스튜디오 사진 찍지 않겠다. 부모지원 받지 않겠다‘ 등을 골자로 하는 ’신혼부부 자기선언’이 필요하다면서, 이에 대해 기성세대들을 설득하는 ‘이슈파이팅’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연구위원은 현재 놀라울 정도로 미혼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30대 초반의 미혼률이 10년 사이에 3배(30%대로)나 뛰었고, 20대 후반에서도 미혼률 35%에서 70%까지 뛰었다고 설명했다.
최 위원은 이에 대해 “현재 희망하우징이나 행복주택은 신혼부부나 대학생을 중심으로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저소득청년가구에 대한 주거복지가 강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거대책이 없지는 않지만 결혼 못하는 세대에 대해선 지원이 부족해 주거빈곤이라는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고은 <베이비뉴스> 기자는 ‘웨딩푸어’ 문제점을 지적했다. 4시간하는 결혼식에 하객 500명을 부르면 2500만원이 나가는 등 부르는 게 값인 웨딩업계의 고비용, 이와 같은 예식산업을 단속해야할 정부의 의지부족과 혼주들의 욕망까지 겹쳐져 ‘웨딩푸어’가 양산된다고 주장했다.
황현숙 서울시직장맘지원센터장은 워킹맘의 직장 내 고충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임신하는 것 자체가 축복받아야하는 일임에도, 막상 직장에선 임신했다고 말하기 어렵다. ‘언제 그만둘거냐’ ‘당신 때문에 다른 직원이 불편하다’ 등의 압력들이 직장생활할 때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출산을 앞두고 출산휴가, 재계약 등에 대한 문제가 뒤따른다.”며 “결혼한 이후에도 가정을 지켜주는 것도 참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국민사랑의회 여성가족국민위원장은 “여성 청년층은 실업률의 증가는 물론, 남성중심의 기업문화, 여성의 노동가지 평가절하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남성은 주생계부양자, 여성은 보조생계부양자로 인식해 여성을 돌봄전문가로 인식하고 있다. 일과 가족 양립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양육문제에선 여성에 과도한 책임을 지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프랑스 정부는 임신출산에 대한 모든 비용을 지원하고 자녀수당을 지급한다. 자연스럽게 출산률과 여성취업률이 증가하고 있다.”며 “국가의 책임과 기업의 책임을 명백히 규정해 개인에게만 책임을 전가하지 않는다.”고 국가와 기업이 양육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는 프랑스의 사례를 설명했다.
한길우 무언가 대표는 “젊은 층 연애에 대해 스펀지적인 것이 하나도 없다.”며 “(국회의원같은) 가진 위치에 있는 사람에서 결혼 문제 풀면 답 없다.”고 지적한 뒤 “결혼을 못하는 것이 아닌 '안하고' 싶은 사람도 설득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토론회를 관람하고 있는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오른쪽),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왼쪽)(사진-길바닥저널리스트)
새정치민주연합이 추진 중인 '신혼부부지원 특별법'에는 결혼식의 고비용 시장구조를 대폭개선하고 신혼부부에게 임대주택 우선 공급,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제도 등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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