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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준표 아저씨. 내 밥 빼앗지 마이소
등록날짜 [ 2015년03월20일 10시47분 ]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이기명칼럼】밥도 먹고 공부도 하고 싶어요
 
주머니에 용돈 몇 푼이라도 있으면 배도 안 고프다. 텅 비어 있으면 더 배가 고프다. 중고등학교 시절 때 체험이다. 잘 사는 애들은 한 끼쯤 굶는 거 별거 아니나 가난한 집 애들은 배고프면 너무 서럽다. 배고픈 설움을 뼈저리게 느낀 홍준표 지사가 잘 알 것이다. 시집살이 호되게 한 며느리가 못 된 시어미 된다더니 애들 밥 먹는 거 가지고 왜 이러느냐. 부모들이 화났다. 내가 ‘준표’ 내놔라.
 
■밥 먹으러 학교 가느냐
 
경상남도 아이들의 점심이 이상하게 됐다. 전에는 점심밥 걱정 없이 학교에 다녔다. 잘 사는 애, 못 사는 애 가릴 거 없이 식판에 점심밥 받아서 사이좋게 먹었다. 이제부터 다르다. 잘 사는 애들은 돈 내고 점심밥 먹지만 급식비 낼 돈이 없어 점심 못 먹는 애들은 어느 분 말씀대로 냉수로만 배를 채울지 모른다. 흐르는 수돗물처럼 눈물은 안 흐를까. 고약하다.
 
그토록 경상남도가 거덜이 날 정도였던가. 급식비 예산은 명박산성이 아닌 ‘준표산성’ 뒤로 사라졌다. 여론조사 결과 도민들의 60%가 ‘지사님 아니되옵니다’라고 했다. 돈 많은 부자들이야 급식비가 아무리 비싸더라도 무슨 문제랴. 없는 애들이 문제다. 홍준표 지사도 고백했듯이 자신은 점심을 못 먹고 수돗물로 배를 채웠다고 고백을 했다. 국민 알기를 졸로 안다. 그러나 장기 두어 봤나. 졸에 포위된 궁이 비참한 최후를. 국민은 위대하다.
 
경남지역 학부모들이 지난 19일 도의회 앞에서 무상급식 재개를 중단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제공 - 신문고뉴스)

 
배가 고파 물만 먹은 한이 홍준표 지사로 하여금 이를 악물고 공부를 하도록 해서 개천에서 용 나듯 고등고시 합격하고 국회의원 되고 도지사 되었다. 못 살던 놈 밥 좀 먹게 되면 가난한 옛날은 싹 까먹는 것처럼 ‘학교에 밥 먹으러 오느냐’고 야단칠지 모르지만, 용이 돼도 미꾸라지 쩍 생각은 해야 하는 게 사람의 도리고 특히 대권 꿈까지 꾼다는 분이야 당연히 가난한 국민을 배려해야 하는 게 아닐까? 역시 봉황의 생각을 이해 못 한 탓인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홍준표 경남지사가 설전을 벌였다고 언론이 난리법석인데 설전은 무슨 설전? 홍준표의 뻔뻔한 얼굴이 국민 앞에 민낯으로 노출된 것뿐이다. 홍 지사에게 자식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지만, 애들한테 한 번 물어나 봤는지 모르겠다.
 
홍 지사는 문재인 대표에게 ‘대안을 가지고 오시라’ 했는데 무슨 대안이 필요한가. 애들 밥 잘 먹고 있는데 그냥 먹이면 되는 것이다. 더욱이 홍 지사는 문재인에게 국민 앞에서 쇼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쇼 처럼 즐거운 인생은 없다
 
쇼와 관련한 문제를 하나 내겠다.
 
1 배가 고파 냉수로 배를 채웠다.
 
2 무상급식 절대로 중단하지 않는다
 
3 학교에 밥 먹으러 오느냐
 
1번과 2번은 배고팠던 사람의 심정이 절절히 묻어난다. 그러나 3번의 경우는 냉랭하기가 엄동설한의 찬바람 같다. 당연히 서로 다른 사람의 말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놀라지 마라. 이건 한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바로 홍준표 지사의 말이다. 이게 얼마나 볼만한 쇼인가. 눈물 젖은 쇼다.
 
적어도 장차 큰 꿈을 꾸는 지도급 인사는 말조심해야 한다. 인간의 기억력에는 한계가 있고 언제 자신의 잘못된 말이 되살아 튀어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은 정직해야 하며 말은 조심해야 하는 것이다. 가난해서 물로 배를 채운 어린 시절의 홍준표가 오늘의 도지사 자리에 올라왔으니 얼마나 신통방통한가. 아무리 칭찬을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자신의 과거는 까맣게 잊고 오만에 빠져 버린다면 이제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한 인간의 뒤를 뒤지면 완벽하게 깨끗한 인간이 몇이나 될까만 홍준표 지사의 경우 1996년 4월 11, 15대 총선에서 당선됐다가 불법선거로 500만 원의 벌금형을 받고 의원직을 잃는다. 애석하다고 하기 전에 ‘모래시계’라는 자부심으로 살아가는 홍준표에게는 늘 가슴속에 켜두어야 할 경고등이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2013년 제32회 스승의 날을 맞아 마산중학교에서 1일교사로 나섰다. 홍 지사는 이날 아이들의 질문에 "제일 힘든일은 국회의원 때, 제일 마음 편한 일은 도지사"라고 답변했다.(사진출처 - 경남도청 홈페이지)

 
아이들 급식비는 한 끼 2,800원이다. 홍준표 지사의 점심식사비는 얼마인가. 꼭 밝혀야 하는가. 점심 한 끼 28,000(녹색당 발표)원이란다. ‘준표 아저씨도 점심값 내나요? 애들이 물으면 뭐라고 대답할 것인가. 식판을 두드리며 “내가 ‘준표’ 내 놔라” 목이 터지게 소리치는 학부모에게 홍준표는 뭐라고 대답을 할 것인가. ’난 니들이 뽑아 준 도지사 아닌가‘ 이럴텐가.
 
군대의무, 당연히 밥 주고 옷 주고 총도 준다. 이제 의무병은 돈 내고 총 사고 밥도 사 먹어야 되는가.
 
“준표 아저씨. 우리는 밥도 먹고 공부도 하러 학교에 옵니더”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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