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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촛불의 마지막 기도
등록날짜 [ 2013년08월09일 16시46분 ]
이기명 팩트TV 논설고문위원
 
- 촛불의 마지막 기도 -
 
더 태울 것이 없어. 나를 잠들게 해주오.

                                
이기명 팩트TV논설고문
 
 
나를 잠들게 해 주십시오.

삼백육십오일 밤마다 소망으로 몸을 태워
이제 남은 것이 없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촛불이 아니라
마지막 남은 한 가닥 숨결입니다.

꺼지려 해도 나를 붙잡고 있는
저 여학생의 가녀린 하얀 손목이 애처로워
차마 목숨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엄마와 함께 촛불을 들고 있는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애가 바라보는
해맑은 눈동자를 버릴 수 없어
마지막 몸을 태우고 있습니다.
 
청계와 시청광장에서 타오르는 촛불은 촛불이 아닙니다.
분노와 염원과 소망과 몸부림이 엉킨 국민의 절규.
저 소리 천둥으로 울려 퍼져 하늘을 노하게 하소서.
 
촛불은 태초 인간의 염원이었습니다.
불을 얻은 지혜로 인간은 생존해 왔습니다.
인간은 불과 함께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제
4천만이 하나가 되어 두 손에 촛불을 들었습니다.
염원을 들었습니다.
 
그들의 염원은 무너져 가는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입니다.
독재가 더럽히는 이 땅을 지키는 것입니다.
 
민주주의가 죽어가고 있습니다. 독재가 이빨을 들어냅니다.
내 몸 불사르는 촛불로 이 나라를 지키게 하소서.
온 나라가 촛불의 기도로 불타게 하소서.
 
청계광장을 시청광장을 메우며 불타오르는 촛불의 함성
귀 기울여 들으면 함성이 아니라 신음입니다. 오열입니다. 눈물입니다.

사람답게 살게 해달라는 소망입니다. 비원입니다. 기도입니다.

욕심 없는 착하디 착한 백성입니다.

맞아도 대들지도 못하는 겁 많은 백성입니다.

그들이 마지막 촛불을 들었습니다.

이제 촛불을 들어야 된다고 깨달았습니다.
독재의 야욕을 꺾어버리는 것은 촛불임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평화입니다. 저들의 참회입니다.
저들로 하여 평화를 깨닫게 하소서.
 
저들로 하여 민주주의가 소중함을 알게 하소서.

국민이 하늘임을 알게 하소서.
 
이 몸 모두 불태워
민주주의 꿈을 이루게 하소서.

 
 
이기명 팩트TV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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