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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죽은 나무에 꽃 피우기
등록날짜 [ 2015년03월13일 10시50분 ]
이기명 논설위원장
 
【팩트TV-이기명칼럼】 새정치민주연합에도 희망이
 
요즘 새정치민주연합(새민연) 사람들에게서 생기가 돈다. 문재인이 차기대선 후보로 단독 질주하고, 당 지지율도 전과는 비교할 정도가 아니다. 그러니 화색이 돌만도 한데 ‘줄 놈은 생각지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속담도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 속담은 조상의 슬기가 담긴 교훈이다.
 
요즘 박근혜 정권의 꼴이 하도 엉망이니까 김칫국 마실 생각을 하는 것이지 새누리가 잘만 한다면 어림도 없다. 교만 떨일 별로 없다. 새민연의 고질병인 친노·비노 계파 가르기나 계속하며 진흙탕을 헤매면 김칫국은 고사하고 차려준 밥상도 폭삭 엎는다.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 바란다.
 
(사진출처 - 새누리당)

 
지난 얘기 좀 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새민연은 보기에도 아슬아슬했다. 이건 같은 정당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고 타도해야 할 적들이 칼날 위에서 결투하는 것처럼 보였다. ‘꿩도 먹고 알도 먹고 국물까지 먹는다’는 어느 후보의 끈질긴 주장은 새민연에 대한 환멸을 넘어 연민이 솟았다. 저렇게 집요할 수 있는가. 감탄스럽기도 했다.
 
2월 8일, 전당대회는 끝났다. 문재인이 당 대표에 선출되고 5명의 최고위원이 탄생했다. 선거에는 반드시 승자와 패자가 나온다. 철이 들었는지 국민의 눈총이 겁이 났던지 당 지도부는 서로 손을 잡고 협조를 다짐했다. 과정의 갈등이야 어찌 됐던 당 대표로 문재인이 선출된 후 새민연의 지지가 올라가고 문재인의 지지율 역시 급상승, 새봄과 함께 활기가 넘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게 또 무슨 짓인가.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 1등으로 선출된 사람이 당무를 거부한다고 했다. 김영삼 대통령 말대로 ‘우찌 이런 일이’ 생겼는가. 국민들은 야당의 고질병이 도졌다고 탄식했고 새누리는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호사다마라든가.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다. 꼭 이래야만 되는가.
 
어린애들은 심술이 나면 제일 먼저 밥부터 안 먹는다. 엄마는 애가 타서 비위를 맞춘다. 심술이 풀리면 밥을 먹는다. 엄한 가정에서는 아예 굶기지만 정치판에서는 그게 쉽지 않다. 당무를 거부한 최고위원도 심술이 풀렸는지 당무에 복귀하고 유감을 표했다. 당과 국민을 위해서 정말 다행이다. 이젠 그런 철없는 짓은 그만둬야 한다. 함께 당부를 의논하는 게 얼마나 보기 좋은가. 국민들의 마음을 잘 읽어야 한다.
 
계파싸움에 몰입했던 사람들이 탈계파를 선언하고 당의 화합과 단결에 앞장선다면 그 자신의 정치적 입지는 물론이고 새민연의 지지율 역시 치솟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집권의 길이며 정치적 포부를 펴 볼 수 있는 길이다. 
 
천정배 전 의원이 탈당하고 4월 보선에 출마를 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경선을 거부했다. 그는 새민연에 희망이 없다고 했다. 호남에서 새 정치를 한다고 선언했다. 과연 그런가. 호남의 새로운 지도자로 평가받던 천정배를 생각한다. 희망의 싹을 자르려는가. 이런 행위가 용납해서는 안 된다.
 
■죽은 나무에 꽃 피우기
 
봄이 왜 좋은 계절인가.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겨울동안 죽은 것 같던 나무에서 새 싹이 돋는다. 인간들은 이런 자연현상을 보면서 희망을 느낀다. 아무리 고생스럽다 해도 봄이 오면 싹이 트듯이 희망이 올 것이라 믿고 견딘다. 지금 국민들이 느끼는 좌절감도 희망이라는 국민의 간절함으로 싹이 돋고 있다. 위안의 한 축이 ‘새정치민주연합’이라고 하면 황송하다고 고마워할 것인가.
 
수권능력을 갖춘 유일한 야당이라고 할 새민연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는 없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저 지경으로 엉망인 새누리 정권보다 지지율이 절반도 되지 않고 비웃음이나 받는 이유가 어디에 있었던가. 국민이 인정하고 자신들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는 계파싸움. 개도 안 물어 갈 ‘친노·비노’ 싸움이다. 자신들의 요구대로 안 되면 들고 나오는 것이 ‘계파’ 핑계다. 그래서 해결된 것이 무엇인가. 국민들로부터 욕이나 얻어먹은 것밖에 무엇이 있는가. 욕도 그만큼 먹었으면 더는 들어갈 곳도 없을 것이다. 욕먹어 오래 살려고 그러는가.
 
새민연은 왜 국민들에게 손가락질을 받는지 냉정하게 반성해야 한다. 입 다물고 있다고 사실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자신들의 왕국이 호남이라는 일부 정치인들의 자만심. ‘누가 뭐라고 해도 내 주머니 속의 떡이니 호남은 넘보지 말라’ ‘누구를 공천하던지 누가 터주 대감 노릇을 하던지 구경이나 하라’ 누군가 기웃거린다고 생각하면 바로 등장하는 것이 ‘친노’라는 독화살이다. 피할 방법이 없다. 호남출신이라는 사실만으로 부동의 제왕이 된다면 그건 정상적이 아니다.
 
새민연에서 호남이 갑(甲)이라는 것은 전당대회에서도 증명됐다. 이제 ‘갑 질’은 버려야 한다. 그래야 화합이 되고 당의 꿈인 집권을 해서 국민을 위한 정당이 될 수 있다. 탕평으로 국민의 인정을 받고 지지율도 상승하고 내년 총선에서 공천을 제대로 해서 다수당이 된다면 집권의 꿈은 절반 이상이 이루어 진 것이다.
 
모든 인간이 다 함께 좋아할 수는 없다. 그러나 대의명분 앞에서 머리를 숙여야 한다. 그것이 바로 선당후사며 그 보답은 반드시 받게 되는 것이다. 국민들을 바보로 여기는지는 몰라도 천만의 말씀이다. 국민의 눈은 하늘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다.
 
■개고기, 부채춤, 난타, 한복 큰 절, 석고대죄
 
나이 먹어 언제 죽을지 모르는 친구들이 요즘 짜증을 낸다. 박근혜 대통령이라면 박수부터 치던 친구들이 이젠 세상에 저토록 국민들 생각을 모르느냐고 화를 낸다. 배신감이다. 박근혜 정권이 아는 건 ‘종북’ 뿐이다. 어떻게 종북만 먹고 사느냐. 팝송도 부르고 우리 가요도 불러야지 허구한 날 자고 깨면 오직 한 가지 종북타령. 지겹지도 않은가. 이제 눈도 지치고 귀도 지쳤다.
 
우방의 대사가 백주에 테러를 당했다. 정신 줄 놓은 놈의 소행이다. 대통령도 미안할 것이다. 9일 동안에 외국순방으로 지친 몸을 이끌고 비행기에서 병원으로 직행했다. 정성이야 지극하지만, 대통령의 금도와는 아무 상관이 없을까. 모양새 좋은 방법이 있었을 것이다. 역시 한계다.
 
(자료사진 - 팩트TV 신혁 기자)

 
애견가인 대사에게 보신하라고 개고기를 들고 오는 용기. 현란한 부채춤과 난타의 묘기. 맨바닥에 엎드려 머리를 조아리는 석고대죄와 단식. 이들을 보면서 리퍼트 대사는 얼마나 위로를 받았을까. 줄 지어 들어오는 유명 문병객 만나느라 옷 갈아입기 피곤하다는 대사의 말뜻을 못 알아들으니 딱하다.
 
유치원 아이들 학예회도 다양하게 꾸며진다. 이제 김기종 종북타령이 끝나면 다음에는 무엇인가. 저 수준의 새누리에 뒤진다면 정치를 그만둬야 한다. 다행히 이제 정신을 좀 차리는 모양이다. ‘나중에 삼수갑산을 가도 먹어야 양반’이라는 우리 속담이 있다. 
 
대통령이나 당 대표들이 시장에 가서 떡볶이나 어묵을 잡수신다고 국민들이 배부른 줄 아는가. 떡볶이 먹는 입을 보면서 국민들의 눈은 도끼눈으로 변한다. 새민연이 국민들의 지갑을 조금이라도 채워주는 정책으로 정신이 없는데 잘하는 짓이다. 합심해서 국민을 위하는 정책을 연구해야 할 것이다.
 
새민연과 문재인의 지지율 상승이 그냥 공짜로 오르는 것인가. 세상에 공짜는 없다.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의 지지율이 죽을 쑤는 이유도 분명히 있듯이 문재인 지지율 상승도 이유가 있다. 잘 살펴야 한다. 지지율만 떨어지면 순방길에 오르는 답답한 사정도 잘 살펴야 한다.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라는 고약한 말이 있지만 사실 청문회를 보면서 국민이 느끼는 감정은 참담하다. 도대체 국회의원이라는 잿밥에만 정신이 팔려있는 정치인을 10개월짜리 장관에 앉히면 어쩌자는 것인가. 위장전입과 부동산 투기는 이제 흉도 아닌 세상이 됐다. 이런 새누리한테 질 수가 없다.
 
한반도 평화는 국민의 염원이다. 이승만의 북진통일을 지금도 주장하는가. 흡수통일이 새누리당의 꿈인가. 대통령이 위원장인 통일준비위원회 부위원장 정종욱은 흡수통일 방법이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마음만 먹으면 흡수통일은 가능한가. 대통령의 ‘통일대박론’이 ‘쌩얼’을 들어내는 순간 국민은 몸을 떨었다. 얼마나 무서운 통일대박인가.
 
국민은 아직도 3년이나 남은 박근혜 정권이 성공하기를 빈다. 대통령을 사랑하기 때문이 아니라 나라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유사 이래 이처럼 분열된 적이 없었다. 남북이 갈리고 영호남이 갈리고 ‘충청’도 한 다리 끼고, 그러나 대통령이 제대로 결심만 하면 못할 것 없다. 얼마나 막강한 대통령의 권한인가. 국민은 그것을 원하는 것이다.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할 일이 있다.
 
수십조 원을 털어먹은 자원외교는 명백하게 밝혀내서 세금을 강탈당한 국민의 허탈감을 메워줘야 한다. 전직 대통령이든, 그의 형이든 그냥 넘어가면 역사가 용서하지 않는다. 국민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의 사랑받는 대통령으로 퇴임하기를 바란다.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안타깝다.
 
새누리당의 현주소를 김무성 대표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당 대표인 그가 서둘러서 '총선에서의 과반 목표'를 꺼냈다. 야무진 기대라고 웃기보다는 처절한 소망이다. 그러나 못할 이유가 어디 있는가. 3년이면 길다. 잘만 하면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당의 꼴을 보라. 매달리는 것은 오로지 종북타령 뿐이다.
 
지난 대선에서 48% 득표에 1,469만 2천 표를 받은 문재인이다. 새민연의 당 대표다. 그를 ‘종북의 숙주’라고 비난하는 새누리의 정신상태를 누가 정상이라 하겠는가. 종북의 숙주와 국회에서 정치하는 새누리는 무엇이란 말인가. 이런 새누리를 선거에서 이기지 못하면 존재할 이유가 없는 정당이다.
 
문제는 야당들 자신에게 있다. 3년 전에도 국민이 다 차려준 밥상을 밥그릇 싸움으로 뒤엎은 전력이 있다. 새누리당은 야당들이 같은 짓을 되풀이하기를 갈망하고 있겠지만, 국민은 아니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새민연을 지켜볼 것이다. 살 길 비켜두고 나무에 올라가 스스로 목을 맨다면 그 역시 막을 방법이 없다.
 
지금 새정치민주연합에 봄바람이 분다. 그러나 봄바람을 먹구름 뒤덮인 ‘토네이도’로 날려 버릴 수도 있다.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 선택은 자신들이 한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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