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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정상적인 세상이면. 절대로
등록날짜 [ 2013년08월07일 09시49분 ]
이기명 팩트TV 논설고문위원
 
-정상적인 세상이면. 절대로-
‘초원’ 복 집. 국정원 국정조사
 

이기명 팩트TV논설고문
 

2학년 초딩과 5학년 초딩이 딱지치기를 했다. 5학년 초딩은 원래 딱지가 없어서 2학년 초딩에게 강제로 빌려서 했다. 5학년이 땄다. 빌린 딱지 갚고 그것마저 따가지고 갔다. 초딩 2가 멍하니 앉아 있었다. 이기면 정의다. 먹으면 장땡이다. 괴물은 이렇게 자라난다. 귀태는 태어나 이렇게 괴물로 큰다.
 
다시 촛불이다. 청계광장에 모인 남녀노소 3만의 국민이 들고 있는 촛불이 아름답게 보이는가. 촛불에 담고 있는 국민의 염원이 무엇인가. 촛불을 들고 있는 저 사람들은 무슨 간절한 소망이 있기에 이 무더위에 몇 시간 씩 시멘트 바닥을 지키고 있을까. 하늘은 알고 땅이 알고 국민이 알고 청계천에서 노니는 물고기들이 알 것이다.

청계천에 모인 3만 개의 촛불을 든 국민의 손, 정상적인 세상이라면 절대로 저런 일이 있을 수 없다. 무슨 재주로 이 더위에 몇 시간씩 앉아서 견딜수 있단 말인가. 천금을 줘도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실제로 견디다 못한 노인들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남기는 한 마디는 ‘벼락 맞을 놈들’이다.

남재준의 얼굴을 보았다. 5일 날 국정조사에 남재준이 기관보고를 했다. 10시를 기다렸으나 소식이 없었다. 무슨 일인가. 약속한 지상파 3사가 생중계를 못한다고 해서 야당이 문제제기를 했고 국정조사가 중단됐다. 왜 약속한 생중계를 안 하는 것일까. 방송사의 보이콧이라고 했다. 여기서 구구하게 설명해야 되는가. 지금이 정상적인 세상이라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 짓을 언론이라는 것들이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오후 2시에 국정조사가 열렸다. 국정원장 남재준이 기관보고를 한다. 명예를 생명처럼 여긴다는 육군대장 출신이다. 명예를 위해서 국가기밀도 서슴없이 터트리는 신념의 무장이며 소신덩어리다. 그러나 정상적인 세상이라면 절대로 국정원장이 될 수 없는 사람이다.

선서를 하는 그의 심정은 어떨까. 정청래와 박영선의 질책발언을 들으며 남재준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답을 듣지 않아도 알 수가 있다. 남재준은 노무현대통령이 임명한 육군참모총장이다. ‘정중부의 난’발언 등으로 구설에 올랐을 때 임기를 보장했던 노무현 대통령에게 칼을 겨눈 남재준에게 인간적인 배신을 느낀다. 자기를 똑바로 쳐다보라는 박영선을 제대로 볼 수 있었을까.

불과 1시간여의 국정원의 기관보고를 들으며 국민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몸서리처지는 중앙정보부의 망령을 보았을까. 국가의 안보를 빙자해 인권을 벌레처럼 짓밟고 정권유지를 위해 무슨 악행이라도 서슴치 않고 자행했던 중앙정보부를 떠올리지는 않았을까.

### 김기춘과 초원복집

구강외과에 갑자기 응급환자가 몰려들었다. 입이 닫히지 않는 것이다. 김기춘이 청와대 비서실장이 됐다는 소식을 듣고 악 하고 벌어진 국민의 입이 닫히지가 않는다는 것이다. 트윗에 올라온 내용이다.

김기춘, 너무나 유명하다. 1972년 젊은 검사로 유신헌법을 초안했다. 한나라당 법제사법위원장을 했고 중앙정보부 대공수사부장도 역임했다.

1992년 12월 11일 14대 대선을 사흘 앞둔 날, 부산의 '초원복집'에는 8명의 부산지역 기관장들을 모였다. 그가 불러모은 자리다.

"당신들이야 노골적으로 (선거운동을) 해도 괜찮지 뭐…. 우리 검찰에서도 양해할 것이고, 아마 경찰청장도 양해할 거야." 그 자리에 있던 박일룡 경찰국장은 ‘자신이 더 떠든다’고 했다.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YS 지지 불법대선운동을 지시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을 일으켰던 당사자였기 때문이다. 그의 불법선거운동 지시는 당시 정주영 국민당 후보측이 도청해 폭로했다. 당시 초원복집 참석자들은 “우리가 남이가” “(다른 사람이 되면) 부산·경남 사람들 영도다리에 빠져 죽자” 등의 지역발언을 서슴지 않기도 했다.
 
노무현 대통령에 탄핵까지 주도 했으며 대단한 사람이다. 초원복집 사건 때 그의 토해 낸 어록이 얼마나 유치찬란한가. 그가 청와대 비서실장이 된 것이다. 새누리가 강변한다. 김기춘은 선거를 통해서 면죄를 받았다고 말이다. 여론조사들 잘한다. 여론조사 한 번 해 봐라. 김기춘을 면죄 했는가. 정상적인 세상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인물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한 박대통령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이번 비서실장 임명으로 국민의 의사는 전혀 맥을 출수 없음이 증명됐다. 정상적인 세상이라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 언론, 나라를 망치는 원흉

도대체 이 나라의 언론은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가. 사실을 사실대로 말 못하는 언론을 보면서 이제 국민들은 분노할 힘조차 없다. 이런 세월이 한 없이 계속될 줄 아는가. 잘못 생각했다. 국민의 분노가 폭발하면 비장한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비장한 각오라는 것이 무엇이라는 것은 그들 자신이 잘 알 것이다.

자유당 독재, 박정희 독재, 전두환 독재 때보다 더 심하다고 한다. 국민은 기자를 사람으로 보지 않는다. 집회현장에서 그런 모욕을 당하면서도 견딜 수 있다는 인내력이 경이롭다. 그들은 어쩌란 말이냐고 항의한다. 누군 이러구 싶어서 이러느냐고 하소연도 한다.

그러나 변명이다. 그들의 선배들도 싸웠다. 혼자 힘이 아니라 함께 싸웠다. 함께 싸우면 된다. 그들 스스로 부끄러워 자신이 쓴 기사를 보지 못하는 이런 비극의 한국 언론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국민의 힘으로 응징을 당한 다음에야 정신을 차린다면 그 때는 이미 늦었다. 정상적인 세상이라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한국의 언론이다. 국민이 주시하고 있다.

국민이 지쳐 쓰러지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제발 정신 좀 차리기 바란다.
 

이기명 팩트TV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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