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댓글의혹 국정조사의 국정원 기관보고가 5일 증인채택과 비공개여부를 놓고 야당의 단독 기관보고 개최와 남재준 국정원장의 불참, 야당의 장외투쟁 등 수많은 진통을 겪은 끝에 마침내 열렸다.
이날 국조특위는 기존 합의에 따라 국정원장의 인사말과 간부소개, 여야간사를 포함한 각 2명씩 총 4명의 10분간 모두발언을 공개하고, 국정원 기관보고와 질의응답을 비공개로 진행됐다.
당초 오전 10시에 시작하기로 했던 기관보고는 시작시간을 8분여 넘긴 10시 8분경 야당이 기관보고 공개부분의 지상파 생중계 허용 협의를 위한 간사간 회동을 전격 제안하면서, 이날도 파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로 장내가 술렁거리기도 했다.
30분 뒤인 10시 40분경 새누리당 특위 간사인 권성동 의원이 국정조사장으로 들어와 합의가 원만하게 이루어 졌으며, 지상파 방송국의 생방송 중계를 위한 장비 설치를 위해 기관보고를 오후 2시에 시작할 것이라고 알렸다.
신기남 위원장은 국정조사 시작을 선언한 뒤 기관보고를 위해 출석한 남재준 국정원장에게 “나라를 위해 일해도 부족한 인재들이 정치댓글이나 달고 있으면서 얼마나 자괴감이 컷겠느냐”면서 “오늘의 기회를 전화위복 삼아 본연의 자세에 충실해야 하며, 주권자인 국민에게 잘못을 밝히고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지난 7워 26일 기관보고에 국정원장과 배석자 전원이 아무런 이유나 통지 없이 불출석하는 있을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면서 “국회를 무시한 이 일에 대해 이 자리에서 해명하고 사과할 의향이 없느냐”고 묻자, 남 원장은 “지난번 위원장님께 사죄말씀을 드렸다”고 짧게 답했다.
남 원장은 증인선서에 이은 인사말에서 “진위여부를 떠나 지난 대선에서 직원이 정치개입을 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현 정부 출범이후 국정원은 핵심 업무를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하고 인사시스템을 혁신적으로 바꾸는 등 개혁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변화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기조발조에 나선 새누리당 특위간사 권성동 의원은 이번 국정원 사건이 민주당이 대선에 승리하기 위한 국정원 전현직 직원을 매관매직한 제2의 김대업 사건으로 규정한 뒤, 국정원 직원에 대한 고의적인 차량사고와 감금 등 공당이 했다고 믿어지지 않는 각종 불법을 저지른 민주당이야 말로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원 전 원장과 국정원 직원에 대한 선거법 적용은 논리적 비약”이라며, “검찰의 공소장을 아무리 봐도 원 전 원장이 직원들에게 정치개입을 지시한 바 없고, 대선개입용으로 만들어진 팀이 특정 후보를 지지한 내용의 글을 2~3일에 한 건, 하루 5회의 찬반클릭 밖에 하지 않았다는 것은 조직적인 개입이 아니라 개인적인 의사표현”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특위간사 정청래 의원은 “지난 대선은 불법선거였”고 강조한 뒤, “국정원이 조직적, 계획적으로 개입한 불법대선이고, 그것도 모자라 경찰이 이에 대해 허위수사를 발표한 명백한 불법선거”라고 말했다.
이어 “참여정부시절 육군참모총장으로 대통령을 모셨던 남 원장이 노 전 대통령의 NLL 포기발언이 없음에도 대화록을 유출한 것은 분명 책임져야 할 행위”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은 “민주당이 (국정조사를)어렵게 태어난 옥동자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새누리당이 보기에는 태어나서는 안될 사생아”라며 “민주당 내 강경파들이 NLL 포기발언이나 대화록 실종에서 벗어나 당내 입지를 굳히려는 의도로 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한 “국정원 댓글활동이 노무현 정부에서 시작됐음에도 이제 와서 대선개입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내가 하면 로멘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치졸한 행위이고 불순한 정략적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며 “선거개입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원 전 원장이 하라는 방첩업무는 하지 않고 댓글로 국민을 공격했고, 남 원장은 천연덕스럽게 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하는 반민주적이고 초법적인 행위를 했다”면서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은 과거 완료형이 아닌 현재진행형”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과거 국민의 인권이 군화 발에 짓밟혔다면 지금은 남 원장의 백색테러에 국민들이 짓밟히고 있다”면서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국가적 수치”라고 비난했다.
신 위원장은 여야 합의에 따라 특위위원 4명의 기조발언을 마친 뒤 비공개를 선언하고 국정원 기관보고와 질의응답에 들어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