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참여연대와 금융정의연대가 8일 뒤늦게 ‘이명박 당선축하금’ 수사에 착수한 검찰에게 라응찬 전 신한지주금융 회장에 대한 엄정한 조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검찰은 라 전 회장의 소환을 미루다 사건 발생 5년이 돼서야 그를 소환했다"며 전날 '늑장 소환'을 힐난하면서 "중증치매라던 라 전 회장은 소환 당시 비교적 건강한 상태였다는데 검찰이 그동안 소환을 왜 미뤄왔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앞으로 검찰이 라 전 회장의 불법·비리 행위에 대해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엄벌을 추진하지 않으면 수사 담당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부에 대한 감찰을 법무부 등에 요청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라응찬 전 신한지주금융 회장(사진출처-MBN 뉴스영상 캡쳐)
이들은 이와 함께 이명박 정권에 대한 라 전 회장 측의 로비 의혹도 새로 제기했다.
이들은 "신한은행 간부급 직원 제보에 따르면 신한사태 발생 직후인 2010년 11월께 라 전 회장이 예고없이 중국을 방문해 류우익 당시 주중 대사를 만나 신한사태 관련 로비를 했다고 한다."면서 "라 전 회장은 MB정권 당시 '영포라인'과 '상촌회'(상주촌놈회)의 비호를 받는다는 의혹이 끊이질 않았다. 류 전 대사와 라 전 회장이 모두 상촌회 회원이라는 점 등을 종합하면 로비 의혹은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라 전 회장,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 등이 신한사태 피해자들의 개인신용정보를 불법적으로 조회·사찰·유출하는 등 악용했다며, 이들을 9일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추가 고발키로 했다.
그러면서 "라 전 회장 등이 이명박 정권 시절 내내 정권의 비호를 받았고 라 전 회장 측도 정권 실세에게 로비를 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며 라 전 회장과 당시 정권과의 유착관계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검찰이 수사하는 ‘이명박 당선축하금’ 내용이란, 이명박 정권시절인 지난 2010년 신한은행 횡령·배임 사건 수사 때 사용처가 밝혀지지 않았던 비자금 3억원의 행방이다. 이명박 정권 말기인 2012년에 문제의 돈이 명목으로 이상득 전 의원에게 전달됐다는 신한은행 내부증언이 나왔으나 검찰은 이를 수사하지 않았다. 사실상 5년 만에 재수사에 나선 셈이다.
‘치매’라며 3년간 공판 출석 거부…그런데 ‘농심 사외이사’로?
라 전 회장은 이명박 정권 시절 KDB산업은행 강만수, KB금융 어윤대, 하나금융 김승유, 우리금융 이팔성 회장 등 이른바 ‘금융권 사대천왕’과 더불어 대표적인 MB계 인사다.
신한의 내부 비리 사건인 신한사태는 지난 2010년 신한은행이 전임 은행장인 신상훈 당시 신한지주회사 사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면서 라 전 회장과의 갈등이 드러났다.
당시 라 전 회장이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을 시켜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에게 금품을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라 전 회장은 알츠하이머병 치료를 이유로 신한사태 공판에 3년간 출석하지 않았다.
치매라던 라 전 회장은 지난해 연말 신한은행 송년모임에 참석하고 지난달 말 농심 사외이사에 선임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이 불거지자 라 전 회장은 뒤늦게 사외이사에서 자진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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