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33-26-36’의 몸매를 갖지 못한 샤넬의 칼 라거펠트, 루이비통의 마크 제이콥스, 안나수이의 설립자 안나수이가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뛰어난 디자이너는커녕 아마 패션업계에 취업조차 못 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랜드, 코오롱스포츠와 같은 국내 패션업체들이 디자이너를 채용하면서 특정 신체사이즈와 키 165~170cm 같은 조건을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한 디자이너 지망생은 면접관이 위아래로 훑어 본 뒤 30초 만에 면접이 끝났다고 한다. 다른 20여 곳에도 면접을 봤지만 아무 말 없이 옷만 입어보고 몸매 평가만 받았다면서 옷을 입기 위해 4년 동안 공부한 건지 회의가 들었다고 말했다.
청년유니온과 알바노조, 패션노조는 22일 국가인권위에 수년간 포트폴리오를 준비하고 프랑스에 유학을 다녀와도 몸매가 꽝이면 대한민국에서 패션디자이너를 할 수 없는 패션업계의 고질적 관행을 고발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구교현 알바노조 위원장은 “패션디자이너를 꿈꾸는 디자이너들이 인간적인 모멸감과 수치심을 겪었을 것”이라며 “대한민국 패션계는 창피한 줄 알고 자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준영 청년유니온 정책국장은 “패션업계 몸뚱아리 차별은 새로운 내용이 아니라 이미 2011년 국가인권위에서 권고를 내린 바 있다”면서 “잘못된 관행에 재론의 여지가 없는 만큼 즉각적인 시정조치가 내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패션업체들이 시급 1~2만 원의 피팅모델 비용을 아끼기 위해 신입 디자이너를 뽑는 과정에서 꼼수를 부리고 있다”며 “청년 인재들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진정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팩트TV후원 1877-04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