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팩트9뉴스】오색만남 - 눈뜨고 코베인의 깜악귀
진행 : 정운현 보도국장 겸 앵커
정운현
오색만남, 매주 화요일은 문화예술계의 이슈를 점검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도 인디밴드 ‘눈뜨고 코베인’의 깜악귀님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오늘 첫 번째 이야기는 뭔가요?
1. 중소배급사, “상영관을 훔치는 완벽한 방법”
깜악귀
오늘은 영화보다 영화 상영관 이야기를 해볼까 하는데요. 사실 상영관 확보는 계속해서 제기된 문제입니다만 최근에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라는 영화로 한껏 이슈가 되고 있는데요. 영화를 본 사람들은 한결 같이 좋은 영화라고 입을 모으지만 상영관 자체를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멀티플렉스에서는 거의 내려졌고, 전국에서 십여곳 정도가 상영 중입니다. 한편 배급사 대표인 리틀빅 픽쳐스의 엄용훈 대표가 책임을 지고 사임하는 일까지 생겼습니다.
정운현
아니 어떤 일이 발생을 했기에 배급사 대표가 사임을 하는 일까지 생겼습니까?
깜악귀
영화가 퀄리티, 작품성이라고 하죠? 퀄리티가 낮아서 흥행을 못한 게 아니라 상영관을 확보하지 못해 흥행이 저조했다고 자인했기 때문입니다. VIP시사회 반응을 보고 흥행을 확신했는데 개봉관 확보부터 밀리니까 영화의 흥행 실패 요인이었다고 생각을 한 것이지요.
정운현
그것 참 안타까운 일이네요. 잘 만들어놓고 극장을 확보 못해서 상영을 못한다니.
깜악귀
그런데 일단 한국 영화 상영관 구조가 지금 그렇습니다. 일단 영화를 본다는 게 굉장히 일반적인 문화생활이 되었고요. 어떤 영화가 좋아서 보러 간다기보다 "영화 한편 보러 갈까?"하고 가서 영화를 고르는 경우가 전에 비해 많아졌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시간대가 많이 확보된 영화, 상영관이 많이 확보된 영화가 더 많이 팔리게 되어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이걸 두고 '수요가 아니라 공급이 어떤 영화를 보여줄지 선택하는 구조"라고 하기도 하더군요. 물론 당연히 영화 자체의 퀄리티가 확실히 별로인데 상영관을 많이 확보한다고 잘 될 리는 없겠지요. 하지만 초반에 상영관을 얼마나 확보했는가가 영화의 흥행을 좌우하는 중요 요소인 것은 분명합니다. 저만 해도 영화관에 가서 상영횟수가 많은 영화를 보면 "이 영화 상영관이 많은 걸로 봐서 요새 잘 나가는가보다. 다들 저걸 보나보네. 그럼 나도 볼까?"라고 생각하고요. 사실 천만이 든 영화들 대부분이 대기업 배급사의 것이고요. 최근 영화 '국제시장'이 천만을 넘었는데 투자배급사가 CJ E&M이죠. 독립영화 신화를 쓴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역시 CGV에서 배급한 영화이고요. 좀 이전의 상황을 보면 '명량'도 CJ가 배급이었죠.
정운현
중소 배급사로서는 파워 게임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거군요.
깜악귀
그렇습니다. 일단 영화가 처음부터 조조 시간대나 심야시간대로 많이 배정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 영화가 가족 영화인데도 말이죠. 사실상 주요 타켓이 보는 시간대로부터 멀리 배정되어 있었던 거죠. 상영관 숫자도 주요 배급사의 신작들에 비해서 절반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정운현
상영관들, 멀티플렉스 쪽에서는 뭐라고 합니까?
깜악귀
개훔방 자체가 초반 예매율이 낮아서 많은 상영관을 배정할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명도가 낮은 영화는 당연히 예매율이 낮을 수밖에 없죠. 제작단계에서부터 화제를 모은 블록버스터가 아닌 한에서야 그렇습니다. 더구나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예매율인데요. 예매율이라는 게 결국 예매 데이타입니다만. 영화 상영관을 배정하는데 예매율과 좌석점유율이 기준이 되는데, 일단 개봉 전에는 예매율이 가장 유효한 데이터가 됩니다. 얼마나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려고 하는가에 대한 데이터라고 하겠지요. 그런데 대기업이 배급하는 영화는 예매율을 오픈하는 시기 자체가 빠르다는 겁니다. 한편 어떤 영화는 예매율 오픈 자체가 개봉일 임박해서라든가요. 개훔방은 초반부터 예매 오픈시기가 다른 영화에 비해 늦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합니다.
정운현
그 문제에 대해서 사임한 엄용훈 대표는 뭐라고 합니까?
깜악귀
"수직계열화라고 하는 전세계 유일의 괴물같은 구조 때문이다"라고요. 즉 영화의 기획, 제작, 투자, 배급, 상영, 부가판권까지 전 과정을 대기업 하나가 장악할 수 있는 구조라는 거죠. 그러다보니 대기업 영화사가 사람들이 어떤 영화를 보고 싶어하는지까지도 어느 정도는 조정하거나 결정할 수 있다는 겁니다. "우리가 만든 영화를 보고 싶어하도록 만들 수" 있다는 겁니다. 지금은 대기업 배급사들이 투자하거나 배급한 영화 혹은 이미 해외에서 흥행 여부가 검증된 영화에만 상영관을 많이 확보해주는 구조인 거예요. 그 외의 영화가 숨통을 확보하기가 너무 어려운 거죠. 개훔방이 상영관 수가 많았어도 그리 흥행이 많이 되지 않았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스테이지에 올라보지도 못하도 구조적인 문제에 의해 미리 짐을 싸야 했다는 것은 좀 문제가 있는 일입니다.
정운현
한국 영화가 천만시대라고 하는데요. 이것도 상영관의 독과점에 의한 결과물이라고 생각하면 앞날이 그렇게 밝은 이야기는 아닙니다.
깜악귀
그렇습니다. 몇몇 영화가 앞에서 관객을 다 잡아버리기 때문에 생긴 흥행 결과라고 볼 수 있거든요. 이렇게 몇몇 대기업 배급사들의 경제 논리에 관객들이 생각 없이 휘둘릴 정도가 되면 안 되는 건데, 문제는 사실 지금 그렇게 되고 있다는 게 문제겠지요. 사람들은 별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그렇게 되고 있는 겁니다. 이미 물러난 엄용훈 전 대표는 '공정한 룰' 이야기를 했는데요. 상영관을 배정하는 공정한 기준이나 룰이 있어야 한다는 거죠. 배급사 마음대로가 아니라. 사실 문화적 다양성의 확보라는 측면에서만 봐도, 꼭 필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또, 배급사가 관객의 영화 선호를 결정해버리는 구조는 누가 봐도 이상한 것이거든요. 일단 처음부터 승패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출발선이라도 비슷한 건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정운현
두 번째 이야기는 뭡니까?
2. 클라라, 소속사 대표와 카톡 공방
깜악귀
이번에 다룰 이야기는 스캔들 이야기입니다. 드디어 저희가 연예스캔들을 다루는구나 싶은데요. 클라라 씨가 최근에 화제죠. 글래머러스한 외모를 지닌 여성 연예인으로 화제였던 클라라 씨입니다. 혹시 정앵커님은 클라라라는 연예인 아십니까?
아마 정앵커님은 ‘손에 손잡고’를 부른 코리아나를 아실 텐데요, 거기 멤버 이승규씨의 딸이 바로 클라라입니다. 사건의 발단은 클라라씨가 에이전시인 '폴라리스'에 계약 취소를 통보하는 민사 소송을 건 게 시작입니다. 여기에 대해 클라라 측은 폴라리스의 회장이 클라라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문자를 지속적으로 보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더 이상 계약을 유지할 수 없다. 그러면서 문자의 일부를 공개했는데요. 클라라씨가 공개한 문자만 볼 때는 소속사 회장이 참 무서운 사람이구나.. 라는 느낌을 받을 순 있습니다. 그리고 계약해지할 만도 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요.
정운현
양쪽의 이야기를 다 들어봐야죠?
깜악귀
그렇죠. 재미있는 것은 연예 전문 온라인신문사인 디스패치에서 클라라와 이회장이 주고받은 문자 전체를 공개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클라라씨가 주장한 것과는 정황이 상당히 달랐다는 것이지요. 디스패치에서 공개한 캡처를 보면, 클라라씨가 항상 ‘회장님 굿모닝’ 이런 식으로 선톡을 날리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클라라씨가 소속 연예인으로서 회장에서 상당히 호의적인 톤입니다. 또 개인적인 만남을 암시하는 클라라씨의 말에 회장이 오히려 선을 긋는 태도를 볼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클라라씨가 자신에게 관심을 기울여 줄 것과 개인적으로 와인 한잔 하자고 할 때 회장은 "와인 마시고 대화하는 것보다는 어서 계약을 마무리하자"는 뉘앙스입니다.
정운현
가장 논점이 된 부분이 클라라씨가 소속사 회장에게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 이거 아닙니까?
깜악귀
이 점도 논란이 많은데요. 클라라씨가 언더웨어 화보 촬영을 하면서 그 사진들을 회장에게 보냈어요. 보낼 수도 있지요, 사실 회사 일이니까. 그런데 꼬박꼬박 보낼 필요가 있느냐는 실무자와 상의해야지 나이 지긋한 소속사 회장이 하나하나 컨펌 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클라라씨가 운동복을 입고 찍은 사진이나 속옷 화보촬영 사진을 보내면서 회장에게 어떤 대답을 요구하고, 회장이 대답하면 다시 메시지를 보내는 식입니다.
특히, [회장님 저랑 함께 하시면 즐거우실 거예요] 라는 말은.. 상당히 미묘하지요. 이렇다보니 클라라씨가 소송을 걸며 제기한 문자 내용의 진실성 여부가 흔들리게 되었는데요.
일단 클라라씨의 주장과는 다르게 폴라리스의 회장은 항상 젠틀한 수준에서 대응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뭐 문제가 될 내용은 별로 없고 오히려 클라라씨가 약간 과도하게 관심과 애정을 요구한다는 느낌이라는 게 중론인데요. 좀 전에 클라라씨가 주장한 문자 내용 중에 "나는 결혼을 했지만 여자 친구가 있다. 너는 다른 연예인들과 다르게 신선하고 설레인다"라고 한 내용이 있지 않습니까? 그 내용도 디스패치가 공개한 문자 전문에 있습니다. 그 부분을 한번 보시죠.
깜악귀
정앵커님이 보시기에 어떠십니까?
아마도 소속사인 폴라리스와 클라라씨 사이에 좀 법적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할 때의 일인 듯 합니다. "너의 만남이 다른 연예인들과는 다르게 신선하고 설레이고 그랬는데 지금은 왠지 마음이 답답하고 무거워진다"라고 하고 있지요? 뭐 평범한 수준에서 할 수 있는 말인 것 같습니다. 이 때는 이미 클라라씨 측과 폴라리스 측에 뭔가 좋지 않은 상황이 발생한 것 같습니다. "법무팀에서 보고 받았는데 너의 생각을 알고 싶다"라고 하는 걸로 봐서요.
그리고 그건 아마 클라라씨가 주장하는 것처럼 성적 수치심과는 좀 무관한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이 때쯤 클라라씨가 이미 소속사 계약을 해지하고 싶어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회장은 "너의 진심을 알고 싶다"라고 하는 것 같고요. 그게 무엇인지는 다음 문자를 보면 좀 알 수가 있겠는데요.
깜악귀
결국은 전 소속사와의 관계 문제인 거죠. 이전에 클라라씨는 갤럭시아라는 소속사에서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었는데요. 이 계약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마틴카일이라는 회사로 이적을 했습니다. 하지만 폴라리스와 실질적인 독점 계약을 하면서 클라라씨는 계약서에 '전속'이라거나 '소속사'라는 개념이 아니라 '독점적 에이전시'라는 단어를 써달라고 요구했죠. 소속이 아닌 에이전시를 하는 것뿐이라는 뜻이죠. 이런 사항을 보도 자료로 배포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는데요. 왜냐면 전속 계약을 하면 앞서 계약한 회사에 위약금을 물어야 하니까요. 하지만 폴라리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고 클라라는 수억원의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 상황에 처합니다.
정운현
한창 뜨고 있는 상황에서 추측이지만, 아마 클라라씨가 지금 소속사가 전 소속사의 위약금을 대신 내주기를 바란 거 아닐까요?
깜악귀
하지만 폴라리스에서 이 위약금을 대신 지불해줄 생각은 없었던 것 같고요. 폴라리스에서 그렇게 나오자 클라라씨가 어쨌든 계약을 빨리 해지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 같습니다. 추측으로는 아마 이 성적 수치심 소송이 그래서 발생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고는 있습니다.
문자 내용을 보면 폴라리스에 여러가지 일을 섭외해달라고 요구하면서 실제로 클라라씨의 매니저는 전 마틴 키언의 대표이자 클라라 코리아나에서 일하는 김씨(라고만 알려졌는데)가 거의 전부 했던 모양이예요. 그 부분에서도 폴라리스 측에서는 상당히 이의제기를 했고요.
일단 클라라씨는 "악의적인 문자 편집이다" 라고 주장을 하고 있고요. 시간 순서가 바뀌거나 했다는 주장이고. 특히 클라라씨가 주장하는 성적 수치심 부분이 아직 명확하게 공개된 게 없어서 뭐 진짜 진상을 지금 누가 알겠습니까만 지금까지 공개된 것으로 보면 클라라씨에게 불리해 보이는 건 사실입니다. 소송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귀추가 주목되고요.
사실 아무리 연예인이라지만 사적인 문자를 우리가 알아야 할 필요가 없는데 말이죠. 본인이 먼저 공개를 했으니... 이런 진실공방이 벌어지는 것도 어떻게 보면 자신의 업인 것 같습니다.
정운현
네, 지금까지 눈뜨고 코베인의 깜악귀님과 함께 했습니다.
전미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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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전미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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