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이범건 한글문화연대 대표는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병기방침은 과거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에 불과하다면서 우리 국어생활을 되돌릴 뿐 아니라 한자를 아는 자와 모르는 자를 분리시켜 사회 통합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20일 13일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이 진행하는 팩트TV <나비프로젝트-훨훨날아봐>에 출연해 지난해 12월 교육부 정책국장과 면담한 결과 1970년대 이후 모든 학교에서 사라진 교과서 한자병기를 다시 되돌리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어 교육부가 한자 계획을 강화하기 위해 초등학교에서도 권장 한자 몇백자를 정해서 가르치려는 기준을 세우고 있으며, 초등학교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하겠다는 두 가지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한자를 중시하는 분들 대다수가 우리나라 초중고 교육에서 한자를 전혀 안 가르치기 때문에 문제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지적하지만 중학교의 95% 이상이 한자를 정규 과목으로 편성해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금까지 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는 한자 병기가 교과서 편집자의 자의적 판단으로 가능하지만 “2000년대 들어 모든 교과서에서 한자 병기가 빠진 것은 집필진이 생각하기에 한자가 빠져도 아이들이 뜻을 이해하기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생각을 자율적으로 했다는 증거”라며 “이를 교육부가 거꾸로 되돌리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한자 병기의 소멸은 “국민이 주도한 문자혁명”이라고 강조했다.
“80년대만 해도 모든 신문이 국한문 혼용이었으나 정치민주화와 한글 가로쓰기 등을 거치면서 국한문 혼용에서 자연스럽게 한글 사용으로 바뀌어왔고, 이 흐름이 공문서와 교과서에도 반영된 것”이라면서 국민이 자발적으로 바꾸어 놓은 것을 교육부가 역행한다고 비판했다.
나아가 “한자를 모르면 낱말 뜻을 잘 모른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우린 말만 들어도 뜻을 이해할 수 있다”며 “한자 혼용을 했던 30~50년 전에 비해 현재 우리나라 성인들의 의사소통 능력이 떨어졌다고 할만한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초등학교 한자 병기는 사교육 열풍과 학습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며, 문자를 둘러싼 차별과 배제가 확대되어 사회 통합도 저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많은 국민들이 실상을 잘 모르기 때문에 먼저는 현장에서 가르치는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국민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토대로 학부모단체와 어문단체가 힘을 모아 반대 운동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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