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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공약파기, 박근혜정부 최태원 SK회장 가석방?
[팩트9뉴스]기획취재-재벌총수 가석방, ‘최태원 SK회장 살리기’ 인가?
등록날짜 [ 2015년01월01일 10시11분 ]
팩트TV 신혁 기자




















 








【팩트TV-팩트9뉴스】기획취재-재벌총수 가석방, ‘최태원 SK회장 살리기’ 인가?
 
 
진행 : 정운현 보도국장 겸 앵커
 
 
정운현
법은 만인에게 평등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집행도 공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약자에게는 엄격하고, 돈과 권력을 가진 자들에게는 관대했습니다. 오죽하면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까지 생겼겠습니까? 최근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경제 살리기’를 앞세워 기업인, 정확히는 대기업 총수의 가석방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여당 지도부와 친박계 의원들에 이어 야당 중진들까지 가세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사실상 재벌총수들의 가석방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기획취재에서는 정락인 부장과 함께 재벌총수들의 가석방 문제를 집중 조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정 부장 어서 오세요!
 
앞의 영상에서도 봤습니다만, 비리 재벌총수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처벌하고, 사면권 행사도 엄격히 하겠다는 것이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아니었습니까?
 
정락인
네 맞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인 지난 2012년 11월 16일, 집권 후 시행할 ‘경제민주화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박 후보는 “저는 반드시 모두가 함께 공존하고 시장질서를 바르게 잡는데 저의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라며 비장한 각오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당시 이 공약은 공수표가 될 처집니다. ‘사면권’ 대신 ‘가석방’을 통한 비리 재벌 총수 봐주기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정운현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다고 하더니 박근혜 정부가 꼭 그 짝이군요. 지금까지 공약을 뒤집은 게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만, 갈수록 정도가 심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나저나 ‘사면’과 ‘가석방’을 헷갈려하는 분들도 계실 텐데, 어떻게 다른가요?
 
정락인
먼저 ‘사면권’은 헌법이 정한 대통령의 고유권한입니다. 특별사면은 사면법에 따라 구성되는 위원회 논의를 거쳐 대상이 확정되는데, 잔여형을 면제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형법을 근거로 하는 ‘가석방’은 형기가 만료되는 시점까지 조건부로 풀어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지만 ‘자유의 몸’이 된다는 게 같습니다. 지난 24일 ‘성탄절 가석방’이 이뤄졌습니다만 현 정부 출범 이후 경제인에 대한 가석방 조치는 아직 이뤄진 적은 없습니다. 
 
정운현
그렇군요. 그나저나 재벌 총수들의 가석방 이야기는 어떻게 해서 나온 것입니까? 
 
정락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제일 먼저 ‘가석방 군불’을 지폈습니다. 김 대표는 지난 9월24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경제가 이렇게 안 좋은 상황에서 일해야 하는 사람들은 일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기업인 가석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최경환 부총리가 “경제 살리기를 위해서 필요하다”고 화답했고, 이번에는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기업인들에게 불이익을 줘서는 안 된다”며 기업인 역차별 문제까지 거론했습니다.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이석현 국회부의장도 가석방에 공감을 표시했습니다. 
 
정운현
그러니까 여당의 대표와 원내대표, 제1야당의 당권주자, 야당 소속 국회부의장 여기에다 경제부총리까지 이구동성으로 기업인 가석방을 들고 나왔군요. 민생은 뒷전이더니 재벌총수 가석방은 마치 입을 맞춘 듯해서 시선이 곱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그나저나 현재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재벌은 누가 있습니까?
 
정락인
비리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서 실형을 선고받은 재벌 총수나 가족은 총 9명 정도입니다. 누가 어떤 혐의로 재판을 받았는지, 또 형량과 수감기간은 얼마나 되는지 사진과 그래픽으로 구성했습니다. 한번 보시죠.
 
▶VCR. 비리 재계 총수 등 9명 누구?  
 
정운현
가석방 요건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입니까?
 
정락인
네, 가석방은 형법에서 규정하고 있는데요. 무기징역은 20년, 유기징역은 형기의 3분의 1이 지나면 가석방 요건이 충족됩니다. 
보시는 표에서 형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가석방 요건을 적용하면 9명 중 3명으로 압축됩니다. 이중 최재원 SK부회장과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은 오너 일가이기는 하지만 총수는 아닙니다. 그렇게 되면 한 사람만 남게 되는데 바로 최태원 SK 회장입니다. 최 회장의 경우 징역 4년을 선고받고, 현재 23개월째 수감 중이기 때문에 가석방 요건은 충족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정운현
그렇군요. ‘재벌총수’로 포장됐지 사실상 ‘최태원 SK회장 살리기’라고 해야 할 것 같군요. 결국 최 회장 한 사람을 살리자고 정치권이 들썩거리고 있으니 좀 꼴사납습니다. 그런데 최 회장은 이명박 정부 때도 실형을 받았다가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전력이 있지 않나요?
 
정락인
맞습니다. 최태원 SK회장은 지난 2008년 5월 1조 5천억원대의 분식회계와 부당 내부거래 등으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 첫 해인 2008년 ‘8·15 특별사면’ 때 풀려났습니다. 정확하게는 2개월 18일 만에 사면을 받았는데요, 2년도 안 돼 또 다시 범죄를 저질러 구속되는 신세가 됐습니다. 
 
정운현
당시 최 회장이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 범행을 은폐하려던 것이 문제가 되지 않았나요?
 
정락인
네, 맞습니다. 최태원 회장은 회삿돈 450억원을 개인 투자금 명목으로 빼돌려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대법원에서 징역 4년 실형이 확정됐습니다. 특히 최태원 회장의 경우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 수사기관과 법원을 경시하는 태도를 보여 1심과 항소심 재판부로부터 호된 질타를 받기도 했습니다. 한마디로 죄질이 나쁘다는 것입니다. 
 
정운현
그러니까 사면해주니까 또 범죄를 저지르고, 수사기관과 재판부까지 우롱했다는 것인데요. 이런 사람들을 풀어준다고 경제가 살아날까요? 재벌기업인들의 범죄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을 한 것이 오히려 경제 부조리를 조장해 왔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를 알겠군요. 
 
정락인
네, 말씀하신대로 ‘경제 살리기’는 비리 기업인들을 석방하기 위한 ‘포장’에 불과하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해 법조인 출신이자 원로 정치인인 박찬종 변호사의 얘기를 한번 들어보시죠. 
 
▶ VCR. 박찬종 변호사 
 
정운현
그런데 궁금한 게 하나 있습니다. 법적으로는 3분의 1의 형기를 마치면 모범수들의 경우엔 한정해서 가석방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어떻습니까?
 
정락인
아닙니다. 가석방은 통상 형기의 80%를 복역한 후에 가석방심사위원회에서 심사를 하는 것이 관례로 돼 있습니다. 그동안의 통계로 봤을 때 형기의 50% 미만을 마친 사람이 가석방된 사례는 한 번도 없었습니다. 지난 2007년부터 올해 9월까지 통계를 보면 60% 미만에서 가석방된 사례는 단 한차례 밖에 없습니다. 대부분 7~80% 이상 형기를 마쳤을 때 해당되는데, 만약 최태원 회장 등을 가석방 한다면 누가 봐도 ‘재벌 특혜’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정운현
재벌총수들은 이미 ‘특별면회’ 등의 특혜를 보고 있지 않나요?
 
정락인
그렇습니다. 수감 중인 재벌총수들은 사실상 ‘황제 면회’ 특혜를 받아왔습니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부각됐습니다. 최태원 SK 회장의 경우엔 구속된 2013년 2월4일부터 2014년 7월4일까지 516일 동안 특별면회와 변호인 면회를 합해 총 1천778회의 면회를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동생인 최재원 부회장도 형보다는 적지만 수시로 특별면회가 이뤄졌습니다. 하루 평균 최태원 회장이 3.44회,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3.36회의 면회를 한 셈입니다. 
 
정운현
아니, 죄를 짓고 교도소에 있는 사람한테 무슨 ‘특별면회’를 이렇게 많이 시켰다는 것입니까?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인데요,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인가요?
 
정락인
아닙니다.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법무부의 ‘수용관리 업무지침’에 따르면, 미결수용자는 주 2회, 기결수용자는 주 1회만 특별면회를 할 수 있도록 돼 있습니다. 이 기준으로 보면 최태원 회장은 수감기간 동안 최대 128회,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최대 62회까지만 특별면회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최태원 회장은 43회,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9회를 초과한 것이 됩니다. 또한 같은 기간 동안 최태원 회장은 1천607회,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864회 동안 변호인 면회를 했다.
 
정운현
일반인은 한 번도 하기 힘든 특별면회를, 재벌들에게는 업무지침을 초과하면서까지 과다 허가해 준 것이군요. 이런 식이라면 옥중에 있다고 해서 기업경영에 별 지장이 없을 듯 해 보입니다. 결국 칼자루는 청와대와 정부가 쥐고 있는 것 같은데, 그쪽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정락인
앞에서도 말했지만 ‘사면권’은 대통령, ‘가석방’은 법무부장관의 고유권한입니다. 박 대통령이 사면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적지만, 대신 법무부장관이 가석방을 통해 재벌총수들을 풀어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청와대가 “경제인 가석방은 법무장관의 고유권한이다”라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다. 황교한 법무장관도 “가석방 요건이 충족되면 누구든지 가석방 할 수 있다”며 맞장구를 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운현
‘눈 가리고 아웅’하는 꼴이군요. 재벌 기업인들을 석방하는데 법무부 장관이 대통령의 재가도 받지 않고 독단적으로 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결국 재벌총수 가석방은 대통령의 의중이라고 봐야겠군요. 
 
정락인
결국 그런 셈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더 이상 법무장관 뒤에 숨지 말고 얼굴을 드러내야 할 것입니다. 서기호 정의당 의원의 생각도 이와 크게 다르진 않더군요. 
서 의원의 얘기를 한번 들어 보시죠. 
 
▶VCR. 서기호 정의당 의원
 
정운현
기업인 사면이나 가석방은 역대 정권에서도 더러 있긴 했죠?
 
정락인
네, 맞습니다. 박정희 정권 때나 군사정부 시절에는 기업인에 대한 특별사면이 비일비재했습니다. 문민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특별사면이 이뤄졌는데요, 기업인 특별사면은 김영삼 정부가 9차례로 가장 많았고, 김대중-노무현 정부는 각각 8차례, 이명박 정부 때도 7차례나 있었습니다. 
 
정운현
이명박 정권 시절엔 비리기업인의 천국이라고 할 만큼 사면권이 남용됐다는 비판이 제기됐었죠?
 
정락인
그렇습니다. 이명박 정부 때의 사면대상자의 면면을 보면 화려합니다. 사면 규모도 역대 최고였습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이 형이 확정된 지 두어 달도 안 돼 특별사면됐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사면됐습니다. 김승연 한화 회장은 기업활동과 무관한 보복 폭행으로 처벌받았지만 경제인으로 분류돼 사면 대상에 끼었습니다. 2009년에는 경제5단체의 특별사면 건의로 기업인 78명이 무더기로 사면됐습니다. 이때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도 사면됐습니다. 배임과 조세포탈로 유죄판결을 받은 이건희 회장의 경우 4개월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사면이 이뤄졌습니다. 
 
정운현
해외에서도 비리 기업인 가석방이나 사면이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습니까?
 
정락인
그렇지 않습니다. 미국의 ‘엔론 사태’를 한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엔론은 2001년 12월 2일 파산 전까지 약 2만명의 직원에, 연간 매출이 1천110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2001년 조직적인 회계부정사건이 일어나자 미국 연방법원은 케네스 레이 엔론 회장에게는 사기혐의로 징역 24년 4개월, 최고경영자였던 제프리 스킬링에게는 징역 24년을 선고했습니다. 그들은 올해로 13년째 수감 중입니다. 미국 연방법원의 규정은 형기의 85%를 채워야 가석방이 가능합니다. 
 
정운현
기업인 가석방에 대한 국민 여론은 어떻습니까? 
 
정락인
지난 10월 4일 서기호 정의당 의원실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요. 다수의 국민들은 재벌총수의 가석방이나 사면·복권 선처에 대해 여전히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었습니다. 응답자의 69.2%가 반대했고요. ‘경제 살리기에 도움이 될 수 있으므로 찬성한다’는 의견은 23%에 그쳤습니다. 
 
정운현
국민 10명 중 7명은 재벌총수 사면이 ‘특혜’라며 반대한다는 뜻이군요. 국민 다수가 반대하는데도 가석방이나 사면을 단행하는 무리수를 둔다면 역풍도 만만치 않을 텐데요?  
 
정락인 
정치권에서는 기업인에 대한 가석방이 단행될 경우 이르면 내년 초 설날이나 3.1절에 이뤄질 걸로 보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재벌 가석방이 무엇이 문제인지,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얘기를 들어보시겠습니다. 
 
▶VCR.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정운현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2월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국민을 행복하게 해드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취임사에서 ‘행복’이란 단어를 무려 19번이나 언급했습니다. 역대 대통령 중 최고 많은데요, 여러분들은 지금 행복하십니까? 공약은 공수표가 되고 있고, 국민의 살림살이는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엄중해야 할 법집행도 한쪽으로 기울어졌습니다. ‘유전감형’, ‘유전 가석방’, ‘무전만기’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습니다. ‘돈이 있으면 형량도 줄어들지만, 돈이 없으면 만기를 채워야 한다’는 뜻입니다. 
아무리 자본주의 사회라고는 하지만 어쩌다 이렇게 ‘법’이 ‘강자의 고무줄놀이’가 돼버렸는지 통탄할 노릇입니다. 박근혜 정부, 지금이라도 정신 차리십시오. 
정 부장, 오늘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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