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계 좌장인 이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이해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주최로 열린 '권력구조개편과 헌법개정 토론회'에서 축사를 통해 "특히 이번 정윤회 사건, 소위 십상시 사태를 보면 더 그렇게 느껴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정윤회 사태를 보면 대통령이 해야 할 말 중에 이게 아니다 싶은 말이 있다."며 "청와대 실세가 진돗개라는 둥, 문건이 '찌라시' 모아놓은 거라는 둥 권력을 사유화하지 않고 그런 말이 나오겠느냐"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또한 "찌라시는 술자리에서나 하는 소리지, 어떻게 그런 말을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까지 할 수 있나?"라며 품위가 없다고 질타했다.

 

그는 "대통령이 지난 7일 여당 지도부와 오찬을 했을 때도 '내가 주변관리를 잘못해서 나라를 시끄럽게 해서 미안하다'라고 말해야 국민들이 볼 때 이해가 가지 않겠느냐“며 ”그런데 사과는커녕 진돗개가 실세라고나 말하고..."라고 힐난했다.

 

‘비선실세’ 의혹을 받은 정윤회 씨에 대해서도 "정윤회가 들어가면서 뭐 불장난? 국민들에게 '제 문제로 부득이하게 사실여부를 떠나 시끄럽게 해드려 죄송하다' 이정도 얘기는 하고 불장난이든 물장난이든 말을 해야하는 거 아니냐“고 비난한 뒤 ”이런 것이 제왕적 대통령의 적폐"라고 박 대통령과 정씨를 싸잡아 질타했다.

 

그는 이밖에 "이 정권은 각종 공약을 폐기하고도 미안하다는 말이 없다. 대통령 위치에 올라서 자기가 한 말을 번복할 때는 국민들에게 양해를 구해야 한다."며 "그런데 이제까지 공약폐기 한 거에 한마디 사과도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이 의원은 "세월호 참사를 보면 이 정권에는 민주적 책임 개념도 없는 것 같다."며 "권력을 행사하는 것만큼 책임을 져야하는데 책임 개념 자체가 없다."며 세월호 참사에서 무책임으로 일관한 박근혜 정부를 맹질타했다.

 

이 의원은 그동안 박 대통령에 대해 일관되게 날선 대립각을 세워왔다. 그러나 박 대통령을 사실상 '제2의 유신독재자'로 질타한 이날 발언을 접한 여야 의원들은 한결같이 "(이 의원이) 루비콘 강을 완전히 건넜다"며 놀라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 대통령과 친박 진영에선 참을 수 없을만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특히 전날 여야가 '이명박 자원외교 비리 국정조사‘ 합의 직후에 이 의원의 강도 높은 발언이 나왔다는 점에서, 박근혜 정권에 대한 친이계의 전면전 선언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이 의원은 행사 직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 "자원외교 국정조사는 맞지 않다. 자원외교는 어느 정권이든 해야 하는데 그 자체를 문제삼는 건 국익에 도움 안 되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부패가 있었다면 그것은 국조가 아니라 사법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윤회와 십상시 사태'라는 위기를 넘기기 위해 지난 정권을 딛고 가려는 게 아니냐”며 “지난 정권을 제물로 삼아 자기네 정권 위기를 돌파하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한 자원외교 국조에 대해 이명박 전 대통령이 스스로 출석하겠다고 말했다는 <조선일보>의 보도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다. 그런 말을 어떻게 하겠느냐"며 "전직 대통령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익이 관계된 문제라 쉽게 발언할 게 아니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