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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아프니까 ‘대자보’ 다!
[팩트9뉴스] 기획취재-청춘, 아프니까 ‘대자보’ 다!
등록날짜 [ 2014년12월11일 03시03분 ]
팩트TV 고승은 기자







 
【팩트TV-팩트9뉴스】기획취재-청춘, 아프니까 ‘대자보’ 다!
 
 
진행-정운현 보도국장 겸 앵커
 
정운현
청년 여러분, 안녕들 하십니까? 작년 이맘때 세간의 화제가 됐던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를 기억하십니까? 오늘로 딱 1년 째 되는 날입니다. 1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세상은 달라진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내용만 달라졌을 뿐 또 다른 대자보가 나붙었습니다. 그새 말투도 달라졌습니다. 애교성이긴 합니다만, 한편은 도발적이기도 합니다. ‘협박편지’라는 문구에서 절박함, 안타까움 같은 게 느껴지기도 하더군요. 오늘 기획취재에서는 대학가의 대자보를 통해 요즘 젊은 세대가 안고 있는 고민이 무엇인지, 또 그들이 겪고 있는 고통이 무엇인지를 살펴볼까 합니다. 이 시간은 <팩트TV> 보도국 막내기자이자 2년 전에 대학을 졸업한 양아라 기자와 함께 합니다. 양 기자, 어서 오세요.  
 
양아라
혹시 80년대 후반 세대와 90년대 이후의 세대를 일러 뭐라고 부르는지 아십니까??
 
정운현             
글쎄요, 베이비붐 세대, 386세대, 에코 세대 같은 말은 들어봤습니다만, 그 이후의 세대는 뭐라고 부르는지 잘 모르겠네요. 
 
양아라 
20대 중후반의 청년들을 N세대, 또는 밀레니엄 세대라고 부릅니다. 다시 말해 이들은 네트워크 세대, 새천년 세대하는 뜻입니다. 기성세대들과 달리 이들은 정보기술의 발달로 디지털 문화에 익숙합니다. 하지만 경제위기를 맞으면서 이들은 치열한 생존경쟁 속에서 취업난과 비정규직의 문제를 온 몸으로 겪는 절망의 세대이기도 합니다. 이들 중에서도 1988년생이 가장 고통 받고 있다는 보도가 최근에 나온 적이 있습니다. 
 
정운현 
그렇군요. 그런데 SNS에 익숙한 이 디지털 세대들이 아날로그 방식으로 종이에 손으로 글을 써서 대자보를 붙였다구요? 조금은 낯설군요.     
 
양아라 
사람이 손으로 한 자 한 자 쓴 글자는 인간적 면모를 느끼게 한다고 합니다. 손으로 쓰는 행위와 글씨에 담긴 진심이 글쓴이의 절실함을 훨씬 더 강하게  느끼게 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아날로그적 소통방식에 대해 전문가의 얘기를 들어보았습니다. 
▶ VCR. 사회학과 교수 전화인터뷰   
 
양아라  
작년에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가 크게 화제가 됐었죠. 처음 이 대자보를 쓴 주현우 씨는 철도 민영화에 반대하는 노조원 4321명을 직위해제 했다는 뉴스를 보고 나서 이 대자보를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파장이 적지 않았습니다. 
 
정운현 
비정규직 20대들의 평균 월급이 88만원이어서 붙여진 ‘88만원의 세대’들이 왜 무기력하게 되었는지, 왜 그렇게 됐는가에 대한 문제 제기였죠. 
 
양아라 
그래서 많은 학생들이 이에 공감했습니다. 취업을 위해 ‘스펙 쌓기’에 열중하던 대학생들이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세상이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대자보에 마음을 담았던 이유도 바로 그것입니다. 이후 ‘대자보 릴레이’가 이어지기도 했는데요. 그 대자보 릴레이의 물꼬를 튼 ‘안녕들 하십니까’를 쓴 주현우씨와의 전화인터뷰를 준비했습니다. 화면으로 보시죠.
▶ VCR. 주현우 인터뷰 
 
정운현 
제가 대학을 다니던 70년 후반, 80년대 초반과는 격세지감이군요. 그 시절에 캠퍼스에 나붙은 대자보는 대개 민주화를 열망하는 학생들의 의지가 담긴 내용이었죠. 물론 시대가 변하고 관심사도 달라졌겠지만, 기성세대가 잊고 지낸 사회의 변화상을 엿보는 듯합니다.  
 
양아라
대학생들은 세월호 참사 이후에 생명보다 이윤이 먼저인 나라를 비판하는 대자보를 붙였습니다. 교수들에게 보내는 이 편지는 이제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고 거리로 나가 외치겠다는 다짐을 보여준 것이었습니다. 
 
정운현
‘사회가 달라져야 한다.’ 대학생들도 그렇게 느끼고 있는 것이군요. 최근 연세대에 붙은 ‘최씨 아저씨께 보낸 편지’도 언론과 대중이 관심이 적지 않았죠?            
 
양아라 
그렇습니다. 대학생들은 또 다시 차가운 현실의 벽에 대자보를 붙였습니다. 지난달 25일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규직에 대한 과보호 때문에 기업들이 겁이 나서 인력을 뽑지 못하고 있는 만큼 노동시장의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한 발언이 계기가 됐습니다. 
 
정운현
청년들은 일자리 부족과 설령 취업을 해도 불안한 미래에 떨 수밖에 없는데요. 그래서 ‘최씨 아저씨께 보내는 협박편지’를 보냈군요.    
 
양아라
먼저 이 대자보를 쓴 고려대 연세대 연합 인터넷매체 ‘미스핏츠’의 대표를 만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화면으로 만나보시죠.     
▶ VCR. 박진영 MISFITS 대표 인터뷰
 
정운현 
본인들의 이야기를 대자보를 이용해 사회와 소통한 셈이군요. 
 
양아라
예, 그렇습니다. 첫 시작은 대학생들의 1인 미디어에서 시작했지만 점차 학생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으로 확장시키려고 노력했습니다.  
 
정운현
대자보를 본 학생들의 반응을 어떠했나요? 
 
양아라
대자보에 요즘 20대들이 겪고 있는 문제가 담겨있다 보니까 대다수의 학생들은 대자보의 내용에 공감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대자보와 관련한 학생들의 반응에 이어서 갈수록 심해지는 취업난과 학자금 대출, 그리고 비싼 월세와 전세금에 대한 청춘들의 목소리를 영상에 담았습니다. 함께 보시죠. 
▶ VCR. 대자보 관련 학생들의 반응  
▶ VCR. 학생들의 고민 인터뷰
 
정운현 
과거에는 소를 팔아서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던 시대가 있었죠? 그래서 대학을 속된 말로 ‘우골탑’이라고 부르기도 했죠. 그런데 요즘은 부모의 집을 담보로 등록금을 마련한다죠? 
 
양아라 
대학 등록금은 학부모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허리가 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노력과 장학금 제도에도 불구하고 학자금 대출은 날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국장학재단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올해 6월까지 학자금 대출 미상환으로 법적 조치를 받은 학생들은 총 7337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정운현 
학자금을 갚기 위해 일단 취업을 해야 한다는 말이 안타깝습니다. 자신이 하는 일을 통해 어떤 사람으로 성장할지를 기대하는 것보다는 취업 자체가 생존 전략이 되어버렸군요. 안타까운 일입니다.     
 
양아라
취업 준비생의 수능으로 불리는 ‘삼성 직무적성 검사’, 즉 ‘사트’는 무려 십 만명의 지원자가 몰렸습니다. 대졸자 3명중 1명은 시험을 본다는 것이죠. 학생들은 학자금 대출뿐만 아니라 고용을 보장해주지 않는 불안함 때문에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의 임금은 대기업의 52.9% 수준이었습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임금차가 두 배가 넘으니 대기업으로 몰릴 수밖에요.
 
정운현
물론 요즘 한국사회에서 고용불안이나 경제적인 어려움은 비단 젊은이들만의 문제는 아닙니다만, 사회에 첫걸음도 내디디지 못한 어린 학생들이 겪는 고통이 너무도 심각하군요. 
 
양아라
그렇습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20대들의 사망 1위가 ‘자살’이라고 합니다. 자신이 사회에서 ‘잉여’로 남는 다는 사실, 이런 사실이 패배자 내지는 세상으로부터 거부당한다고 느끼게 되고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흔히 요즘 젊은 세대를 두고 ‘3포 세대’라고도 합니다. 연애 포기, 결혼 포기, 출산 포기를 두고 생겨난 말인데요, 이젠 ‘생명 포기’까지 넣어 ‘4포 세대’라고 불러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려운 현실 속에서 고통 받고 있는 청년들의 외침에 귀 기울이고 또 이들과 함께 고민하며 살아가는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정운현
젊은이는 미래의 희망입니다. 그들의 양 어깨에 다음 세대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흔히들 말합니다. 그런데 요즘 우리 젊은이들 양 어깨가 너무도 축 처져 있습니다. 대학을 나와도 일할 곳이 없고, 어디 일자리를 잡아도 제 한 몸 건사하기도 어려운 것이 요즘 현실입니다. 이들이 ‘3포 세대’로 불리는 건 그들만의 책임은 아닐 것입니다. 부모에게 물려받지 않는 한 집 장만은 이제 딴나라 얘기가 돼 버린 지 오래됐습니다. 다음 세대의 주역인 청년이 죽은 사회는 바로 그 사회의 죽음입니다. ‘청년 살리기’에 당국과 우리사회의 관심과 배려가 시급하다 하겠습니다. 양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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