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성소수자 인권단체에 사과의 뜻을 전했다.
박 시장은 인권헌장 논란과 관련해 "성소수자를 포함해 인권헌장 제정과정에서 벌어진 모든 일에 사과한다. 아울러 동성애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말로 농성의 원인을 제공한데 대해 사과한다."고 전했다. 이어 "동성애자 및 성소수자 인권단체와 향후 협력하기로 하고, 소통의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10일 오후 5시 서울시장실에서 성소수자 인권단체, 한국여성단체연합, 기독교단체 등 시민사회 대표 6인과 만나 1시간 40여 분간의 면담 끝에 이와 같이 밝혔다.
지난 6일부터 성소수자 인권단체 '무지개행동'이 서울시청 로비를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이들은 박원순 시장과의 면담과 인권헌장 선포를 요구하고 있다.(사진출처-경향TV 영상 캡쳐)
그는 "서울시민인권헌장’ 제정 과정에서 벌어진 일들로 인해 서울시민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사과를 표명한다."며 "이 과정에서 성소수자 인권단체, 시민사회단체 등의 농성의 원인을 제공하게 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헌법정신에 따라 모든 차별적 요소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서울시는 차별 없는 시정을 실천하기 위해 관련단체와 협력적 관계를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서울시민 인권헌장은 지난달 28일 인권헌장 제정 시민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당일 선포될 예정이었다. 당시 시민위는 총 50개 조항 중 45개를 만장일치로 통과시키고 미합의 조항 5개에 대해 표결을 진행해 통과시켰다. 하지만 서울시는 전원합의를 주장하며 인권헌장을 사실상 폐기수순으로 몰고 갔다.
이에 성소수자 인권단체인 무지개행동 측이 지난 6일부터 서울시청 로비를 점거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박 시장의 면담과 인권헌장 선포를 요구해왔고, 박 시장은 긴 침묵 끝에 오늘 심경을 밝힌 것이다.
박원순 “책임 통감한다. 차별 없애기 위해 노력하겠다”
박 시장은 성소수자 인권단체와 면담이 끝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통해 “서울시민 인권헌장' 제정과정에서 벌어진 일들로 인해 시민 여러분들과 '서울시민인권헌장' 제정시민위원님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박 시장은 "서울시가 인권헌장 제정 시민위원회와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한 점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좀 더 신중하고, 책임 있게 임해야 했음에도 그러지 못했다, 논의과정에서의 불미스런 일들에 대해서도 내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일로 인해 살아 온 삶을 송두리째 부정 당하는 상황은 힘들고 모진 시간이었음을 고백한다."고 밝힌 뒤 “그러나 한편으론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었다."며 "시민운동가, 인권변호사 경력의 정체성을 지켜가는 것과 현직 서울시장이라는 엄중한 현실, 갈등의 조정자로서 사명감 사이에서 밤잠을 설쳤고, 한 동안 말을 잃고 지냈다."고 복잡한 심경을 전했다.
박 시장은 "선택에 따르는 모든 책임을 묵묵히 지고 가겠다."며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현존하는 차별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 가겠다."고 밝힌 뒤 "상호 신뢰의 원칙을 가지고 논의와 소통의 장을 계속 열고 서울시가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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