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 : 정운현 보도국장 겸 앵커
전미란
최근 우리 사회에서 ‘갑을’이란 말이 유독 자주 등장하는 것 같은데요. 원래는 갑을병정으로 시작하는 ‘십간’으로 예전에는 날짜나 달, 연도를 셀 때 사용했던 단위입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불평등한 상하관계를 나타낼 때 더 자주 쓰이는데요. 하루 동안 인터넷에서는 이런 ‘갑의 횡포’를 비판하는 누리꾼들의 의견이 넘쳐났습니다.
지난 5일, 대한항공의 조현아 부사장이 미국 JFK공항을 출발해서 인천으로 오는 항공기에 탑승했을 때 벌어진 사건인데요. 승무원이 기내 간식인 땅콩을 그릇에 담지 않고 봉지 째로 조 부사장에게 건네자, 조 부사장은 해당 승무원의 책임자인 사무장에게 비행기에서 내리라고 고함을 질렀다고 합니다.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가던 항공기는 후진한 후, 사무장을 내리고 나서야 이륙할 수 있었다고 하네요. 항공기의 후진, 즉 램프리턴을 하는 경우는 승객의 안전을 고려한 비상 시를 제외하고 드문 일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항공법에 따르면 기장과 승무원의 직무를 방해해서 항공의 안전을 해친 사람에게는 10년 이하의 징역, 그리고 항공기 안전을 위한 지휘, 감독은 전적으로 기장이 해야 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항공관련 부처에서도 조 부사장의 이번 소동에 대해 법적 검토를 하고 있다고 보도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어떻게 생각하는 지 SNS 반응을 알아보겠습니다.
대한항공의 광고를 패러디 한, [진상. 어디까지 가봤니?] 와 앞서 작년 4월, 대한항공 기내 라면의 맛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승무원을 폭행한 대기업 상무의 사건을 예로 들며... [땅콩 때문에 20분 지연, 라면 상무 이어 '땅콩 부사장' 등극] 이라는 SNS 글이 있었습니다.
조 부사장의 언행을 비판하는 내용이 가장 많았는데요. [부사장 개인감정 때문에 승객 불편은 신경 안 쓰고 램프리턴을 실시한 것은 갑의 표본!], [테러리스트가 항공기를 점거하고 강제 착륙시킨 것과 같은 중범죄], [조 부사장이 인간적이었기에 망정이지, 비행 중에 "내려" 했으면 어쩔 뻔 했나?] 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비행기 후진으로 목적지에 11분 가량 늦게 도착한 점을 지적한 의견도 있었는데요. [자신이 관리하는 회사에서 서비스직인데 기준미달 행동을 한다면 당연히 질책해야 하는 거 아닌가? 이걸로 갑의 횡포니 하는 건 아니지. 욕은 타인의 시간을 뺏은 걸로 해야지.] [승객으로서 내가 타는 비행기에는 조 부사장 안태우면 좋겠네요. 회항하면 멀미할 것 같아요.] 조 부사장의 행동으로 다른 승객들이 피해를 받았다는 생각에 이어서...
조 부사장의 월권과 함께 승객들을 불안하게 한 기장에게 책임을 묻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법조차 무시한 것, 항공기 승객인 그녀가 기장에게 명령한 일이나 그녀의 지시를 따른 기장이나 대한항공 임직원들의 수준을 볼 수 있다.]
[항공기 사고의 대부분은 이착륙 시 발생한다. 이번 건은 조 부사장을 포함, 이 명령에 무조건 따르느라 항공법까지 위반한 기장, 부기장까지 모두 법적처벌 대상이다.] 라고 법적 조치의 대상을 확대하여 생각한 의견도 있었습니다.
끝으로 [국제적 망신쇼를 했군요. 부끄럽다, 한국], [돈 들여 이미지 쌓아봤자 임원 진상이면 끝]이라고, 향후 우리나라와 국적기인 대한항공의 이미지 타격에 우려를 표하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흔히 무소불위의 권력을 보고 날아가는 새도 떨어뜨린다고 하는데요. 항공사의 부사장 자리가 이륙하려는 비행기의 머리를 돌릴 정도로 절대 권력을 휘두르는 위치인가요? 기내의 별도 안내 방송 없이 몇 분간 불안에 떨어야했던 수백 명의 승객들보다 부사장 한 명의 땅콩 분풀이가 더 중요했는지 묻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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