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최근 중국어선들이 동해에서 무분별하게 오징어를 남획하면서, 동해안의 어민들이 겪는 피해가 막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울릉도 오징어잡이 어업인이 생계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그동안 중국 어선의 고기잡이는 서해안에 집중됐다. 최근에는 동해안에서도 중국 어선이 늘고 있으며 불법 행위도 일부 벌이고 있다.
해양수산부와 수협중앙회 등에 따르면 수협을 통해 위판된 오징어 중량은 2012년 102,894t에서 2013년 85,803t으로 17.6% 줄었다.
울릉도 인근에 정박한 중국어선들(사진출처-SBS 뉴스영상 캡쳐)
특히 오징어로 널리 알려진 울릉도의 상황은 특히 심각한 수준이다. 울릉수협을 통해 위판된 오징어는 2003년 7,323t에서 2013년 1,774t으로 줄어 10년 사이 4분의 1로 줄어들었다. 이렇게 생계유지가 어려워진 만큼, 출어 어선이 2003년 11,481척에서 2013년 4,370척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울릉군어업인총연합회는 출어 어선 가운데 3분의 1은 경비조차 못 건질 정도로 적자를 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렇게 오징어가 줄면서 10년 전만 해도 오징어잡이 기간이 6월 중순에서 이듬해 2월 말까지였으나 최근에는 9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로 반토막났다.
지난 2004년 북한과 중국 간 공동어로협약에 따라 중국어선이 매년 1천척 이상 동해안 북한 해역에서 우리 동해로 이동하는 오징어떼를 저인망 그물로 마구 잡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일부 배가 북한 해역을 벗어난 곳에서 고기잡이를 하는 등 불법 어로를 일삼고 있다는 것이 울릉 어업인들의 하소연이다.
그럼에도 한국 정부는 인력 부족을 이유로 단속이나 지도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울릉군어업인총연합회의 정영환 회장은 "울릉도의 오징어잡이 배는 연간 조업일수가 50일도 채 안 된다."며 "우리 정부가 중국배의 울릉도 연근해 조업권을 허가하는 바람에 피해가 더 크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중국배는 야간에 못쓰는 어구나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고 폐기름을 배출하는 등 해양생태계를 어지럽히기도 한다.
울릉군과 동해해양경비안전서는 지난달 30일부터 8일까지 기상 악화로 북한 해역에서 조업하다가 울릉도에 대피하러 온 중국배 250여척에 대해서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단속에 집중했다.
이렇게 어업인의 불만이 커지자 최수일 울릉군수는 최근 박근혜 대통령에게 정부 차원의 대책과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최 군수는 "최근 서해안보다 많은 수의 중국 어선이 동해나 울릉도 오징어 어장에 출몰해 쌍끌이 조업을 강행하는 바람에 울릉도 수산물 생산의 90%를 차지하는 오징어 어획량이 줄어 주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울릉지역 어업인은 중국 어선에 오징어를 모두 빼앗겨 먼 바다로 조업을 나가는 등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에 수차례 대응 방안을 건의했으나 미온적인 대처에 답답함을 금할 수 없다"며 "우리 어업인이 마음 놓고 조업할 수 있도록 중국 어선의 불법어업행위를 단속하고 동해 어장의 황폐화를 막기 위한 근본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해결을 촉구했다
해양경비 안전본부 관계자는 이날 <팩트TV>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불법행위를 하는 중국 어선 대책 관련 질문에 대해 “아직 특별히 답을 할 수 없다. 현재 (피해상황을) 확인하는 중”이라고만 밝혀, 아직 정부 차원에서의 뚜렷한 대책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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