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鬼態’소리 듣고 싶은가 -
살신성인. 김한길 전병헌
이기명 팩트TV논설고문
“당 대표 내려 놔”
김한길을 포함한 민주당 지도부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민서명운동을 벌이자는 얘기가 요즘 부쩍 늘었다. 이유는 설명하지 않아도 다 들 알 것으로 믿는다. 鬼態로 설화를 입은 홍익표를 당 대표로 추대하자는 주장도 트윗에 넘친다. 그냥 농담으로만 들어 넘길 수가 없는 절박한 상황이다.
김한길 전병헌은 무척 속이 상할 것이다. 한마디로 민주당이 만신창이가 됐고 책임은 당연히 지도부가 떠안게 됐다. 떠안는다는 표현이 잘못됐다고 항의하는 국민들이 많을 것이다. 당연히 지도부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것이다.
김한길이 당 대표가 된 후 민주당 지지율은 고개를 들 줄 몰랐다. 그게 왜 내 탓이냐고 항의할지 모르지만 구질구질한 변명 따위는 안 하는 게 낫다. 특히 김한길은 당에 일만 생겼다 하면 탈당의 기수며 책임추궁의 선봉이었으니 ‘퇴진요구’에 별로 할 말도 없을 것이다.
민주당 중진회의는 진선미 김현 의원의 국정원 국정조사위원 사퇴를 기정사실로 몰고 갔다.
"두 의원이 오늘(15일)이나 늦어도 내일(16일)까지는 국정원 국정조사가 제대로 돌아가기 위한 적절한 방법을 공식적으로 내놓을 수 있을 것이다"
김관영이란 민주당 대변인의 말이다. ‘있을 것이다’ 라고 했으니까 확정된 것은 아니되 그렇게 됐으면 하는 지도부의 간절한 소망이 담겨있다. 아니 두 의원에 대한 압력이다. 느닷없이 무슨 중진회의인가. 중진회의가 없어서 질질 개처럼 끌려 다녔는가. 국조위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가 즉각 반박했다.
"김현, 진선미 의원에 대한 문제는 특위가 당 지도부로부터 그 권한을 위임받았다" "오늘 특위 회의를 열었는데 두 의원에 대한 제척 문제에 대해서 그 어떠한 결정도 하지 않았다" "새누리당이 정문헌·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을 빼놓고 김현·진선미 의원도 빼라고 하는 것은 부당하다" "정문헌·이철우 의원은 어차피 벤치에서 주전자 들고 다니던 '주전자 선수'였고, 김현·진선미 의원은 '주전 선수'였다. 새누리가 ‘주전자 선수’를 빼놓고는 민주당의 ‘주전 선수’를 빼라고 요구하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
김현·진선미 의원도 새누리당의 사퇴 요구가 부당하다며 사퇴 거부 입장을 고수해왔다. 떼쓰기 억지를 들어 줄 어떤 이유도 없다. 국민이 심판한다.
김한길은 자신에게 겸허하게 질문을 하기 바란다. 지금 민주당의 꼴이 어떤가. 국민들은 민주당을 어떤 시선으로 보는가. 눈치라면 둘째가기 서러운 달인수준의 김한길이 왜 그걸 모르겠는가. 그만두기 창피해서 그런가. 창피가 문제 아니다. 국민들은 김한길이 당 대표를 사퇴하면 민주당 지지율이 부쩍 오를 것이라고 말한다. 아니라고 할 자신이 있는가.
국민들은 이른바 민주당의 중진이라는 의원들의 과거를 바늘귀처럼 꾀고 있다. 김한길의 정치행보가 어땠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당이 어려울 때 김한길의 행보가 어땠는지 잘 기억한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 그의 행태는 어땠는가. '탈당은 맘대로'라고 하지만 당의 중진이라면 때가 있다.
말이 나온 김에 다 하자. 문재인이 대통령 후보였을 때 김한길이 한 일은 기가 막히다. 그는 대선 직전 지도부를 유명무실화 시키고 당을 분열시켜 대선패배의 단초를 제공했다. “정권교체의 밀알이 되겠다”며 최고위원직에서 전격 사퇴한 김한길은 지도부의 동반사퇴를 요구했다.
김한길은 성명에서 “문재인 후보가 당내 기득권 정치를 깨겠다고 약속한 만큼, 쇄신을 거리낌 없이 이끌 수 있도록 현 지도부가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용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부터 내려놓겠다. 정권교체의 밀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은 만신창이가 됐다. 김한길은 싹도 못 피우는 불임의 밀알이 되었다.
그런 김한길이 대선 후 당 대표에 도전을 했다. 당선과정도 국민이 안다. 자신이 친노라고 강조했다. 뻔뻔함의 극치요. 아무나 쓸 수 없는 코미디다. 당대표에 당선됐다. 당의 지지율은 떨어지기 시작했다. 너무나 당연한 결과 아닌가.
### 때 묻고 구겨진 당의 간판
민주당이 이 정도로 구차해 질 수가 있는가. 당원들의 냉소에서 당을 사랑하는 마음은 눈 씻고 볼 수가 없다. 국민은 똥 친 막대로 보고 당원들은 웃는다. 그럼 국정원 국정조사를 말 해 보자.
민주당으로서는 할 할 수 있는 것이 뭐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새누리가 가 라면 가야 될 판이고 오라면 와야 될 판이다. 민주당이 할 수 있는 건 국민의 힘을 믿고 싸우는 것이다. 이 때 가장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원칙을 무기로 한 용기다.
김선미 김현은 국정원 선거개입에 대해서 온 몸을 던져 조사해 온 사람이다. 때문에 새누리가 거품을 물고 배척한다. 적장의 목을 벨 선봉장을 뒤로 빼고 누굴 내 보내 싸운단 말인가. 민주당의 용병술은 처음부터 틀렸다. 알아야 면장을 할 것이 아닌가.
병법에 이르되 ‘밖에 적보다 내부의 적이 더 무섭다’고 했다. 내부의 적은 누군가. 국민들은 다 알고 있다. 이제 정치판에서 늙어 노회하기만 한 무사안일 중진들이 하는 소리를 당론으로 정한다면 박수 칠 사람은 새누리 뿐이다. 그렇지 않아도 무슨 약점을 잡힌 게 아니냐는 수문이 무성하다. 오해 받을 사건도 터졌다.
전쟁에서 가장 훌륭한 전법은 원칙을 앞세운 정공법이다. 정세균이 말했다.
민주당이 국민의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국가와 국민을 보호해야 할 최고정보기관이 스스로 자행한 국기문란 행위를 절대로 좌시해서는 안 된다. 장외투쟁도 불사해야 한다고 했다."저는 여의도에서 가장 타협을 중시하는 사람 중에 한 명이에요. 타협할 수 없는 게 있어요.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라든지 경쟁의 규칙이라든지 국민의 기본권과 관련된 사항은 절대 타협해서는 안 된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그래서 국정원의 국기문란 행위는 절대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 무능한 장수는 바꿔야
차마 말하기 싫은 소문이 있다. 당의 지도부는 의원들이 시청광장 집회에 나가는 것을 만류한다고 했다. 웃으면서 확인을 안 해 준다. 그러나 미루어 짐작한다.
국정원에 대한 국정조사는 이제 끝난 것이나 다름이 없다. 민주당이 공개적으로 얻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절망하지 말아야 한다. 국민은 이미 다 알고 있다. 맨발의 고등학생들이 비속에서 시위를 한다. 엄마 손을 잡고 촛불을 든 초등학생도 있다. 서울대 교수도 나왔다. 강조하는 의미를 아는가.
김한길과 전병헌은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김현 진선미를 주저 않치기 위한 중진들 동원보다 의원들 모두와 함께 서울광장으로 나와라. 그것이 바로 국민의 여망이며 귀태를 면하는 길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기명 팩트TV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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