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팩트9뉴스】오색만남 - 눈뜨고 코베인 깜악귀
진행-정운현 보도국장 겸 앵커
정운현
오색만남, 매주 화요일은 문화예술계의 이슈를 점검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도 인디밴드 ‘눈뜨고 코베인’의 깜악귀 님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깜악귀
올해도 한 달 밖에 안 남았는데요. 그래서 12월에는 매주 올해의 문화예술 이슈를 정리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정운현
첫 번째 이슈는 뭔가요?
깜악귀
1. 2014영화 흥행결산
올해는 우리나라 영화시장이 양적으로, 질적으로도 성숙했던 시기인 것 같은데요. 그에 대한 반증으로 2년 만에 최다관객수를 달성한 영화가 나왔습니다. 잘 아실 텐데요. 극락도 살인사건과 최종병기 활을 연출한 김한민 감독의 ‘명량’입니다.
혹시 정 앵커님은 이 영화 보셨습니까?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7월에 개봉한 영화 명량은 관객수 1700만 이상을 기록해서 역대 우리나라 영화 흥행순위 1위를 갱신했습니다. 외화, 한국영화를 모두 합친 순위인데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소재로 스펙타클한 CG와 최민식씨의 열연 때문에 호평을 이루었죠. 영화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명량의 돌풍이 관객 2천만 시대로 진입을 하지 않을까 기대도 했는데, 천칠백만여명에 머물렀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이 영화가 화제의 중심에 있다 보니까 대박 흥행 결과를 보는 관점들도 조금씩 다른데요. 우리나라 사람 네 명 중 한명이 볼 정도로 작품성이 뛰어난 좋은 영화였는가? 때를 잘 타고 나온 영화라는 반응도 있었는데요. 개봉 당시 세월호 참사로 인해 전국이 추모 분위기였고, 3백명 이상의 희생자가 나온 상태에서, 국민을 구하지 못한 정부에 대한 실망과 리더십 부재의 희망을 영화 명량의 이순신 장군에게 기대한 결과라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정앵커님도 이 영화를 보셨다니까, 영화로써 명량을 평가를 하신다면요?
명량의 뒤를 이어서 ‘해적: 바다로 간 산적’, ‘수상한 그녀’, ‘변호인’, ‘군도: 민란의 시대’가 뒤 따랐습니다. 한국영화 흥행 5위 안에 2013년에 개봉한 영화는 변호인 한편 뿐입니다. 2013년의 경우 '7번방의 기적'이 1200만 여명의 관객이 들면서 영화흥행 1위를 차지했는데요. 단순하게 감정을 자극한 영화들이 연이어 대박을 터트리자, 쉽고 편안한 상업영화들 위주로 제작하는 징후가 생긴 것 같습니다.
정운현
이게 경제가 어렵고 살기가 팍팍하니까, 돈 주고 극장에 가서까지 심각하고 골치아픈 영화를 봐야하나? 이런 심리도 있을 것 같은데요. 참 우울한 이야기입니다.
깜악귀
영화 제작사가 사회분위기와 관객들의 심리를 잘 이용하는 걸 보면, 최소한 흥행작을 만들어내는 면에서는 감독보다 더 똑똑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그래서 최근 감독은 영화의 주인이라기 보다 제작사가 요구하는 영화를 솜씨 좋게 만드는 기술자가 된 그런 측면이 있어요. 그러다보니 영화들이 재미는 있는데 개성은 별로 없는 그런 느낌은 있는 것 같습니다. 어딘가 비슷비슷해진다고 할까요. 이걸 상징하는 게 '제목'인데요. 최근 한국영화가 제목들이 대체로 비슷합니다. 두글자 제목, 세글자 제목. 혹은 OO의 OO 같은 제목. 최근에는 두 글자 제목이 뜨는 추세입니다.'명량'은 물론이고 굳이 두 글자로 안 해도 되는 영화들까지 두 글자로 만드는 게 올해의 유행이었는데요. "군도: 민란의 시대" "해적: 바다로 간 산적" 같은 제목이 그렇습니다. 이렇게 두 글자부터 앞에 내놓고 뒤에 뭐라고 붙이는... 저는 뭔가 좀 어색한 제목이라고 느껴지던데 어떤가요?
정운현
아무래도 두 글자로 제목을 지으면 간단하고, 기억하기 쉬워서 그런 것 같은데요.
깜악귀
네, 이런 것도 계산과 기획에 의한 영화의 한 측면 같고요. 내년에도 계속 이렇게 두 글자짜리 영화들이 나올지 궁금합니다. 몇 년 지나면 두 글자짜리 쓸만한 단어들을 다 쓸 것 같기도 한데요. 이렇게 상업영화가 흥행잔치를 했는데요. 다양성 영화들도 두드러지게 약진했습니다. 저예산으로 만든 독립영화, 예술영화, 다큐멘터리 같은 영화를 다양성 영화라고 하는데요. 올해 다양성 영화들의 누적 관객수가 천만을 돌파했습니다. 작년과 비교했을 때 세배 정도 는 숫자인데요. 특히 올해는 관객 수 3백만을 넘긴 ‘비긴 어게인’, 77만명의 관객수가 든 ‘그랜드부다페스트 호텔’, 관객 수 22만명을 기록한 우리 영화 ‘한공주’ 등이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정운현
요즘 해외 영화 중에서도 재미있는 영화들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깜악귀
네,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 ‘인터스텔라’가 천만을 향해 돌진하고 있고요. 작년 초 개봉한 겨울왕국이 천만을 넘었습니다. 아무래도 이 두 영화가 올해 외화의 1, 2위가 될 예정이고요. 특히 겨울왕국은 주제가 히트에서부터 캐릭터 상품까지 전세계적으로 열풍을 몰고 왔었죠. 전미소매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에 다섯명중 한명의 미국인 부모가 겨울왕국 인형을 구매했다고 합니다. 다섯명 중 한명이라고 하면... 20% 인데요. 전 미국 가정의 20%에 겨울왕국 인형이 있다는 이야기가 되나요? 이건 바비 인형의 판매 숫자를 넘었다고 합니다. 올해는 16.8퍼센트의 부모들만이 바비인형을 선택했다고 하네요. 우리나라에서도 어린 여자아이들을 중심으로 겨울왕국 관련 상품들이 크게 인기를 끌었는데요. 겨울왕국의 주인공인 엘사나 안나 머리 모양을 해달라고 조르는 애들이 그렇게 많았다고 합니다. 겨울왕국 의상을 입고 어린이집에 오는 여자아이들도 많았다고 하고요. 다시 겨울이 돌아왔으니까 이번에도 잘 팔릴 것 같은데요. 어쨌든 디즈니에겐 가만있어도 절로 어깨춤이 나오는 한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정운현
두 번째 이야기는 뭔가요?
깜악귀
2. 모바일 게임 돌풍 주역, 개복치
정앵커님께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이야기인데요. 스마트폰 자주 사용하시죠? 혹시 스마트 폰으로 게임 같은 것도 하시나요?
오늘은 스마트폰 게임 소위 모바일 게임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지금 제 폰에는 개복치 게임이 깔려 있는데요. 말하자면 개복치를 키우는 게임입니다. 개복치는 몸길이 4m, 평균 몸무게가 1톤급인 바다 물고기인데요. 큰 등치에 비해 워낙 예민하기 때문에 작은 상처에 민감하고 수질과 빛에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개복치의 까다로운 생태 특성을 바탕으로 일본에서 '살아남아라! 개복치'라는 게임을 출시했습니다.
정운현
개복치를 살리는 게임인가요?
깜악귀
이 게임은 말 그대로 개복치를 '기르는' 게임인데, 개복치의 재미있는 특성을 무척 잘 살리고 있습니다. 그 특성이라는 게 바로 스트레스에 대단히 예민하다는 점입니다. 게임에서 개복치를 키우다보면 정말 사소한 이유로 이 개복치가 죽어버리는데요. 예를 들어 화제가 되는 사인이 '착수시의 충격으로'라는 것입니다. 개복치는 몸에 있는 기생충을 떨궈내기 위해 점프를 하는데, 그 착수시의 충격으로 가끔 죽는다는 겁니다. 혹은 아침해가 너무 강해서 죽는다든가, 바다거북을 보고 너무 무서워서, 물 속의 거품 때문에... 다양한 사인이 있습니다. 이렇게 쉽게 죽는 개복치를 어떻게든 살려서 많이 먹여서 키우는 것이 게임의 목표입니다. 무료 게임인데요. 뭐 꼭 개복치가 아니더라도 스마트폰 게임을 보면 참 재미있는 게임들이 많이 있습니다. 주변에 보면 버스에서건 지하철에서건 폰으로 게임하고 있는 사람들이 참 많이 있습니다.
정운현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만해도 게임이 하고 싶으면 컴퓨터나, 가정용 게임기 그것도 아니면 오락실에서 하지 않았습니까?
깜악귀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점점 게임의 중심이 아이디어 위주의 소규모 모바일 게임들로 옮겨가는 추세입니다. 이런 개복치 게임처럼. 그래서일까요 한국 최고의 온라인 RPG 게임 개발사인 엔씨소프트가 한주 전 모바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발표해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엔씨소프트 하면 '리지니''아이온''블레이드앤소울' 등 굵직굵직한 PC용 온라인 게임을 제작하면서 세계적인 회사로 발돋움한 국내 회사인데요. 엔씨소프트 이택진 대표의 말에 따르면 앞으로 발표하는 모든 게임은 PC와 모바일이 연동되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즉 '멀티플랫폼'을 노리겠다고 선언한 것이죠. 그리고 모바일 전문 게임도 제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주 전에 종료된 게임 업계에서 유명한 전시회죠? '지스타2014'에서 개발 중인 몇몇 게임을 발표해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정운현
어떤 게임을 내놓았나요?
깜악귀
기존 엔씨소프트에서 내놓은 유명 PC게임들의 모바일 버전들이 좀 있었습니다.
아이온이나 블래이드 앤 소울 같은 기존 게임의 모바일 버전이죠. 한편으로는 모바일 전문 게임도 몇 개 있었는데요. 예를 들어 '패션 스트리트'라는 게임이 그렇습니다. 젊은 여성들을 타겟으로 한 게임인데, 자기 옷가게를 운영하고 옷을 만들어 캐릭터에게 입힌다든가 하는 종류의 게임이라고 합니다. 원래 잘 만드는 회사다보니 게임 자체는 잘 만들어질 것 같습니다. 게임 영상을 보니 기대해볼 만 한 거 같고요. 내년에는 출시들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 엔씨소프트의 발표는 PC용 게임의 대명사였던 회사의 발표여서 더욱 주목을 받는 것인데요. 어떻게 보면 미래를 향한 전진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달리 보면 이제 모바일을 안 거치면 뭐가 안 되는구나 하는 그런 느낌이기도 합니다.
정운현
사실 저는 스마트폰으로 주로 기사 검색을 잘 이용하는데요. 시간이 난다면 스마트폰으로 게임도 한번 이용해봐야겠습니다. 혹시 저한테 어울리는 게임 추천해줄 만한 게 있습니까?
잘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눈뜨고 코베인의 깜악귀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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