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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생존자 “고통의 광경을 잊지 않으려고, 하루에도 몇 번씩 되새긴다”
“유족들 앞에 죄인으로 살 수밖에 없는 마음을 정부가 어찌 이해하겠나”
등록날짜 [ 2014년11월30일 04시08분 ]
팩트TV 고승은 기자








【팩트TV】 세월호 참사의 성역없는 진상규명을 위한 촛불 문화제가 주말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렸다. 29일 오후 5시, 추운 날씨에도 광장에는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 200여명이 모였다.
 
이날 문화제에는 세월호 사고 생존자였던 화물차 기사 김동수 씨가 찾아와 발언했다. 김 씨는 세월호 참사를 외면하려는 정부와 언론을 질타하기 위해 멀리 제주도에서 광화문 광장을 찾았다.
 
29일 오후 5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진상규명 촛불문화제’가 열렸다.(사진-고승은)
 
김 씨는 발언을 통해 “내가 여기에 나오게 된 것은 우리가 TV촬영을 하면, 촬영기사 말로는 10시간 촬영을 하면 많이 나와 봐야 5분에 불과하다.”면서 “이 나라 방송은 다 거짓말”이라며 운을 뗐다. 
 
그는 이어 “내가 세월호에서 나와서 진도체육관가서도 해수부 있는 자리의 123정 선원에게도 배안에 2~300명 있다고 얘기했고, 노란 점퍼 입은 해수부 직원들한테도 거듭 2~300명 있다고 얘길 해도 (자신의) 말을 전혀 믿질 않았다.”고 지적한 뒤 “해경도 헬기타고 와서 딱 한 학생 데리고 올라간 후로 내려와 보지도 않았다.”고 질타했다.
 
나아가 “(해경이) 무전 한번만 쳤어도 많은 학생들이 눈앞에서 죽어가는 광경을 보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목소릴 높인 뒤 “그 고통의 광경을 잊지 않고 십년이든 이십년 후든 법정에 가서 얘기하기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되새기면서 생각한다. 그 광경을 어떻게 잊을 수 있겠느냐”고 탄식했다.
 
세월호 생존자 김동수 씨가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외면하려는 박근혜 정부와 언론을 거세게 질타했다.(사진-고승은)
 
김 씨는 “저 앞에서 배가 침몰하는데 창문에 살려달라고 문을 때리는 (탑승자들의) 그 광경을 어떻게 잊겠느냐”며 “배안에 있는 학생들 걱정말라 안심시키길래 다 살았을 거라고 끝까지 믿었건만 나중에는 다 죽어서 나왔다.”며 정부의 허술한 구조행태를 비난한 뒤 “어찌 유족들 앞에 머리 숙여 죄인으로밖에 살수 없는 마음을 정부가 어찌 이해하겠나.”라며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이어 그는 “광주 민주화운동의 진실도 끝내는 밝혀지지 않았나”라면서 “나중에 이 나라 정권들이 얼마나 잘못됐는지를, 방송이 얼마나 잘못된 방송을 했는지는 끝내 다 밝혀질 것”이라고 간절히 도움을 호소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박주민 변호사는 ‘세월호 특별법의 한계와 이후 과제’라는 주제의 강연을 했다. 박 변호사는 “‘더 이상 규명할 것이 없다’고 하는 청와대의 속내는 사실과 거리가 멀다.”며 “세월호 참사는 반드시 우리 국민의 힘으로 진상규명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이어 “가까스로 통과된 세월호 특별법에 의해 내년부터 진상조사가 당장 시작되지만 사실 매우 부족하고 미흡한 법”이라면서 “국민이 감시하고 뒷받침하지 않으면 저들은 또 다시 진실을 묻으려고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사진-고승은
 
故 김동혁 군의 어머니 김성실 씨는 “전날 단원고 엄마들의 카카오톡 방에 ‘힘들다’, ‘못 일어나겠다’는 메시지들이 많았다.”라면서도 “지금까지 만난 국민들을 생각해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 다시 광화문에 나왔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가족대책위는 유가족 간담회를 통해 지금까지 3만 명이 넘는 사람들을 만났다.”며 “간담회의 목적은 나름대로 ‘언젠가 그날의 희망’을 기다리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마음이 바뀌지 않는 이상 제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언젠가는 제대로 되지 않았을 때 그 때 여러분이 저희들 곁에 있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씨는 “우리의 힘과 국민의 마음이 정부의 마음에 닿았을 때 제대로 진상규명이 될 것”이라며 “엄마아빠가 앞장서서 해낸 일이 됐다고 생각한 그날, 여러분이 닦아주는 그 눈물의 손을 꼭 잡고 더 크게 울어보고 싶다. 그리고 기쁨의 함성을 질러보고 싶다.”고 심경을 전했다. 
 
사진-고승은
 
또한 노래 공연과 마술쇼도 이어졌다. 기타공연과 자신의 자작곡을 선보인 대학생 최믿음 씨는 “세월호 투쟁에 대해 두 가지 생각이 든다.”며 “박근혜 정부의 탄압이 상상을 초월했지만, 그럼에도 유가족과 국민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는 것에 너무 감격스럽고 대단하다”며 소감을 전했다.
 
한편,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는 다음달 6일(다음주 토요일) 진도 팽목항에서 ‘범국민대회’를 열고 매주 토요일 오후 3시 팽목항에 모여 실종자 가족들과 함께 실종자들을 기다릴 예정이다.
 
사진-고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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