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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을 개집에 감금하고…쇠사슬로 묶고
현대판 ‘형제복지원’ 인가. ‘도가니’의 재현인가
등록날짜 [ 2014년11월27일 12시04분 ]
팩트TV 고승은 기자
 
【팩트TV】 전남 신안의 한 장애인 거주 시설에서 장애인을 상습적으로 체벌·폭행하고 개집에 감금하는 등 인권유린 행위가 이뤄진 사실을 국가인권위원회가 밝혀냈다. 담당 군청은 해당 시설의 인권유린 문제를 알면서도 뒤를 봐준 것으로 드러났다.
 
인권위는 26일 신안군 소재의 H복지원 이사장이자 시설장인 K목사를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시설 폐쇄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인권위와 연구소는 "K목사가 지적장애인 28명과 정신장애인 8명, 아동 19명이 거주하는 3개 시설을 운영하면서 수시로 장애인들의 발바닥을 대나무 막대기로 때리고 무릎을 꿇고 손을 들게 했다. 직원들이 퇴근한 후 장애인들을 마당에 있는 개집에 개와 함께 감금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해당 시설에선 장애인들을 마당에 있는 개집에 개와 함께 감금하기도 했다.(사진출처-JTBC 뉴스룸 영상 캡쳐)
 
해당 피해자 중에는 11살 어린이도 포함됐다. 장애인 8명은 밖에 나간다거나 손가락을 빤다는 이유 등으로 2m 길이의 쇠사슬에 발이 묶인 채 밥을 먹거나 잠을 자는 가혹행위가 이뤄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인권위 측은 K목사가 법인이 소유한 마늘, 콩, 양파 밭에 장애인들을 동원해 강제노동을 시켰고, '직업 재활 프로그램' 없이 멋대로 동원한데다 충분한 대가도 지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K씨는 자신의 집을 개·보수하는 일에 장애인 3명을 동원했다. 성인 장애인 여성에게 사촌 동생인 장애인 남성과 한방을 배정해 용변 처리 등 수발을 들게 했다.
 
인권위는 열악한 시설 문제도 고발했다. 3개의 변기가 놓인 화장실에는 성 구분용 칸막이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자신이 목사로 있는 교회 예배에까지 참여하도록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시설내의 3개의 변기가 놓인 화장실에는 성 구분용 칸막이조차 없었다.(사진출처-JTBC 뉴스룸 영상 캡쳐)
 
또한 지난 2011년부터 올해 8월까지 복지원과 사회복귀시설 입소자들의 장애수당 등이 담긴 통장을 보관하면서 일부에게는 동의서도 받지 않은 채 약 5억 4,900만원을 시설 사용료 명목으로 인출해놓고 입출금 내역을 당사자들에겐 전혀 알리지 않기도 했다.
 
이렇게 K목사가 지난 2006년 H복지원을 개원한 이후 수년간 인권침해를 자행했지만, 오히려 K씨는 지난해 7월 '염전노예' 사건 피해자의 후견인으로 지정돼 활동비까지 받아왔다. 후견인은 보건복지부가 시행하는 지원 사업에 따라 발달장애인의 권리회복과 급여관리, 인권상담 등을 담당한다.
 
지난 2011년과 2013년 두 차례 군청이 전남도내 장애인 전문기관에 의뢰해 실시한 장애인시설 전수조사에서 K씨의 인권침해 사실이 드러나 조사관들이 시설폐쇄 의견을 냈지만, 공공후견인 선정 때 제대로 걸러지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당시 군청은 증거 부족과 관내 시설 부족을 이유를 들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지난해 7월에는 H복지원 거주 장애인의 친척이 군청에 ‘지체장애인이 지적장애인 시설에 있다’며 민원을 제기했으나 담당 공무원은 오히려 시설장의 고충을 들며 사실관계 조사도 하지 않고 민원 취하를 권유하는 등 해당 시설의 뒤를 봐줬다.
 
이번 사건을 통해, 시설장이 무소불위의 권한을 휘두르고 담당 기관이 뒤를 봐주는 군사정권 시절의 ‘부산 형제복지원식 인권침해’나 광주 인화학교에서 벌어졌던 청각장애인 성폭행 사건인 이른바 ‘도가니 사건’처럼 다시 장애인을 향한 인권침해가 수면 위에 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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