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놈과 사기꾼- 푸른 4대강, 핏빛으로 물들어
이기명 팩트TV논설고문
도둑놈과 사기꾼이라면 본인들은 듣기 싫을까. 경찰에 잡혀 온 도둑놈이 경찰에게 항의하는 말. “자꾸 도둑놈이라구 하지 마라. 자존심 상한다”
『후한서(後漢書)』진식전(陳寔傳)에 나오는 얘기 하나 소개하자.
어느 날 밤, 도둑이 들어 천장 들보 위에 숨어서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진식은 자식들을 불러 놓고 말했다. “죄 짓는 인간도 처음부터 악한 사람은 아니다. 잘못된 버릇이 악인으로 만든 것이다. 들보 위의 군자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梁上君子(양상군자), 대들보 위에 있는 도둑을 군자(君子)’로 점잖게 부른 것이다. 경찰들도 앞으로 도둑을 梁上君子(양상군자)로 부르는 것이 어떤가. 아마 김종필의 18번인 개풀 뜯는 소리라고 할 것이다.
도둑은 ‘님’자를 불러도 도둑이고 사기꾼에게 선생님이라고 해도 역시 사기꾼이다. ‘반란수괴는 대통령 예우를 받아도 반란수괴다’ 반란수괴를, 도둑놈을, 사기꾼을 전직 대통령으로 예우해야 되고 7억 여 원이나 되는 국민세금으로 경호까지 해 줘야 되는 국민의 심정은 피를 토할 지경이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한강을 건너면서 문득 한강물이 핏빛으로 보이는 착각을 느낀다. 왜일까. 멀쩡한 강물에다 22조원이란 국민의 혈세를 쏟아 부었다. 혈세가 무엇인가. 국민의 피다. 4대강에다가 핏빛 혈세를 쏟아 부어 놓고 이놈 저놈 모두 맘대로 퍼 먹은 건설업자들. 담합을 했다는 죄목으로 쇠고랑을 찼다. 엿장수 맘대로 나눠서 해 먹은 것이다.
이명박은 분명히 운하사업 포기를 국민에게 공언했다. 그러나 뒤로는 대운하 재추진의 망상을 버리지 않았다. 이 사실을 감사원이 밝혀냈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은 사기꾼의 전형적인 수법이지만 이명박은 한사코 부인했다. 적반하장으로 운하사업임을 비판하는 인사들을 탄압했다. 이명박에 대한 배신감을 넘어 인간포기를 선언한 인간말종을 보는 것 같다.
4대강 사업은 업자들이 잘 드는 칼을 들고 달려들어 고기 덩어리를 맘대로 잘라먹은 사업이다. 이들의 비리는 속속 들어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4월 16일 민주당 국회 상임위 간사들과 청와대 오찬을 하면서 4대강 비리는 "국민적 관심이 있는 사항인 만큼 객관적이고 투명하고 철저하게 의혹이 남지 않도록 조사하겠다"고 공언했다. 신뢰를 생명처럼 여기는 대통령이다.
이명박의 반격이 시작됐다. 12일 아침 ‘김현경의 뉴스쇼’에 출연한 조해진이란 인간이 열을 올려 이명박을 변명하는데 가엾을 지경이다. 진실을 외면한 사이비 지식인의 공허한 말장난이 얼마나 서글픈가. 이명박 밑에서 국토부장관을 한 정종환,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장을 지낸 인하대학의 심명필은 나와서 말을 해야지. 이들은 전화도 안 받는다고 한다. 갑자기 귀가 먹었나.
국민들은 감사원의 4대강 감사결과 발표를 새누리당의 ‘탈출’전략이라고 생각한다. NLL대화록 공개로 궁지에 몰린 쥐 꼬락서니가 된 새누리당이 국민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일정을 앞당겨 이명박의 대운하 사기극을 폭로했다는 것이다. 가능한 얘기다. 그러나 국민들은 이미 추한 경험을 너무 많이 했다. 어차피 터질 사기극이다. 단지 전직 대통령의 사기극을 목격하는 국민이 불쌍할 뿐이다. 대한민국 법정은 사기꾼을 법의 심판대 위에 세워야 한다.
### 원세훈, 남재준. 그들은 대한민국의 국정원장이다
며칠 동안 날밤을 새우면서 연구를 해도 풀지 못할 난제가 있다. 국가기밀을 자진 발표한 현직 정보책임자의 불가사의한 행동이다. 그는 말한다. ‘국정원의 명예회복과 사기를 위해서 공개했다’ 과연 그런가. 무슨 명예가 회복됐는가. 워싱턴 포스트의 ‘국정원이 정치적 선동 꾼이 됐다’라는 보도가 명예회복인가. ‘국정원이 민주주의를 납치했다’는 국민들의 원성이 사기진작인가’
정보전쟁의 승패는 국가의 운명을 좌우한다. 정보요원들은 조국을 위해서 자신은 죽을지언정 정보는 지킨다. 그것이 정보요원의 운명이다. 그것이 명예요 보람이다. 우리의 정보원은 어떤가. 우리 국정원 원장의 행태는 어떤가.
역사를 바꾼 정보의 누설은 적지 않다. 그래도 정보최고 책임자의 누설은 어떤가 할 말이 없다.
정보기관의 최고책임자가 스스로 공개적으로 당당하게 비밀정보를 폭로했다. 국가의 정상끼리 주고받는 대화는 법률에 의하지 않고는 공개 못하도록 엄격히 제한되어 있다. 그러나 공개했다. 엽기적이고 황당한 사건이다. 이미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비웃고 있다. 대통령에 대해서만 책임을 진다는 국정원장을 어찌 할 것인가. 아직 말이 없다. 아니 바로 극비정보를 누설한 당사자에게 국정원 개혁을 맡겼다. 어떻게 하란 말인가. 국민은 면죄부라고 했다. 도대체 우리의 국정원은 어떤 존재인가. 국정원장이 폭로한 NLL 사태는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가. 문제점을 지적한 인제대 통일학부 김연철 교수의 칼럼을 소개한다.
‘국정원은 대화록 내용이 북방한계선 포기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국정원의 정보판단 실력을 공개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기회다. 복잡하게 설명할 필요도 없다. 어이없게도 국정원은 북한 주장을 신뢰하고 있다. 북방한계선과 북한이 주장하는 해상경계선 사이를 평화수역으로 만들자고 한 사람은 누구인가? 바로 김정일 위원장이다. 그곳에 공동어로구역을 두자고 주장한 사람은 누구인가? 김정일 위원장이다. 왜 국정원은 노무현 대통령이 북한의 주장에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주목하지 않는가? 고의적인 누락이고 정보왜곡이며, 비열한 정치공작이다. 대화록을 다시 한 번 읽어봐라. 노무현 대통령은 분명하게 반대라는 표현도 썼고, 기존 관할구역을 존중한다는 남북기본합의서도 거론했다’
난독증인가. 독해력 부족인가. 어지간해야 봐 줄 수가 있다. 이런 미숙한 판단력의 소유자들이 국가정보를 요리한다니 결과는 보나마나다.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과 남재준 국정원장의 현명한 판단이 요구된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구속과 국정원의 정치개입으로 국정원의 위상은 만신창이가 됐다. 국민이 신뢰하지 않는 국정원은 누구의 힘을 바탕으로 국익을 위해 일을 할 것인가. 명예를 존중한다는 남재준 원장은 대한민국 국민의 명예도 생각 좀 해 줘야 할 것이 아닌가.
### 한수원 간부, 현금 뇌물 6억
찜통더위다. 원전 23기 중에서 절반이 안 돌아간다고 했다. 기계도 더우니 쉬었다 가는 것인가. 이렇게 이해를 할까. 천만에다.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하는 인간들이 가짜 원전부품을 납품받아 말썽이 난 것이다. 겁도 없는 도둑놈들이다. 원전사고가 나면 자신들은 방사능이 피해 갈 줄 아는 아는가.
감독기관인 한수원 부장집에서 5만 원 권 현금 6억이 발견됐다. 한수원 간부들에게 뇌물은 준 현대중공업 간부 5명이 긴급 체포됐다. 간 큰 도둑놈들이다. 현대중공업이 어떤 기업인가.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다. 이렇게 국위추락의 깃발을 드높이 드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정부가 빼든 부정척결의 칼은 성역을 가리지 않을 것으로 국민은 믿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아직 반환하지는 않았지만 반란수괴 전두환으로부터 받은 6억원을 반납하겠다고 대 국민 약속을 한 사람이 아닌가. 그의 불법부정 척결의지에 의문을 가지는 국민은 불순하다.
22조원이 핏물이 되어 흐르는 4대강, 국민의 혈세 22조가 맑은 강물이 되기 위해서는 도둑놈과 사기꾼이 처벌받아야 한다.
이명박 뱃속에 들어갔다 나왔다는 재주 좋은 사람이 전하는 말이 섬찟하다.
‘내가 졸로 보이냐. 내 칼도 언제든지 피 묻힐 준비는 되어 있다’
도둑놈과 사기꾼 놈들의 잔치는 이제 끝나야 한다. 국가권력을 정치에 이용해 먹는 놈들도 이제 사라져야 한다.
이기명 팩트TV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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