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팩트9뉴스】오색만남-‘깨알의학 상식’
진행 : 정운현 보도국장 겸 앵커
정운현
오색만남, 매주 수요일은 건강과 의학을 이야기해보는 사생결단! 건의있는 수요일 시간입니다. 오늘은 가정의학과 전문의 명승권 박사가 나오는 날이죠, 어서 오세요.
첫 번째 이야기는 뭡니까?
명승권
오늘은 우리가 잘 모르는 혹은 지나쳤지만 알고 보면 중요한 의학상식들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약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약의 모양에 따라 종류가 다양합니다.
크게는 물약, 알약, 가루약 등이 있는데요. 정 앵커님은 어떤 형태의 약을 주로 드시고, 목넘길 때 편하신가요?
올바른 약 복용법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전에, 우선 약의 형태 즉 제형에 따른 종류를 설명을 하겠습니다.
의약품의 법전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한약전을 보면 29종류의 제형이 있습니다. 약은 모양에 따라 2가지로 나누는데, 가장 흔한 형태가 가루나 결정성 약을 뭉쳐서 눌러 둥글넓적한 원판이나 원뿔 모양으로 만든 걸 정제라고 하는데 우리가 알약이라 부릅니다. 영어로는 태블릿(tablet) 이라고 합니다.
또 하나는 캡슐인데요, 영어로 캡슐은 케이스처럼 뭔가를 담는 용기를 말하죠. 이 캡슐의 껍질은 젤라틴을 원료로 하는데요. 젤라틴은 동물의 가죽, 힘줄, 연골을 구성하는 천연 단백질인 콜라겐을 뜨거운 물로 처리해서 얻은 단백질의 종류입니다. 그래서 캡슐을 만지면 말랑말랑한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캡슐에는 딱딱한 정질과 부드러운 연질인 2가지 종류가 있는데요. 차이는 원료인 젤라틴에 글리세린이 30%면 경질캡슐, 2배 정도 되는 50-60%의 글리세린을 넣으면 연질캡슐이 됩니다. 이렇게 캡슐을 만들어서 그 안에 약을 가루나 과립이나 액체형태로 넣는 것이죠.
정운현
그런데 이렇게 복잡하게 형태를 다르게 만드는 이유가 있습니까? 다양성을 추구가 대세라 그런가요.
명승권
약을 캡슐로 만들면 약의 불쾌한 쓴 맛이나 냄새를 감출 수 있고, 앞서 말씀 드린대로 캡슐 안에 들어있는 약물이 고운 가루나 과립이라서 우리 몸에 신속하게 흡수되기 때문에 약효도 빠릅니다.
그리고 이 캡슐에 색깔도 입힐 수 있어서 다른 약과 구분할 때 편리합니다. 정제의 경우 냄새나 맛이 심하지 않으면 겉에 특별한 코팅(옷 입힌다는 말)을 하지 않은 나정이 있고, 불쾌한 냄새나 맛을 피할 수 있도록 설탕으로 코팅을 한 당의정이 대표적입니다.
정운현
그렇군요. 어릴 때 보면 아이들이 약 먹기 싫어하면, 코 막고 눈 감고 그냥 꿀꺽 삼키고 그랬는데요.
명승권
정앵커님은 알약이나 캡슐을 복용할 때 어떤 방법으로 하시나요?
우리가 알약이라고 부르는 정제와 캡슐의 복용 방법이 다릅니다.
정제의 경우, 먼저 입안에 넣고 물을 머금은 후 목을 뒤로 젖히는게 일반적이죠. 그런데 캡슐의 경우에는 이런 방식으로 잘 안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이 담긴 컵에 정제를 넣으면 가라앉지만, 캡슐 안에는 공기가 들어 있기 때문에 물 위에 뜹니다. 그래서 캡슐을 복용할 때는 캡슐을 먼저 입안에 넣고 물을 머금은 후 머리를 앞으로 숙이면 캡슐이 목젖 근처까지 가까이 가게 되는데 그 자세를 유지한 상태에서 꿀꺽 삼키면 쉽게 식도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한번 해보시죠.
정운현
팩트나인 보시는 시청자 여러분들도 따라해 보시죠.
명승권
이 방법은 1982년에 의학분야의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미국의학협회지(JAMA)에 발표가 된 방법인데 모르는 분들이 많이 있죠. 다른 방법 2가지를 더 소개하자면 하나는 영어로 two-gulp method라고 2단 꿀꺽 삼키기법이 있습니다. 약을 혀 위에 올려놓고 물을 한 모금 삼킵니다. 음식물이 후두로 들어가는 것을 막아 주는 후두뚜껑을 잘 말리도록 만들어 주는거죠. 그리고 바로 연속해서 물 한 모금을 삼키면서 약과 함께 꿀꺽 삼키면 됩니다.
또 다른 방법은 빨대법인데요 약을 혀 위에 올려놓은 후 빨대를 이용해서 물을 빠른 속도로 빨면 약에 신경 쓰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삼킬 수 있게 됩니다.
정운현
아, 참으로 유용한 방법이군요. 부모들이 자녀가 아플 때 약을 먹이는 일도 쉽지 않은데 이 복용법을 쓰면 힘을 많이 안 들여도 되겠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쉽고 좋은 걸 의사나 약사들이 왜 가르쳐주지 않을까요?
갑자기 궁금한 게 생겼는데요. 우리가 약을 먹고 쓰니까 각설탕이나 사탕 같은 걸 먹잖아요. 쓴 약을 먹고 단 걸 바로 먹으면 약 효과가 떨어진다는 말도 있던데, 사실입니까?
약의 형태에 따른 종류와 복용법 잘 들었습니다. 다음시간에는 눈가가 떨리는 병에 대해 이야기해 주신다고요. 저도 이런 증상이 가끔 있는데요. 맛보기로 잠깐 설명 해주세요.
명승권
종종 외래에서 아래쪽 눈꺼풀이 파르르하게 떨림을 호소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는 Eyelid myokymia(twitch)라고 해서 '눈꺼풀 떨림증'이라고 하는데 적지 않은 의사들과 한의사들이 '눈꺼풀(안검)경련'과 혼동하고 있습니다. 눈꺼풀 떨림증은 근육의 위축이나 저하 없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미세한 근섬유층의 수축을 말하는데 마그네슘 등의 전해질과도 무관합니다. 눈가가 떨릴 때 수박, 바나나, 소금을 먹으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요,
물론 안검경련의 초기증상으로 나올 수 있으나 대개는 스트레스, 커피, 술, 수면부족, 불안이 원인입니다. 수주에서 수개월 안에 대개는 3개월 이내에 저절로 좋아지는 병이니 눈가가 떨린다고 특별히 약을 챙겨 드실 필요는 없습니다. 만약 이런 증상이 계속되면 정확한 진단을 위해 안과를 방문하시면 됩니다. 덧붙여 안검경련 혹은 연축은(blepharospasm)은 근육긴장이상으로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양쪽 눈이 감기는 증상인데요. 항콜린제, 항경련제 투여하거나 보톡스를 국소 주사 및 혹은 수술 등의 치료를 받아야합니다.
정운현
무릎에서 딱딱 소리가 나는 경우 많던데 이건 어떤가요?
명승권
그런 분들 많습니다. 특히 계단을 오르내릴 때 무릎을 구부렸다 펼 때 '딱' 소리나 두둑 소리가 난다고 하는 분들이 많은데 '발음성 슬관절(snapping knee)'라고 합니다. 원인은 무릎 바깥쪽에 연골이 있는데요, 이 외측반월상 연골이 어긋나면 소리가 나죠. 하지만 소리와 함께 통증이 있으면 또 다른 외상에 의한 연골손상, 관절 내 유리체, 불안정, 슬개골이라는 무릎 앞쪽 뼈의 어긋남, 추벽증후군 등 다양한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정형외과 방문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추벽증후군을 잠깐 설명 드리자면. 약 30% 이상이 선천적으로 추벽이라고 해서 무릎 슬개골 뒤와 무릎연골 사이에 위치한 얇은 띠를 가지고 있습니다. 추벽은 보통 주름을 가리키는데요. 외상이나 반복적인 자극으로 추벽에 염증이 생기서 두꺼워지면 주변 연골을 손상시켜서 통증을 유발합니다. 이것을 추벽증후군이라 하는데 약물치료나 관절내시경을 통한 수술이 필요합니다.
정운현
오늘도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가정의학 전문의 명승권 의학박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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