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TV】 “밥은 먹고 다니냐?”
5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의 대사다. 또한, 등교 시간이 훨씬 지난 지하철역에 마중 나간 중화고등학교 방승호 교장선생님이 지각생들을 만날 때마다 묻는 말이기도 하다. 18일,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이 진행하는 팩트TV ‘나비프로젝트-훨훨날아봐’에 출연한 방 선생님은 자신을 3집 가수라고 소개한 뒤, 지금은 직접 작사한 ‘노타박송’을 부르며 어른들에게 아이를 타박하지 말고, 아이들은 ‘타바코(흡연)’하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교육계 김장훈 꿈꾸는 타이거마스크
“다 돼는데 담배는 안되는 것 같다 등나무 밑에 가면 하얀 담배꽁초가 이놈의 자식을 혼을 내야 하지만 막상 보면 천진한 얼굴” - 작사 방승호
2012년 9월 중화고에 부임해 이제 2년 차에 들어선 방쌤은 교육계의 김장훈을 꿈꾼다. “가수 김장훈이 나눔을 많이 했다. 그래서 나도 노래와 상담으로 아이들과 나눔을 하고 싶다. 아이들과 놀아주는 교장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의미다”라고 설명한다.
방 선생님은 “처음 부임했을 당시 중화고는 인근 중학생들이 배정을 받으면 울 정도로 기피대상”이었다면서 “1천 명 학생 중 지각생만 200명 정도였으며, 수업시간에 자는 아이들도 많았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변화를 위해 택한 것은 훈계가 아닌 친근하게 다가가서 이야기를 듣고 동기를 유발하는 방법이었다.
“호랑이 탈을 쓰고 점심시간에 돌아다녔더니 그 날만 500명의 아이와 장난치고 하이파이브를 했다”면서 “이후 탈 7개를 구입해 바꿔가면서 사용하고 있으며, 식상함을 피하려고 가끔만 사용한다”고 말한다.
또 “처음에는 등교시간이 지난 뒤 지하철역에 나가서 늦은 아이들에게 혼내지 않고 오히려 ‘밥은 먹었냐’는 말로 시작해 대화를 나눴다”며 “지각해도 벌 받지 않고 즐겁게 등교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니 점점 지각생이 줄면서 어제(17일)에는 1학년 3명, 2학년 10명 정도였다. 기적과 같은 일이다”라고 즐거워했다.
이어 “며칠 전에는 대안교육을 받던 평균 20점, 26점의 아이들이 찾아와 공부를 한번 해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더라”며, 아이들도 동기부여가 되면서 폭력사건이 10여 건에서 한두 건 정도로 줄고, 사람이 거의 없던 도서관에 지금이 150~200명 정도“라고 자랑을 멈추지 않았다.
‘꿈발전소’ 소장, 방승호 교장쌤
중화고는 서울에서 제일 어려운 지역에 있는 학교 중 한 곳이다. 재학생 중 350명가량이 무상급식을 받는 곳으로, 차차상위 계층이 35%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오히려 다른 지역 학생들 보다 활기차다. 축제 때 방송장비를 빌려주기 위해 오신 분이 “전국의 학교를 돌아봤지만, 아이들이 이렇게 자발적으로 재미있게 하는 곳은 처음 봤다”고 할 정도다.
방 선생님은 우선 교장실의 문패를 ‘꿈 발전소’로 바꾸고, 스스로 찾아오거나 문제 학생들을 하루에 2~4명씩 상담했다. 지금까지 400여명 의 아이들을 만났으며, 자신도 전문상담 인력과도 1주일에 한 번씩 만나 소통하는 시간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과거의 장애물을 걷어내 주고 스스로 통찰할 수 있게끔 상담을 해왔다”면서 “자신과 타인에 대한 신뢰가 부한 아이들에게 성공경험담을 주기 위해 한 과목이라도 50~60점이 넘으면 ‘진보상’을 주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학습 부진 탈출을 위해 “배울 단원의 핵심내용 3가지를 생각 한 뒤, 본문을 읽고 나서 차이점을 비교하는 방식을 추천해주고 있다”며 “구체적인 메시지를 주니까 아이들이 관심을 많이 보이더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