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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위, 법원 무시하고 '19금' 딱지
[팩트9뉴스]오색만남 - 눈뜨고 코베인 깜악귀
등록날짜 [ 2014년11월18일 19시34분 ]
팩트TV 보도국



 
【팩트TV-팩트9뉴스】오색만남 - 눈뜨고 코베인 깜악귀
 
 
진행 : 정운현 보도국장 겸 앵커
 
정운현
오색만남, 화요일에는 한 주간의 문화예술을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오늘은 ‘눈뜨고 코베인’의 깜악귀 님이 나왔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첫 순서는 뭡니까?
 
깜악귀
1. 개정된 도서정가제 
며칠 전에 아이폰6 대란 사건을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요. 할인 폭이 크다보니까 이제는 소비자들 스스로 제 가격을 주고 사면 손해라는 인식을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팩트 나인 시청자 여러분들도 최근 몇 주간 서점에서 폭탄 할인을 하는 걸 보셨을 텐데요. 이유는 11월 21일이죠? 이번 주 금요일부터 '도서 정가제'가 시행됩니다. 
 
정운현
2010년에도 도서정가제가 시행 된 적 있었죠. 이번에 도서 정가제가 어떻게 바뀝니까? 
 
깜악귀 
먼저 이전 제도부터 설명하면, 도서 정가제란 서적 할인률을 일정 정도로 제한하는 법안인데요. 지금까지는 출판된 후 18개월이 지나지 않았을 경우에는 최대 19%까지 할인이 가능하다고 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1만 원짜리 책이라면 1900원을 할인해서 8100원에 살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18개월이 지나면 도서정가제의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판매자 마음대로 가격을 조정할 수 있어서 반값이나 90% 할인된 가격에도 팔 수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신간 외에는 크게 할인된 책들이 유통되는 거죠. 이래서 온라인 서점이나 대형 서점의 경우 덤핑 판매가 가능합니다. 동네 서점들은 그만큼 할인이 어렵다보니 애초에 불리한 상태에서 장사를 하게 됩니다. 
 
정운현
단순히 골목 서점들이 등치가 작아서 불리한 겁니까?
 
깜악귀 
가장 불리한 부분은 처음에 책이 가게로 들어올 때의 가격인데요. 보통 동네 서점은 책값의 70~75%에 들여오고, 대형 서점은 60%, 온라인 서점은 50~55% 정도 입니다. 즉 책을 공급받는 가격이 애당초 다른 것이고요. 작은 서점들은 박리다매를 할 수 없는 구조고, 대형 서점은 아무래도 더 낮은 가격에 물건을 받으니까 더 깎아서 팔수가 있는 거죠. 실질적으로 온라인 서점과 동네 서점을 비교해보면 20%는 더 할인이 가능한 구조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가격 경쟁력 면에서 너무 뒤쳐집니다. 그렇지 않아도 온라인 서점이 무료 배송의 편리함, 구매도서 재판매, 사은품 등을 앞세워서 출판시장을 장악해가고 있는데요. 소규모 서점들은 가격에서부터 동일한 스타트라인에 설 수가 없는 구조입니다. 
 
정운현
그래서 이번에 개정한 도서 정가제는 할인 폭을 제한하는 거군요. 
 
깜악귀 
이전 도서 정가제는 신간이 아니라면 어떤 도서라도 판매자 마음대로 가격을 낮출 수가 있었고 또 실용서는 포함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개정된 도서 정가제는 일단 할인율이 기존 19%에서 15%로 줄었습니다. 시청자 분들 중에는 듣다가, 출간된 지 시간이 지난 책들은 싸게 팔아도 되지 않을까요? 하실 텐데요. 출판사에서 가격을 다시 낮게 책정해서 재공급하면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판매자, 즉 '서점'에서 마음대로 가격을 정할 수 없다는 점이 결정적으로 다릅니다. 
 
정운현
취지에 맞게 골목서점의 살림살이가 더 나아질까요? 
 
깜악귀 
일단 과도한 할인은 좀 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할인률이 유동적이다 보니 책값을 일부러 비싸게 책정한 후에 할인을 많이 해주어서 깎아주는 폐해가 있었거든요. 애초에 할인을 염두해서 가격을 정하는 거죠. 이런 것들이 일상화되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소비자들의 심리가 비싼 건데 많이 깎아준다고 하면 더 관심을 보이게 되어 있으니까요. 애초에 책 가격을 조금 낮게 책정하는 게 더 건전한 풍경인데 지금까지는 그렇지가 않았죠. 적어도 이런 부분은 개선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도서 공급가격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회의적입니다. 공급가격을 아예 하나로 통일시키지 않는 한 별 효과가 없을 거라는 시각인 거죠. 온라인 서점이나 대형 서점의 경우에는 카드사와 통신사 제휴 할인도 많고 대부분 무료 배송이라 오늘 주문하면 내일 도착할 정도로 기동력이 좋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동네 서점의 주인들은 오히려 제휴 할인 부분을 어떻게 해달라는 이야기도 한다고 합니다. 
 
정운현
할인에 치이고, 서비스에 치이다보니 이래저래 동네 서점이 생존하기 쉽지가 않군요. 그렇다면 소비자의 입장에서 개정된 도서 정가제, 어떻습니까. 
 
깜악귀 
일시적으로는... 책값 상승이 예상됩니다. 기존 도서 가격에서 4%정도 더 내기 때문에, 200원에서 천원 사이 정도 추가 지불한다고 보면 되겠죠. 가격이 올라서 오히려 출판시장을 위축시키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할인할 것을 염두하고, 미리 책값을 비싸게 책정했던 관행도 있었으니까요. 장기적으로는 출판시장이 건전해질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어린이용 도서들이 타격을 입을 것 같은데요. 학부모님들은 철 지난 유아용 책을 싸게 구입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시리즈 도서들이 많다 보니 가격이 만만치 않거든요. 특히 초등학생용 참고서 같은 것도 문제인 것이 기존 도서정가제에서는 포함을 안했습니다. 자녀의 공부와 관계된 거라 비싸다고 우리 아이만 안 살 수 없죠. 이런 수요를 아는데, 과연 출판사에서 참고서 가격을 내릴까 그런 의문도 있습니다. 
 
정운현
그래서 21일 개정된 도서 정가제가 시행되기 전에 온라인 서점이나 대형 서점에서 앞다투어 도서를 할인 하는 거군요. 
 
깜악귀
그런데 도서 가격이 오르면 공급자와 소비자뿐만 아니라 시에서 운영하는 도서관들도 타격을 입습니다. 도서 구입 예산이 한정되어 있어서 가격이 오르는 만큼 신간 도서의 구입 수가 감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되다 보니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제2의 단통법이 될 수도 있다는 말도 돌고 있습니다. 
 
정운현
도서정가제 개정의 여파가 연쇄적이네요. 참, 복잡합니다. 
 
깜악귀 
네, 아무래도 시행되고 일정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운현
두 번째는 어떤 이야기입니까?
 
깜악귀
2. 충무로 제한상영가 논란 
호환마마보다 더 무섭다고 알려진, 19금 위의 영화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는 2009년 영상물 진흥법에 따라서 일반 극장에서 상영하는 영화나 비디오를 전체 관람가, 12세, 15세, 18세 관람가 그리고 제한 상영가 이렇게 5개 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는데요. 최근 네덜란드 영화 ‘헤멜’이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았다가, 재심의를 거쳐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습니다. 
 
정운현
사실 영등위의 제한상영가 판단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닌데요. 어떤 점이 이슈가 되는 겁니까?
 
깜악귀
문제는 등급분류를 담당하는 기관인 영등위가 검열기관으로서 도를 넘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분류 기준도 영화나 비디오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서 영등위가 판단하고 있는데요. 사실 우리나라에서 제한상영가 판단을 받게 되면 상영금지나 마찬가지입니다. 제한 상영관 극장에서만 개봉할 수 있는데, 현재 우리나라에는 제한 상영관이 한곳도 없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두 차례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고, 문제의 장면을 편집한 후에야 개봉할 수 있었던 김기덕 감독의 뫼비우스가 잘 알려진 제한상영가 판정의 대표적인 피해사례라고 할 수 있죠. 외국영화의 경우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님포매니악 시리즈가 있었는데요. 수입영화사에서 제작사 쪽에 양해를 구해서 삭제하거나 화면에 블러처리를 하는 방식으로 수정한 후 개봉했습니다. 
 
정운현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는 이유가 주로 우리 사회의 미풍양속을 해치는 파격적인 소재나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장면 때문일 텐데요. 
 
깜악귀
네, 그렇다 보니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은 영화를 관객들이 만날 수 있는 곳은 영화제입니다. 영화제에서 상영하는 영화들은 주로 영화제 관계자들이 심의를 하고 그 외 일반 극장에서 상영하거나 유통하는 영상물들은 영등위에서 심의를 합니다. 영화제에서는 봤는데 극장에서 관람하지 못하는 경우가 그래서 생기는 건데요.  영상물을 심의할 때 영등위의 입장은 청소년 보호에 맞춰져 있는데요.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제작자나 창작자들이 표현의 자유를 억눌러야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사실 제한상영가로 분류되는 영화들은 대부분 성인을 관객층으로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영화들이 사회에 해악이 되는지, 예술적인 표현물이 되는 지 작품에 대한 판단은 관객들의 몫으로 돌릴 만큼 성인으로서 성숙하다고 보는 거죠. 애초에 제한상영가로 등급을 매겨서 성인 관객들이 그 영화에 접근할 기회조차 박탈하는 건 공안정국 시대의 발상 같습니다.  
 
정운현
예전에 1960년대는 사전 검열이 있어서 영화를 상영하려면 사전에 공보부장관의 허가가 있어야 했거든요. 박정희 정권 때는 아예 헌법에 검열이 명시되어 있기도 했고요.1984년에 영화법이 개정되면서 사전 허가제에서 사전 심의제로 변경했죠. 
 
▶영화포스터-자가당착
 
깜악귀 
최근 이와 관련해서 주목할 만한 재미있는 판례가 나왔습니다. 김선 감독의 정치풍자극 ‘자가당착, 시대정신과 현실참여’라는 독립영화 이야기인데요. 이 영화는 박근혜 대통령의 사진이 걸린 마네킹 목이 잘리는 장면 때문에 2011년 영등위에서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았습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았지만 일본에서는 중학생 관람가로 상영됐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김선 감독은 표현의 자유 침해를 이유로 다음해인 2012년에 등급분류 취소 소송을 해서 이겼습니다. 그런데 영등위에서 법원 판결에 불복해서, 항소와 상고를 반복했고 결국 대법원까지 간 끝에 원심 확정, 즉 김선 감독의 영화가 제한상영가 등급 분류 취소를 받았는데요. 2년간의 법정 싸움 끝에 제한상영가는 풀렸지만 잘못된 심의 등급을 내린 영등위는 대법원의 판결에도 수긍하지 않고, 오히려 영화 측에 재심의를 신청하라고 한 상태입니다. 
 
정운현
요즘 생떼쓰기가 유행인가요? 영등위가 법원에 판결도 무시하면 어쩌라는 겁니까? 
 
깜악귀
영화 쪽 관계자들은 영등위의 구성원부터 현장 출신으로 채워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영상제작 현장의 목소리를 잘 전해줄 사람을 뜻하는 말인데요. 영등위의 박선이 위원장은 조선일보 문화부 출신 논설위원인데요, 올해로 3년 임기가 끝나고 현재는 공석입니다. 동국대 민병록 영화평론가협회장은 국내외 영화시장을 이해하고, 영화인들과 소통하는 사람이 위원장을 맡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정운현
한편의 영화가 만들어지기 까지, 수많은 스태프들의 노력과 열정이 베어있을 텐데, 그동안 우리나라 영화의 검열과 심의를 보면 비예술적 논리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눈뜨고 코베인의 깜악귀 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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