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도 미국 애플사의 휴대용 태블릿 단말기인 아이패드(iPad)를 이용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산 소형 단말기인(PDA)가 지난해 11월쯤 출시돼 판매된 데 이어 북한에서도 정보기술(IT) 강화에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인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내세워 다방변에 컴퓨터제어기술을 뜻하는 ‘CNC’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선전해왔다.
최근 방북한 미국인 전문가는 북한 내 유일한 휴대전화 업체인 이집트 통신사 ‘오라스콤 텔레콤’의 외국인 직원이 평양 보통강호텔에서 최신형 아이패드를 쓰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5일 보도했다.
이 전문가는 김일성 종합대학 컴퓨터실이 전부 미국의 ‘hp(휴렛패커드)’와 ‘Dell(델)’ 컴퓨터로 채워져 있고 ‘e-라이브러리(전자도서관)’에는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3D(차원)’ 입체화면으로 검색할 수 있는 미국 hp의 대형 TV도 볼 수 있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북한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은 대남기구나 당 총정치국 정도였다. 최근에는 김일성종합대학이나 평양과학기술대학, 김책공대 등에서도 학습목적 등 제한적으로 허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라스콤사 관계자는 “북한에서 아이패드를 사용할 수 있는 가입자인증모듈(SIM )카드를 개발해 이르면 9월, 늦어도 연내 서비스를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혀싿. 또 “북한에는 휴대전화에 사용하는 3G 네트워크가 깔려 있어 SIM 카드만 끼우면 이를 이용해 아이패드도 사용할수 있다”고 설명했다.
RFA는 북한에서 곧 아이패드의 실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사용자는 외국인이나 북한의 일부 최고위층 등으로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무선 근거리 통신망이나(WI-FI) ‘3G(3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로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과 각종 컴퓨터 프로그램을 쓸 수 있는 아이패드는 한국에서 지난해 11월 첫선을 보인 애플의 신제품이다.
북한의 아이패드 사용 소식을 전한 미국인 전문가는 평안북도 향산군과 묘향산 인근 향산호텔 객실에서 CNN, MTV 등 외국방송 시청이 가능하고 인터넷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점을 들어 “북한에서도 인터넷을 통한 외부세계와 접속이 점차 확대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RFA 등 미국 매체들은 지난해 11월 어른 손바닥보다 조금 작은 크기에 칼라 액정화면의 PDA가 약 3주 전부터 평양의 컴퓨터 상점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화면 위쪽에 ‘주체 99년’ ‘유희’ ‘비데오(비디오)’ ‘조선지도’라는 특유의 표현이 적혀 있어 한눈에 북한 단말기임을 알아챌 수 있다. 북한은 이 단말기를 ‘휴대용 다매체 전람기’라고 부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에 체류하는 한 러시아 유학생이 공개한 PDA는 최근 나오는 스마트폰이나 PDA에서 흔히 보는 그림메뉴 아이콘에 ‘북한지도’와 ‘음악듣기’ ‘영화감상’ ‘게임(유희)’ 등 다양한 기능을 보여준다.
이 단말기는 음악과 영화를 넣어 다니면서 즐길 수 있고, 북한지도에는 지역 이름과 철도, 도로 위치 등이 비교적 상세히 나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자사전은 영어와 중국어, 러시아어 등을 북한말로 바꿔주는 번역 기능과 자체 북한말 검색 기능을 함께 사용하게 돼 있다. |